가우디오랩 "메타버스 시대, 소리도 진짜 같아야"

최다래 기자 2021. 8. 11. 1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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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규 CTO "가상현실 위한 오디오 기업 필요하다 생각해 창업"

(지디넷코리아=최다래 기자)"메타버스 시대에는 소리도 실제와 같아야 한다. 가우디오랩의 공간음향 기술로 사람들은 가상에 있어도 현실인 것처럼 느낄 수 있다."

가우디오랩은 2015년 설립된 가상현실 오디오 기술 스타트업으로, 2017년 영국 VR 어워드에서 '올해의 최고 VR 혁신 기업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가우디오랩은 가상현실에서도 실제와 같은 느낌을 주는 음향 기술 BTRS, 바이노럴 렌더링 기술 등을 개발했다.

지난 4일 서울시 강남구 역삼동에 위치한 오디오 기술 스타트업 가우디오랩 사무실을 찾아 래퍼 지코의 VR 콘서트를 체험하고, 가우디오랩 공동창업자이자 음향기술을 총괄하고 있는 이태규 최고기술책임자(CTO)를 만나봤다.

가우디오랩에서 VR 콘서트를 체험중인 기자

공간감·반사음 반영된 VR 음향..."실제 콘서트장에 있는 듯"

“이스 댓 트루? 예스! 오키도키요!”

“와아아아!”

콘서트가 시작되자, VR 콘서트장 맨 앞줄에 앉아있는 기자 뒤로 관객들의 함성이 들렸다.

지코 VR콘서트 (출처=네이버 브이라이브 캡쳐)

콘서트가 열린 공간이 실내 공연장이라는 것을 대번에 알 수 있었다. 실내 콘서트장 특유 쿵쿵거림과 밖으로 퍼지지 않고 벽면을 부딪쳐 울리는 소리가 느껴졌기 때문이다. 고개 방향을 따라 소리의 크기도 달라졌다. 고개를 왼쪽으로 돌리면 왼쪽 관객들의 함성이, 오른쪽으로 돌리면 오른쪽 관객 함성이 더 크게 전달됐다.

이태규 가우디오랩 CTO는 "VR 콘서트에는 BTRS(Being There Recreate system) 음향 기술이 적용된다"며 "소리의 공간감과 반사음을 반영해 직접 그곳에 있는 것처럼 느껴지도록 하는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가우디오랩 지코 VR 콘서트 체험 (출처=브이라이브 캡처)

이어 그는 방음처리가 된 작은 방으로 기자를 안내했다. 효과음을 들려주고, 기자가 쓰고 있는 헤드셋과 방 안에 놓여 있는 스피커 둘 중 어느 곳에서 소리가 나는지 맞춰보라고 했다. ‘이쯤이면 쉽지’ 생각했지만, 틀렸다. 분명 외부에서 난 소리로 인식했는데, 쓰고 있는 헤드셋에서 난 소리라고 했다.

이태규 CTO는 “이 기술은 ‘바이노럴 렌더링’이다. 현실 세계 소리와 거의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정교한 소리를 구현한다"면서 "이 기술로 가상에 있어도 사람들은 현실인 것처럼 느낄 수 있다. VR과 메타버스 시대에 필요한 음향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가우디오랩 이태규 CTO

초등학교 졸업 선물로 아버지께 MP3를 받은 이후 소리 자체에 흥미를 느끼게 됐다는 이태규 CTO는 대학 시절 윤대희 연세대 전기전자공학 교수 밑에서 입체 음향을 연구했다. 대학 졸업 때는 시각 장애인을 위한 내비게이션 기능을 개발하기도 했다.

연세대학교 음향공학박사 과정을 마치고 현재는 가우디오랩에서 기술개발을 총괄 중인 그는 현재의 삶이 ‘덕업일치’(덕질과 직업이 일치했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그는 “아버지께 초등학교 졸업 선물로 MP3를 받은 이후 주로 내 소비 대상은 ‘소리’였다. 돈을 모아 비싼 이어폰도 사기도 했다"며 "그 과정에서 막연하게 ‘나중에 소리에 대한 일을 해보고 싶다’는 마음이 생겼던 것 같다”고 회상했다.

이 CTO는 2015년 가우디오랩 설립 당시부터 가까운 미래에 VR과 메타버스 시장이 커질 것이라 전망했다.

이태규 CTO는 “그때 마침 페이스북이 오큘러스를 약 2조원에 인수했었다. VR, AR시장이 앞으로 커질 것으로 기대했고, 가상 현실을 위한 오디오를 만드는 기업이 필요할 것이라고 생각해 가우디오랩을 창업하게 됐다”고 부연했다.

네이버·플로 등 OTT·스트리밍 플랫폼에 가우디오랩 오디오 기술 공급 중

가우디오랩 오디오 기술 (출처= 네이버 나우 유튜브 캡쳐 )

가우디오랩에서는 현재 이 CTO를 포함한 7명의 음향공학박사와 20여 명의 오디오 전문가가 OTT, 스트리밍 서비스, AR/VR 등에 삽입되는 음향 기술을 개발 중이다. 가우디오랩은 네이버TV, 네이버 브이라이브, 플로, 벅스뮤직 등 플랫폼에 오디오 스트리밍 기술을 공급 중이다.

가우디오랩은 현재 입체 음향 기술에 가장 주력하고 있다. 이 CTO는 “2D 환경에서는 바이노럴 렌더링 기술을 활용해 이용자들이 미디어에서 좋은 오디오 경험을 할 수 있도록 이머시브(몰입형) 오디오 기술을 개발, 공급 중”이라고 설명했다.

가우디오랩은 또 콘텐츠 오디오에서 사람의 목소리만을 따로 추출하는 인공지능 오디오 기술을 보유하고 있기도 하다. 

이태규 CTO는 “음악에서 보컬, 베이스, 기타 등 소리를 따로따로 추출하는 인공지능 오디오 기술을 ‘G-SEP’이라고 부르는데, 사람 목소리를 추출하는 것으로는 가우디오랩이 최고 기술 성능을 갖고 있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올 하반기 가우디오랩은 콘텐츠 출연자의 위치 입력을 자동화해 소리에 반영하는 기술과, 이어폰 착용 시 실시간으로 밖의 소리를 차단하는 소리차단 기술을 개발 중이다.

현재까지 6억 규모 시드 펀딩, 시리즈 A로는 50억을 투자받은 가우디오랩은 올해 하반기 시리즈 B 투자도 준비 중이다. 

이 CTO는 가우디오랩의 하반기 목표로 “현재 1일 1천만 명 이상의 이용자들이 매일 가우디오랩의 음향 기술을 경험 중인데, 하반기에는 이 숫자를 두 배까지 늘리고 싶다”고 강조했다.

최다래 기자(kiwi@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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