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술판의 낙진, 이제 시작일 뿐..냉혹한 현실이 다가온다

조형래 2021. 8. 11. 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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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SEN=잠실, 이대선 기자]두산은 23일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신한은행 SOL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 시즌 1차전에서 5-1 승리를 거뒀다. 전날(22일) 부산 원정에서 롯데 자이언츠를 13-1로 완파하고 올라온 두산은 NC를 꺾고 2연승에 성공했다.경기 종료 후 NC 선수들이 경기장을 나가고 있다. /sunday@osen.co.kr

[OSEN=창원, 조형래 기자] 우려했던 일이다. 그런데 이제는 매번 겪어야 할 냉혹한 현실이다. 진짜 후폭풍과 낙진은 이제부터 시작일 수 있다.

후반기를 맞이하는 NC 선수단은 성한 곳이 없다. 일단 코로나19 방역수칙을 위반하면서까지 술판 모임을 벌인 박석민, 이명기, 권희동, 박민우는 KBO의 72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연봉 합계가 17억7000만 원, 통산 경기 수만 4285경기에 달하는 베테랑들의 일탈은 리그를 중단시키는 초유의 사태로 이어졌고 팀 전체에도 엄청난 영향을 끼치고 있다. 사장은 사퇴를 했고 단장 및 경영본부장 등 구단 핵심 수뇌부는 직무에서 배제된 상태다. 

1차원적으로 생각을 해도 팀의 전력 약화는 분명했다. 핵심적인 역할을 하던 선수들이 빠졌고 2군에서 대체 선수를 찾아야 한다. 여기에 박석민, 이명기, 권희동은 술판 모임으로 코로나19에까지 감염이 되면서 선수단과 훈련 준비 스태프 대다수를  밀접접촉자로 만들었다. 다른 구단들이 올림픽 휴식기를 맞이해 재정비에 돌입했던 4주의 시간 중 NC는 자가격리로 절반에 가까운 시간을 허비했다. 이 과정에서 1군 선수단 중 한 명이 추가로 확진 판정을 받기도 했다.

아울러 술판 모임 4인의 징계 외에도 여러 부상 선수들이 복귀하지 못하고 있다. 외국인 투수 웨스 파슨스는 자가 격리 여파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데 애를 먹고 있다. 노진혁은 고질적인 허리 통증이 호전되지 못하고 있다. 징계 대상자인 박민우의 공백을 채워줄 것이라고 믿었던 정현은 퓨처스리그 경기 도중 오른 손목 골절상을 당해 당분간 재활에 물두해야 한다. 주장이자 안방마님 양의지도 도쿄올림픽 참가 이후 피로를 풀어야 한다. 양의지는 올해 팔꿈치 통증을 안고 있었는데 올림픽까지 참가하면서 다소 무리가 온 상황이다. 선수단 훈련 합류보다 병원 검진이 먼저였다.

이동욱 감독은 부임 이후 수시로 2군 경기장을 찾았다. 2군 선수들이 1군 사령탑을 의식하는 것을 경계하면서 주로 ‘암행’을 했다. 하지만 이러한 ‘암행’의 이유는 순전히 미래를 대비하는 차원이었다. 그런데 이제는 이들이 현재가 되는 상황에 직면했다.

지난 10일 후반기 첫 경기였던 롯데전, NC의 선발 라인업은 김기환(좌익수) 전민수(지명타자) 나성범(우익수) 알테어(중견수) 강진성(1루수) 박준영(유격수) 김태군(포수) 도태훈(3루수) 김주원(2루수)로 꾸려졌다. 낯선 이름이 대거 포진했다. 나성범, 알테어, 강진성, 김태군, 박준영을 제외하면 2군 라인업에 가까웠다. 김기환은 데뷔 이후 두 번째 선발 출장이었고 김주원은 데뷔 첫 선발이었다. 선배들의 보호막 아래에서 차근차근 경험을 쌓고 1군 연착륙을 해야 하는 젊은 선수들이다. 그러나 선배들이 보호막을 걷어차버렸고 광야의 전쟁터에서 내던져진 꼴이 됐다.

노진혁이 돌아오고 양의지가 라인업에 복귀할 경우 상황은 나아질 수 있다. 하지만 새얼굴들의 역할이 이전보다 훨씬 커진 것이 사실이다. 경험을 쌓으면서 동시에 결과를 내야 하는 상황이다. 이동욱 감독은 당장의 결과를 기다리지 않았다. 그는 “10년 전 창단했을 때, 절실했던 그 때의 초심으로 돌아가서 한 경기 한 경기 최선을 다하겠다”라면서 “1군의 압박감과 두려움을 이겨내기를 바란다. 오늘 당장 안타치고 홈런치는 것보다는 한 걸음씩 성장하는 모습을 보여주기를 바란다. 그 선수들이 성장하면 팀도 같이 강해질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감독은 상황을 긍정적으로 해석하려고 했다. 사령탑으로서는 당연한 자세였다.

그러나 NC는 올해 ‘윈나우’의 팀이었다. 디펜딩 챔피언으로 2연패를 노렸다. 그런데 선수들의 대거 이탈로 계획하지 않았던 ‘육성’과 ‘성장’을 1군에서 진행해야 한다. 성적 역시 포기할 수 없다. 하지만 경험치 쌓기를 통한 육성과 결과를 동시에 잡는 일은 쉽지 않다. 그동안의 사례는 실패를 더 많이 가리킨다. 만약 실수와 실패의 경험은 장기적으로 자양분이 되겠지만 단기적으로 계속 쌓이게 되면 수렁으로 빠질 수 있다는 점을 상기해야 한다. 더욱이 계획하지 않았던 ‘육성’의 경우 이를 더더욱 경계해야 한다.

후반기 첫 경기, NC는 우려했던대로 젊은 선수들이 실수를 연발하면서 2-5로 패했다. 루친스키, 나성범, 알테어 등의 기존 핵심 선수들의 분전을 따라잡지 못했다. 어쩌면 NC의  술판 모임의 후폭풍은 그 전에는 예고편에 불과했고 경기를 치르게 되는 지금부터가 시작일 수도 있다.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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