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완 "소말리아 내전 탈출실화 담담히 그려..덧셈보다 뺄셈이 중요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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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덧셈보다 뺄셈이 중요한 작업이었죠."
올해 한국 영화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운 영화 '모가디슈'의 류승완(사진) 감독은 4개월에 걸친 모로코에서의 로케이션 촬영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눈과 귀가 아닌, 몸으로 보는 영화라고 평가받는 '모가디슈'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군의 철수 과정을 실감 나게 다룬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명작 '덩케르크'를 연상시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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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행질주 ‘모가디슈’ 류승완 감독
“덧셈보다 뺄셈이 중요한 작업이었죠.”
올해 한국 영화 최고 흥행 기록을 세운 영화 ‘모가디슈’의 류승완(사진) 감독은 4개월에 걸친 모로코에서의 로케이션 촬영 소감을 이렇게 밝혔다. ‘모가디슈’는 내전이 발발한 1991년 소말리아의 수도 모가디슈에서 무사히 탈출하기 위해 남북이 공조했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 이런 절체절명의 위기를 스크린으로 옮기며 류 감독은 극적 효과를 위해 영화적 장치를 욱여넣는 대신, 비교적 담담한 시선으로 그들의 행적을 좇는 쪽을 택했다. 그래서 덧셈보다는 뺄셈이었다.
10일 화상 인터뷰로 만난 류 감독은 “극적인 상황을 다룰수록 이를 만드는 사람이 적정거리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을 배웠다”면서 “돌이켜보면 흥분하지 않으며, 보여드리려는 의도에 집중하면서 제 자리를 찾아간 것 같다”고 말했다. ‘모가디슈’는 10일까지 186만 관객을 모았다. 마치 내전이 벌어진 모가디슈 한복판에 놓인 듯한 체험을 안기는 이 작품은 ‘극장에서 볼 가치가 있는 영화’로 꼽힌다. 눈과 귀가 아닌, 몸으로 보는 영화라고 평가받는 ‘모가디슈’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군의 철수 과정을 실감 나게 다룬 크리스토퍼 놀런 감독의 명작 ‘덩케르크’를 연상시킨다.
류 감독은 “소말리아 국영TV에서 일하다 탈출한 사람이 쓴 수기를 참조했다. ‘시체로 바리케이드를 쌓았다’와 같이 감히 제가 상상할 수 없는 생생한 현장의 기록이었다. 그래서 더 현실감을 살린 연출이 필요했다”면서 “당시 대사관 직원들이 책과 모래주머니로 만든 방탄 장치를 매단 차를 타고 카체이싱을 벌인 장면 역시 실제다. 이를 본 봉준호 감독이 ‘헌책방 매드맥스’라고 표현한 것이 너무 좋아서 ‘형, 나 그 표현 써도 돼?’라고 물었다”고 전했다.
‘모가디슈’ 중반부를 보면 한신성(김윤석 분) 한국 대사와 림용수(허준호 분) 북한 대사가 “때로는 진실이 두 개일 때도 있더라”고 대화를 주고받는 장면이 나온다. 류 감독이 가장 좋아하는 부분이다. 엄혹한 시기에 소말리아 내전 상황에 놓인 남과 북의 대사관 직원들이 살기 위해 의기투합했으나, 결국은 서로를 철저히 외면하며 각자의 길을 가야 했던 마지막 장면. 이는 내전으로 갈라진 소말리아의 그 당시 모습과 겹치며 여러 가지 시사점을 던진다.
그 의미를 묻는 말에 “그냥 그건 대답 안 하려고 한다”고 운을 뗀 류 감독은 “우리가 살아가다 보면 그럴 때가 있다. 뭐라고 해명해도 사람들이 알고 있는 사실과 내가 알고 있는 사실이 다를 때…. 의외로 자주 부딪히게 되는 상황”이라면서 “과연 그 말을 하는 사람의 심정은 어떨까? 저의 대답은 이걸로 대신하겠다”고 말했다.
안진용 기자 realyong@munhw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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