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블우주망원경 뺨치는 풍선망원경이 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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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에 발사된 허블우주망원경은 고도 600km 저궤도 상공을 돌며 지난 30년간 천문학의 새 지평을 열어왔다.
관측장비를 실은 위성체를 로켓으로 쏘아올리는 우주망원경과 달리, 성층권 망원경은 대형 헬륨풍선에 관측장비를 싣고 하늘로 띄워올린다.
망원경을 실은 헬륨 풍선은 올라가면서 점점 부피가 커져 고도 40km 목표 상공에 다다르면 축구경기장 크기(53만2000㎥)로 부풀어 오른다.
성층권 풍선망원경의 또 다른 장점은 우주망원경에서는 시도하기 어려운 시험비행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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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렴한 비용에 우주망원경급 선명한 사진 촬영
1990년에 발사된 허블우주망원경은 고도 600km 저궤도 상공을 돌며 지난 30년간 천문학의 새 지평을 열어왔다.
하지만 우주망원경은 비용이 만만찮다. 허블망원경을 발사하는 데만 15억달러가 들어갔고, 이후에도 망원경을 관리하고 수리하는 데 거액을 투입해야 했다. 올해 10월 발사되는 차세대 제임스웹우주망원경(JWST) 발사 비용은 무려 100억달러(11조원)에 육박한다. 지상의 대형 천체망원경도 우주망원경에 비하면 적기는 하지만 제작과 운영 비용이 만만찮다.
비용이 저렴하면서 관측 성능도 탁월한, 가성비 좋은 천체 망원경의 대안은 없을까?
천문학자들이 성층권에서 그 해법을 찾았다. 캐나다 토론토대, 영국 더럼대, 미국 프린스턴대 천문학자들은 미 항공우주국(나사)과 캐나다우주국의 지원 아래 요즘 성층권 망원경 개발에 한창이다.
관측장비를 실은 위성체를 로켓으로 쏘아올리는 우주망원경과 달리, 성층권 망원경은 대형 헬륨풍선에 관측장비를 싣고 하늘로 띄워올린다.
동급 우주망원경의 1000분의1 비용
‘슈퍼빗’(SuperBIT=Superpressure Balloon-borne Imaging Telescope)이라는 이름의 이 망원경에 책정된 예산은 500만달러(약 60억원)에 불과하다. 개발비에 운영비까지 합친 금액이다. 비슷한 장비를 갖춘 위성에 들어가는 비용의 1000분의 1 정도라고 개발팀은 설명했다.
망원경을 실은 헬륨 풍선은 올라가면서 점점 부피가 커져 고도 40km 목표 상공에 다다르면 축구경기장 크기(53만2000㎥)로 부풀어 오른다. 이곳은 전체 대기의 99.5%를 벗어난 지점이어서 지상 천체망원경처럼 대기 입자나 날씨에 의한 관측 방해를 받지 않을 뿐 아니라, 우주망원경처럼 선명한 이미지를 얻을 수 있다.
개발팀의 일원인 토론토대 모하메드 샤반 연구원은 보도자료를 통해 “슈퍼빗은 같은 크기의 우주망원경에서 얻을 수 있는 것과 비슷한 품질의 천체 사진을 훨씬 더 저렴하게 확보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존 성층권 기상풍선이 몇시간 동안 머물 수 있었던 것과 달리, 새로 개발한 초압 풍선을 사용하는 슈퍼빗에는 몇달 동안 성층권에 머물 수 있는 헬륨이 들어 있다. 밤에 관측 임무를 수행하고 낮에는 태양전지로 충전한다.
임무가 끝나면 풍선은 터지고 망원경은 낙하산을 타고 지상으로 내려와 다음 임무를 위한 장비 업그레이드와 수리 작업을 받는다. 관측 활동 중에도 슈퍼빗은 뜻밖의 사고 등으로 관측 데이터가 손실되는 것을 막기 위해, 데이터를 수록한 하드드라이브를 낙하산을 이용해 정기적으로 지상으로 내려보낸다.
4차례 시험비행 마치고 내년 4월 첫 공식 활동
성층권 풍선망원경의 또 다른 장점은 우주망원경에서는 시도하기 어려운 시험비행을 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시험비행을 하면 개발 기간이 줄어든 효과가 있다. 장비도 그때그때 최신 기술 제품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다.
슈퍼빗은 지금까지 4차례 시험비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내년 4월 뉴질랜드 와나카에서 첫 공식 천체활동을 위한 비행에 나선다. 시험비행에서는경 지름 0.5미터의 반사경을 썼지만 공식 임무에 들어갈 때는 그 3배인 1.5미터 반사경을 쓴다. 슈퍼빗에 탑재할 수 있는 최대 반사경 지름은 2미터로, 허블우주망원경(2.4미터)에 약간 못 미친다. 슈퍼빗의 첫번째 임무는 은하단 사이의 충돌을 관찰하는 것이다.
2023년엔 남극서 성층권 풍선망원경 띄워
슈퍼빗이 유일한 풍선 망원경은 아니다. 나사는 2016년 그립스(GRIPS)라는 이름의 태양 플레어 관측 풍선망원경을 고도 38km 성층권에 띄운 바 있다.
나사는 또 2023년엔 애스트로스(ASTHROS)라는 이름의 또 다른 풍선망원경을 남극에서 고도 40km 상공으로 띄운다. 적외선 렌즈를 쓰는 아스트로스는 21~28일간 성층권 상공을 돌며 1500만광년 떨어진 거리의 남쪽바람개비은하 ‘메시에83’(Messier 83)를 비롯한 4개의 별자리 공간을 관측하는 게 주 임무다.
곽노필 선임기자 nopil@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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