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초점] '변호사가 안티?' 하정우, 감성팔이 변론의 허점
가끔 연예인의 의상이 대중의 상식을 벗어날 경우에 '코디네이터하고 싸웠느냐', '코디네이터가 안티'라는 말이 사용되곤 한다. 지난 10일 프로포폴 불법 투약 혐의로 재판을 받은 배우 하정우에게는 '변호사가 안티'라는 말이 쓰여야 할 듯 하다.
하정우는 지난 10일 오전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위반 혐의로 열린 첫 공판에 참석했다. 그는 피부 관련 시술을 받는 도중 동생의 명의로 프로포폴을 투약 받은 혐의로 검찰에 기소된 바 있다.
이날 검찰은 지난 2019년 1월 25일부터 서울 강남구의 한 병원에서 수면마취가 필요 없는 시술을 하며 약 19회에 걸쳐 프로포폴을 투약한 점, 본인이 아닌 김 모 씨의 인적 사항을 건네주고 김 모 씨가 투여한 것처럼 진료기록부에 허위 기재하게 한 사실 등을 언급하며 하정우의 프로포폴 투약의 위법성 등을 짚었다.
이에 하정우의 변호인 측은 시술을 받을 당시 하정우의 피부 상태가 좋지 않았던 점, 대부분의 투약이 의료인에 의해 이뤄졌던 점을 들어 "불법성이 미약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전략은 형사 재판에서는 흔하게 쓰인다. 검찰이 지적하는 공소사실은 대부분 경찰 조사와 검찰조사를 거쳐 탄탄한 근거를 마련해 놓고 있는데다가 법원에서 완벽하게 부정되는 경우는 거의 찾아볼 수 없기 때문. 하지만 하정우를 구하기 위한 변호인들의 변론 일부가 세간에 알려지면서 대중이 알고 있는 사실과 괴리되는 부분들이 대중의 지탄을 받고 있다.
하정우의 변호인단은 다른 연예인 관련 사건 때와 마찬가지로 하정우가 높은 사회적 인지도를 지니고 있는 점, 동종 전과로 처벌 전력이 없는 점을 강조했다.
이어 하정우가 그동안 대중문화 발전에 기여한 점, 그리고 2019년 처음 사건이 불거진 후 큰 경제적 손실을 입고 있는 점, 과도한 형을 받을 경우 하정우의 외부 활동에 차질을 빚으면서 소속사 직원들의 생계마저 위협받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호인 측의 이 같은 변론이 세간에 알려지면서 일반 대중은 다소 황당하다는 반응이다. 하정우가 한국 영화 및 대중문화 발전에 기여한 점을 인정하더라도 그가 높은 개런티를 받고 활동하는 상업 영화 배우인 점을 들어 "하정우가 대중 문화 발전을 위해 무료 봉사라도 한 것이냐"는 반응이 심심치 않게 나오고 있다.
뿐만 아니라 변호인 측이 말하는 하정우의 경제적 손실도 대중이 아는 것과는 매우 동떨어져 있다. 하정우가 강서구 화곡동의 건물을 매도해 46억 원의 차익을 거뒀다는 기사가 쏟아져 나온 것이 지난 5월, 하정우 소유의 건물이 5채라는 소식도 이미 2019년에 알려진 바 있다.
물론 자본주의 사회에서 하정우가 스스로 번 돈으로 건물을 매입하고 차익을 보는 것이 결코 흠이 될 수 없다. 그러나 앞선 변호인의 말처럼 "하정우가 경제적 손실을 입고 있으니 선처 해 달라"는 논리가 성립되지 않는 것만은 분명하다.
이에 더해 소속사 수입의 90%가 하정우로부터 발생하며 벌금형 이상의 형을 받게 될 경우 영화 제작 등이 차질을 빚어 생계에 어려움을 빚게 될 것이라는 논리도 빈약하다.
변호인들의 이 같은 변론은 얼핏 일리가 있어 보이고 실제로 그렇기도 하다. 그럼에도 이 변론을 반대로 생각하면 소속사 직원들의 생계가 하정우의 어깨에 달려 있었음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음에도 이 같은 초보적인 실수로 불법행위를 저질렀다는 이야기도 된다. 변호인들의 말을 빌려 '오랫동안 대중문화 발전에 기여해 온' 배우의 책임감과 동떨어진 행동을 한 것이다.
실제로 많은 가수와 배우, 그리고 스포츠 스타들이 법정에 설 때마다 반성하는 태도를 취하며 음악으로, 좋은 연기로, 성적으로 보답하겠다는 말을 하곤 한다.
그러나 대중에 바라는 것은 법정에 선 뒤에 자신의 본업으로 보답하는 것이 아니라 내가 사랑하는 나의 연예인이, 나의 스타가 애초에 이 같은 불미스러운 일에 휘말리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부디 하정우가 이번 사건으로 인해 '경제적 손실'이나 '소속사 직원들의 생계'를 생각하기에 앞서 그가 구설수에 오름으로서 그를 대중문화 발전에 기여할 수 있게 해 준 팬들이 입은 깊은 상처부터 들여봐 주길 바라는 것은 너무 큰 바람일까.
[사진제공=OSEN]
YTN star 곽현수 (abroad@ytnplu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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