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김여정에 이은 김영철 "엄청난 안보위기 느끼게 해줄 것"
한미훈련 "동족 대신 외세, 긴장완화·관계개선 대신 대결 선택"
"南美가 대결을 선택한 이상 우리도 다른 선택 할 수 없어"
김여정·김영철 담화 이어 외무성·군부 릴레이 후속 담화 예상
통신선 불통 장기화되고 제한적인 군사 대응도 우려
김영철 부장은 이날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김여정 부부장이 지난 1일 한미연합훈련에 대해 당중앙위원회의 위임에 따라 "의미심장한 경고를 담아 담화문을 발표"한 것은 "남조선 당국에 분명한 선택의 기회를 주었던 것"이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의 권언을 무시하고 동족과의 화합이 아니라 외세와의 동맹을, 긴장완화가 아니라 긴장격화를, 관계개선이 아니라 대결이라는 길을 선택한 것"이라고 비난했다.
김 부장은 이어 "기회를 앞에 놓고도 남조선 당국이 명백한 자기들의 선택을 온 세상에 알린 이상 우리도 이제는 그에 맞는 더 명백한 결심을 내려야 한다"며, "우리는 이미 천명한대로 그들 스스로가 얼마나 위험한 선택을 하였는지, 잘못된 선택으로 하여 스스로가 얼마나 엄청난 안보위기에 다가가고 있는가를 시시각각으로 느끼게 해 줄 것"이라고 밝혔다.
김 부장은 "북남관계개선의 기회를 제 손으로 날려 보내고 우리의 선의에 적대행위로 대답한 대가에 대하여 똑바로 알게 해주어야 한다"며, "남조선과 미국이 변함없이 우리 국가와의 대결을 선택한 이상 우리도 다른 선택이란 할 수 없다는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
김 부장은 그러면서 "우리는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중단 없이 진행해나갈 것"이라는 말로 담화를 마쳤다.
앞서 김여정 부부장은 한미연합훈련이 시작된 10일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두 번째 담화를 통해 미국을 집중 비난한 뒤 , 핵 능력 강화를 의미하는 "절대적 억제력", "국가 방위력과 강력한 선제 타격 능력"의 강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김여정은 우리 정부에 대해서도 "이 기회에 남조선 당국자들의 배신적인 처사에 강한 유감을 한다"는 말로 강한 불만을 피력했다.
김여정의 이 담화는 조선중앙TV와 조선중앙방송에 보도된 데 이어 11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에도 실렸다. 한미연합훈련에 대한 비난과 대응을 북한 일반 주민들에게도 공개해 공세의 채비를 갖춘 셈이다.
북한은 특히 10일 남북연락채널의 오후 마감 통화에 응하지 않아, 남북정상의 합의에 따라 복원된 남북연락채널이 다시 2주 만에 불통사태를 빚기도 했다.
결국 김영철 부장의 담화는 김여정 부부장 담화를 이어받아 한미연합훈련 개시에 대한 공세의 수위를 높인 것으로 보인다. 김여정 부부장의 담화가 전반적으로 미국 비난에 집중했다면 김영철 부장의 담화는 남측 비판에 대부분을 할애했다.
김여정의 "국가 방위력과 강력한 선제 타격 능력" 강화 발언에 이어 김영철 부장도 "엄청난 안보위기에 다가가고 있는가를 시시각각으로 느끼게 해 줄 것"이라고 말한 만큼, 통신선 연락 불응 등 1차 대응에 이어 추가 조치도 우려된다. 국정원은 SLBM 발사 가능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학교 교수는 "김여정·김영철 담화에 이어 북한 외무성과 군부의 후속 담화가 예상되고, 연락채널 불통도 장기화될 것"이라면서, "북한의 추가 조치로는 미사일 시험발사 등 긴장을 단계적으로 고조시키는 것과 함께 이미 예고한 대로 조평통 폐지, 금강산 관광국 폐지 등 대남부서를 폐쇄할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박원곤 이대 교수는 "'관계개선의 기회를 제 손으로 날려 보냈다'는 김영철의 표현으로 볼 때 연락채널 복원과 남북관계 개선이 더는 유효하지 않음을 천명한 것"이라며, 다만 "극심한 내적 어려움에 봉착한 북한이 긴장을 최고조로 올린 뒤 대화에 나서는 국면 전환의 시간표를 앞당기는 조치일 수도 있다"고 말했다.
반면 차두현 아산정책연구원 수석연구위원은 "도발 예고라기보다는 기 싸움 차원"으로 "포 사격이나 방사포 시험 같은 것은 해도 일정 수준을 넘는 도발은 자제할 가능성이 크다"며, "김영철의 담화는 오히려 연합훈련 중단 이외의 다른 보상을 제시하라는 압박성 메시지로 본다"고 말했다.
CBS노컷뉴스 김학일 기자 khi@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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