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파엠' 양정무 "야구선수 출신 서양화가 이쾌대의 '푸른 두루마기를 입은 자화상'"

11일(수) 방송된 SBS 파워FM '김영철의 파워FM'에서는 미술사학자 양정무가 수요일 코너 '무식탈출-미술'에서 '초상화의 세계' 테마로 이쾌대의 초상화를 소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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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양정무는 '초상화의 세계' 여덟번째 시간을 맞아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서양화가 이쾌대의 1940년대 후반 작품 '푸른 두루마기를 입은 자화상'을 소개하며 "한국 근대미술을 얘기할 때 이쾌대의 이 작품을 빼놓을 수 없다. 해방 이후 한국이 처한 격동의 역사 속에서 새로운 세계를 염원하는 화가의 결의가 보여지는 작품으로 평가된다. 특히 서양식 중절모를 쓰고 전통적인 두루마기를 걸친 모습은 한국의 전통과 서구 근대의 조화를 우회적으로 표현한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이에 DJ 김영철이 "그럼 두루마기와 중절모, 팔레트와 붓, 이런 의상과 소품이 작가가 메시지를 전하려고 일부러 연출한 것이냐?"고 묻자 양정무는 "그렇다. 팔레트는 유화물감 팔레트고 붓은 한국 전통적인 모필 붓이다. 이런 식으로 계속 대구를 이룬다. 서양과 동양, 한국과 서양, 이렇게 대구를 이루는 것이 당시 화가가 가지고 있었던 고민의 결과라고 볼 수 있다"고 답했다.

이어 양정무는 "흥미롭게도 이 자화상은 정면상과 자세 등에서 뒤러의 자화상과도 비교될 수 있다. 뒤러의 자화상은 스티브 잡스 평전 표지 사진과도 비교되었던 작품이다. 뒤러의 자화상은 안토넬로 다 메시나의 예수 그리스도 초상화에 자신의 얼굴을 집어넣어 자기도 창조하는 신의 모습으로 극도로 미화시킨 그림이라 볼 수 있다"고 설명하고 "이쾌대의 자화상은 뒤러의 자화상과도 연결된다고 볼 수 있다"고 덧붙였다.

"이쾌대 화가도 뒤러처럼 예술가가 창조할 때 신의 모습을 닮는다 이런 메시지를 전하고 싶었던 거냐?"는 김영철의 질문에 양정무는 "자기가 화가라는 것에 굉장히 자부심을 느끼는 모습으로 그렸다. 이쾌대만의 개성있는 표현, 부조화스럽지만 대조적인 표현을 통해 적극적으로 자신의 도전정신을 보여준 작품"이라고 답했다.

이 자화상에서 놓치지 말아야 할 점이 있다며 양정무는 "자화상 속 떡 벌어진 어깨를 보시면 다른 어떤 역대 자화상들에 비해 이쾌대의 어깨가 높다. 이쾌대는 야구로 유명한 휘문고보의 야구선수였다. 유격수를 맡은 것으로 알려져있다. 어깨와 팔뚝 등 건장한 체구는 화면 전체에 색다른 긴장감을 보여주는 것 같다"고 작품에 숨은 TMI를 전했다.

'김영철의 파워FM'은 매일 오전 7시부터 9시까지 SBS 파워FM에서 방송되며, PC 및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SBS 고릴라'를 통해서도 들을 수 있다.

iMBC 이연실 | 화면캡쳐 보이는라디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