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네, 은가누, 존스, 미오치치..'용쟁호투' UFC 헤비급이 뜨거워진다!

이주상 2021. 8. 11. 0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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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란시스 은가누와 시릴 가네(오른쪽)의 통합 타이틀전 가상 포스터. 사진출처 | ESPN MMA
[스포츠서울 | 이주상기자] “시릴 가네의 다음 경기는 프란시스 은가누와의 헤비급 통합타이틀전이다.”, “존 존스가 헤비급에서 마주하게 될 첫 상대는 전 챔피언 스티페 미오치치다.”

UFC 데이나 화이트 대표가 최근 언급한 말들이다.

UFC 헤비급이 뜨거워지고 있다. 지난 8일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서 UFC 265가 열렸다. 메인이벤트를 장식한 헤비급 잠정타이틀전에서는 프랑스의 시릴 가네(29)가 데릭 루이스(36·미국)를 꺾고 챔피언 벨트를 차지했다. 경기가 끝난 후 화이트 대표는 가네의 다음 경기로 은가누와의 통합타이틀전을 예고했다.

프란시스 은가누(34·카메룬)는 현 헤비급 챔피언이지만 화이트 대표와 파이트머니 등으로 갈등을 빚어왔다. 화이트 대표가 가네와 루이스의 경기를 잠정챔피언 타이틀전으로 치른 것도 은가누를 견제하기 위해서다. 이번 경기에서 가네는 화이트 대표로부터 확실한 눈도장을 받았다. 루이스와의 대결에 앞서 가네는 9연승 무패의 압도적인 전적을 자랑했지만 화이트 대표의 반응은 냉담했다. 연승을 떠나 피니시 등 임팩트가 부족하다는 이유였다.

2019년에 옥타곤을 밟은 가네는 루이스 전까지 6승을 기록했다. 6승 중 한 번의 KO승, 두 번의 서브미션승을 기록해 화끈한 것을 좋아하는 화이트 대표의 마음을 결정짓지 못하게 했다. 화이트 대표는 다섯 번째로 치러진 자이르지뉴 로젠스트루이크와의 경기에서 가네가 판정승을 거두었지만 “가네는 아직 타이틀전을 갖기에는 부족하다. 강렬하지 않다”라고 평가절하했다.

그러나 가네는 이번에 루이스를 상대로 완벽한 승리를 이끌어 팬들은 물론 화이트 대표를 흡족케 했다. 공격의 주요 지표인 유효타에 있어서 98:16이라는 비율로 루이스를 압도했다. 결과는 3라운드 4분 11초 펀치에 의한 TKO승이었다. 가네가 옥타곤에서 거둔 승리 중 가장 화려하고 완벽한 것이었다.

게다가 루이스는 ‘검은 짐승’이라는 닉네임에서 알 수 있듯 헤비급 선수 중 12차례나 KO승을 거둬 이 부문 최다를 기록하고 있었다. 애초 전문가들도 루이스의 승리를 예상했지만 가네는 라운드 내내 루이스를 압도하며 최고의 경기를 펼쳤다. 화이트 대표가 경기 후 바로 통합타이틀전 이야기를 꺼낸 것도 가네의 경기력에 반했기 때문이다.

은가누는 지난 3월에 열린 UFC 260에서 스티페 미오치치(38·미국)를 2라운드 52초 만에 펀치에 의한 KO로 물리치고 챔피언에 등극했다. 두 선수의 대결은 리매치였는데 첫 번째 대결에서는 미오치치가 은가누를 판정승으로 이겼다.

은가누는 아프리카의 희망으로 여겨지고 있다. 격투기를 배우기 위해 숱한 역경을 이겨내 많은 사람의 롤모델이 되고 있다. 경기를 치를수록 발전을 거듭하고 있는 스타일이다. 미오치치까지 5연속 KO, TKO 승을 거두며 절정의 기량을 보여주고 있다. 가네와 은가누의 통합타이틀전은 올해 연말에 열릴 것으로 예상된다. 전문가들은 두 선수의 대결은 올해 최고의 빅이벤트가 될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2022년에는 존 존스(33·미국)가 2년 만에 케이지에 다시 오른다. 존스는 라이트 헤비급에서 무적을 자랑했다. 2011년에 마우리시오 루아를 물리치고 챔피언 벨트를 차지한 존스는 2020년까지 11차례 방어전에 성공해 UFC 라이트헤비급 최다방어전 기록을 가지고 있다. 특히 2016년부터 지난해까지 무려 5년 동안 통합랭킹(Pound-for-Pound) 1위를 유지해 UFC 사상 최고의 파이터로 인정받고 있다.

라이트 헤비급에서 적수를 찾을 수 없었던 존스는 지난해 헤비급으로 진출했다. 올해는 증량과 훈련에만 몰두하고 있다. 최근 화이트 대표는 “내년에 존스와 미오치치가 대결한다”고 발표했다. 존스와 맞설 미오치치는 두 차례 챔피언에 오르는 등 헤비급을 대표하는 선수로 인정받고 있다.

지난 2016년에 파브리시오 베우둠을 KO로 물리치고 첫 챔프 벨트를 찼고 2019년에는 다니엘 코미어에게 TKO로 승리하며 두 번째 벨트를 찼다. 그러나 지난 3월 UFC 260에서 은가누에게 KO로 패하며 벨트를 내줬다. 존스와의 대결은 미오치치의 커리어에서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존스에게 승리하면 다시 한 번 타이틀샷을 따낼 수 있지만 그렇지 못하면 톱컨텐더로서의 위치를 잃게 된다.

존스도 마찬가지다. 미오치치에게 승리해야 대망의 두 체급 석권으로 가는 교두보를 마련할 수 있다. 특히 존스는 화이트 대표와 파이트머니 등으로 사사건건 부딪쳤기 때문에 미오치치와의 일전은 반드시 승리해야 한다. 그동안 존스는 “UFC는 MLB, NBA, NFL 등과 맞먹는 위상을 차지했지만 선수들에게 지급하는 파이트머니는 미미했다. 현행 제도를 뜯어고쳐야 한다”며 화이트 대표와 줄곧 대립각을 이뤘다. 최상위이자 새로운 체급인 헤비급에서 실력을 인정받아야 흥행의 키를 쥐고 있는 화이트 대표를 움직일 수 있다.

존스가 UFC의 중량급의 선두를 자처했지만 전체적으로는 라이트급의 코너 매그리거와 하빕 누르마고메도프의 인기에는 못 미쳤다. 부와 인기의 척도인 PPV(Pay-Per-View)에서 상위 1위부터 5위까지는 모조리 라이트급 선수들이 차지했다. 특히 맥그리거는 모든 순위에 이름을 올리며 최고의 부를 쌓았다.

존스가 화이트 대표와의 갈등을 노출시키면서 이슈를 만들어낸 이면에는 이런 마케팅전략이 숨어 있다. 다양한 이슈를 통해 팬들의 관심을 증폭시키려는 전략이다. 팬들도 존스의 말에 적극적으로 호응하며 화이트 대표를 압박하고 있다.

29승 무패로 무적을 자랑했던 라이트급의 하빕이 지난해 은퇴를 발표한 이후 관심의 비중은 중량급, 그것도 최상위인 헤비급으로 옮겨지고 있다. 대부분은 승부가 한방으로 끝나는 데다 이전에 비해 출중한 선수들이 두껍게 층을 쌓으며 팬들을 열광시키고 있다.

가네와 루이스의 경기를 필두로 헤비급 빅매치가 이어지며 옥타곤을 뜨겁게 달굴 전망이다.
rainbow@sportsseoul.com 사진제공 | ESPN MM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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