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니엘 박의 골프톡톡] '골프장 샤워 금지' 조치에 대한 단상

다니엘 박 2021. 8. 11. 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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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은 칼럼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AFPBBNews = News1
▲사진은 칼럼 내용과 관련 없습니다. ⓒAFPBBNews = News1


[골프한국]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가 무섭다. 정부가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를 시행하고 방역의 고삐를 죄고 있지만 확진환자는 줄지 않고 있다. 

코로나19에 상대적으로 안전한(?) 스포츠로 여겨지던 골프 라운딩에도 적신호가 켜졌다. 수도권의 골프장은 오후 6시 이후 4인 라운딩을 폐지하고 6시를 기준으로 홀별 정산(라운딩을 마친 홀까지만 그린피를 부과하는 계산)을 하고 있다. 

정부의 방역수칙에 따라 라운딩 후 샤워장 이용도 불가하다. 폭염 속에서 5~6시간 비지땀을 흘리며 라운딩을 마친 골퍼들에게 씻지 못한다는 것은 불편을 넘어 고통이라는 지적도 상당하다. 샤워장 금지 조치를 철회해 달라는 국민청원까지 등장했다고 한다.

방역 당국의 이번 조치는 고강도 방역수칙 하에서 집합시설의 운영이 금지되고, 다른 스포츠센터와 형평성 논란 제기 등이 주된 이유일 것이다. 그동안 일각에서는 “똑같은 운동시설인데 왜 골프장은 샤워를 허용하느냐”고 비판해 왔다. 

골프장의 샤워 금지는 수도권뿐만 아니라 비수도권 골프장으로 늘고 있다. 충청권 등 일부 비수도권 골프장은 얼마 전부터 수도권과 동일하게 샤워장을 폐쇄했다. 이 지역 골프장은 그동안 저렴한 비용으로 수도권 골퍼들이 많이 찾았지만, 샤워 금지 조치 이후 예약 취소가 늘었다고 한다. 

골프장 클럽하우스를 알려주는 표지판. ⓒAFPBBNews = News1
▲골프장 클럽하우스를 알려주는 표지판. ⓒAFPBBNews = News1


국내 골프업계는 그동안 코로나19 위기와 상반되는 길을 걸어왔다. 해외 라운딩이 사실상 불가능해지면서 국내 골프장은 밀려드는 이용객들로 초호황을 맞고 있으며, 그린피, 카트비 등을 인상하며 수익을 극대화하고 있다. 세금을 면제받는 퍼블릭 골프장들의 변칙적 영업행위에 대한 비판도 꾸준하다. 

당국의 방역 지침과 골프 이용객들의 입장이 상충되고 있는 요즈음, 골프장에게는 당국의 지침에 어긋나지 않으면서 이용객의 입장에서 불편을 덜어줄 수 있는 ‘솔로몬의 지혜’가 필요한 때다. 

온몸이 땀범벅이 되어 클럽하우스로 복귀하는 고객들에게 샤워장 이용을 금지한다면 냉수건이라도 제공하는 서비스가 필요하다. 이마저 불가하다면 군 체력단련장 등 일부 골프장처럼 그린피 할인 혜택도 방법이다. 

한국 프로야구 최초의 외국인 감독으로 ‘골프광’이었던 제리 로이스터는 우리나라 골프장에 대해 “라운딩 후 즐기는 사우나”를 최고의 매력으로 꼽았다. 필자가 보기에도 한국의 골프장은 다양한 코스와 개성적인 클럽하우스만큼 독특한 사우나와 파우더룸이 해외 골프장과는 다른 색다른 장점이다. 

하루빨리 코로나19 사태가 종식되어 대한민국 골퍼들에게 라운딩 후 사우나에서 석양을 바라보는 망중한과 여유를 되찾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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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니스트 다니엘 박: 필명. 연세대학교 문과대학 졸업 후 전남대학교 대학원 박사과정을 수료했고, 종합지 기자를 거쳐 현재 공무원으로 재직하고 있다. 현실 주말골퍼가 공감하는 주제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고, 독자에게 잔잔한 여운을 주는 글을 전하길 희망한다.

*본 칼럼은 칼럼니스트 개인의 의견으로 골프한국의 의견과 다를 수 있음을 밝힙니다. *골프한국 칼럼니스트로 활동하길 원하시는 분은 이메일(news@golfhankook.com)로 문의 바랍니다. / 골프한국 www.golfhankook.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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