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무기 기밀 유출해주고 자회사 취업?..안보사, KAI 압수수색
[앵커]
육군의 기동 헬기 사업 과정에서 비리 혐의가 포착된 두 사건을 집중 조명해 보겠습니다.
먼저 우리 군 무기 도입 사업을 책임지는 방위사업청에서 일했던 예비역 육군 대령이 군사 기밀 유출 혐의로 군 당국의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헬기를 만드는 한국항공우주산업, KAI에 경쟁 예상업체의 기밀을 빼줬다는 건데요.
이 장교는 전역 후 카이 자회사에 취업했습니다.
지형철 기자의 단독 보도입니다.
[리포트]
육군 주력 헬기 UH-60 블랙호크입니다.
2년 전 이 헬기를 두고 논란이 일었습니다.
육군은 성능을 개량해 계속 쓰고 싶어 했지만, 방위사업청은 한국항공우주산업, KAI(카이)가 만드는 수리온으로 바꾸자는 의견을 냈습니다.
후보 기종 수리온은 방사청의 한국형 기동헬기사업으로 개발됐는데, 이 사업팀장인 육군 출신 A대령이 군사기밀을 유출한 혐의가 포착됐습니다.
블랙호크 개량에 관한 자료를 경쟁업체가 될 수리온 제조사, 카이에 전해준 것으로 군 보안당국은 보고 있습니다.
이후 A 대령은 2019년 말 전역한 뒤 카이에 헬기용 전자 장비를 납품하는 회사에 취업했습니다.
지분 100%, 카이의 자회사입니다.
퇴직공직자는 업무 관련성이 있는 업체에 3년간 취업이 제한되지만 A대령은 취업 심사를 받지 않았습니다.
당시엔 자본금 10억 원 이상이거나 매출 100억 원 이상인 업체가 심사대상이었는데 A 대령이 간 회사의 자본금은 6억 원이었기 때문입니다.
[김영수/국방권익연구소장 : "방사청 출신의 대령이 조그만 계열사로 가고 싶겠어요? 그런데 모회사는 못 뽑잖아요. 취업 제한이 있으니까. 필요한 사람을 모회사가 실질적으로 선발해서 계열사로 보내는 것이 방위산업에서는 일반적인 현상입니다."]
군사안보지원사령부는 지난달 28일 A 대령의 자택과 회사, 그리고 카이 본사 등을 동시 압수수색했습니다.
A 대령은 수사를 통해 혐의를 소명하겠다고 했고, 방사청은 이번 사안을 심각하게 인식해 내부 점검의 계기로 삼겠다고 밝혔습니다.
반면 카이는 자회사 인사에 관여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KBS 뉴스 지형철입니다.
영상편집:김선형/그래픽:김지훈
지형철 기자 (ican@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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