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여름 극장가 '쌍끌이 흥행' 도전장

윤여수 기자 2021. 8. 11.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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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시즌 한국영화의 흥행 키워드는 '재난'과 '전쟁'이다."

한두 편의 영화가 관객을 이끈 데서 벗어나 서너 편이 1∼3주 시차를 두고 잇따라 개봉하며 '쌍끌이 흥행'한 2012년 이후 매년 여름시즌 상황이다.

"흥행성이 입증된 소재"로 "같은 시기에 집중적으로 개봉"해 "여름시장의 파이를 키우"(영화진흥위원회 보고서)는 '공식'에 어느 정도 부합할 것이라는 현실적 기대감을 키우는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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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2년 이후 매년 비슷한 관객몰이
'모가디슈' '싱크홀' 흥행 1·2위 전망
영화 ‘모가디슈’. 사진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여름시즌 한국영화의 흥행 키워드는 ‘재난’과 ‘전쟁’이다.”

2017년 영화진흥위원회는 ‘여름 극장가 분석’ 관련 보고서에 이렇게 썼다. 한두 편의 영화가 관객을 이끈 데서 벗어나 서너 편이 1∼3주 시차를 두고 잇따라 개봉하며 ‘쌍끌이 흥행’한 2012년 이후 매년 여름시즌 상황이다. 2009년 ‘해운대’, 2013년 ‘더 테러 라이브’, 2016년 ‘부산행’과 ‘터널’이 재난을, 2005년 ‘웰컴 투 동막골’, 2015년 ‘연평해전’. 2016년 ‘인천상륙작전’이 전쟁을 다뤄 최소 558만(더 테러 라이브), 최대 1145만명(해운대)의 관객을 불러 모았다.

감염병의 거센 확산세 속에서 엇비슷한 상황을 떠올리게 하는 한국영화가 ‘쌍끌이’ 관객몰이에 나선다. 7월28일 개봉해 10일 180만(이하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 관객을 돌파한 ‘모가디슈’와 차승원·김성균·이광수가 주연해 11일 선보이는 ‘싱크홀’이다.

‘모가디슈’는 아프리카 소말리아 내전의 고립 상황에서 탈출하려는 남북한 외교관들의 이야기이다. ‘싱크홀’은 순식간에 지하 500m 깊이로 땅이 꺼져 버린 싱크홀의 위험에 놓인 소시민들의 분투를 그린다. 공교롭게도 앞서 영화진흥위원회가 설명한 ‘전쟁’과 ‘재난’을 각각 큰 배경이나 소재로 한 작품이다.

이를 입증하려는 듯 ‘모가디슈’는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 4단계 및 비수도권의 3단계 속에서도 선전하고 있다. ‘싱크홀’도 ‘모가디슈’가 개봉 전 기록한 40%에 육박한 수치를 이어받아 10일 오후 2시 현재 38%의 실시간 예매율로 1위에 올랐다. 추세대로라면 두 작품이 11일 박스오피스 1·2위 자리를 나눠 가질 전망이다.

‘반도’ ‘강철비2:정상회담’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가 경쟁한 지난해 여름에 이어 다시 한번 ‘쌍끌이’ 관객몰이를 기대하게 한다. 하지만 올해에는 전체 극장의 절반가량이 집중된 수도권에서는 밤 10시 영업제한 적용을 받는다는 점에서 지난해보다 상황이 여의치 않다. 그럼에도 ‘모가디슈’와 ‘싱크홀’은 영화계와 극장가 안팎의 기대를 관객 동원 수치로 보여준다. “흥행성이 입증된 소재”로 “같은 시기에 집중적으로 개봉”해 “여름시장의 파이를 키우”(영화진흥위원회 보고서)는 ‘공식’에 어느 정도 부합할 것이라는 현실적 기대감을 키우는 셈이다.

윤여수 기자 tadad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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