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활동에 이어 정책토론회..경선버스 출발도 안한 野, 내부갈등 '고조'
'참석' 후보도 "당은 모든 주자가 빛나도록 도와야" 우려
(서울=뉴스1) 유새슬 기자 = 국민의힘 경선버스가 아직 출발도 하지 못했지만 내부 갈등은 점차 고조되고 있다.
당 경선준비위원회가 예비후보들의 행사 일정을 일방적으로 통보했다는 지적이 이어지면서 일부 대권 주자들과 지도부의 갈등은 지도부 내부에서, 또 대권 주자들 사이에서도 격화하는 모양새다.
여기에 당 경선준비위원회는 이달 두 차례의 정책토론회 일정까지 확정하면서 당분간 내홍이 쉽게 사그라들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최재형 전 감사원장을 제외한 당내 예비후보들은 11일 이달 열리는 정책토론회에 참석하겠다는 의사를 당에 밝혔다.
당 경선준비위원회는 전날(10일) 회의에서 오는 18일과 25일 각각 경제와 사회 분야를 주제로 한 정책토론회를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김태호·박진·안상수·원희룡·유승민·윤희숙·장기표·장성민·하태경·홍준표·황교안 예비후보(가나다순) 측은 뉴스1과의 통화에서 "당에 참석 의사를 전달했다"고 말했다.
다만 참석하겠다고 입을 모은 주자들 사이에서도 속내는 다양하다.
우선 당내 후보들을 위한 행사를 당이 적극적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이들은 당 주최 행사에 불참하는 후보들이 불필요한 갈등 관계를 조장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참석 의사를 밝힌 한 대권 주자는 "불참하는 분들은 불참 이유를 충분히 설명해서 지도부가 오해하지 않도록 하는 게 도리"라며 "대통령이 되겠다는 사람들이 사소한 문제에 대해서도 상대를 납득시키지 못하면 어떻게 하는가"라고 말했다.
다른 주자는 "후보들이 정책과 공약을 발표하고 심판받는 무대를 당이 만드는 것은 당연하다"고 지도부를 옹호했다.
반면 경준위가 일정을 확정했으니 따르기는 하지만, 여전히 경준위 측에도 문제가 있다고 보는 주자들도 있다. 이들은 당이 후보들을 띄우려면 모든 주자에게 플러스가 될 수 있는 일정을 섬세하게 기획해야 하는데 지금 경준위와 지도부에서는 이런 의도가 읽히지 않는다고도 주장한다.
한 대권 주자 측은 "일단 당에서 무대를 만들어주면 거기에는 따르겠다는 방침"이라면서도 "지금 갈등 상황이 후보들만의 문제는 아니다. 지도부 사이에서도 논란이 있고 이런 상황을 방치한 궁극적인 책임은 이준석 대표에게 있다"고 했다.
다른 주자는 "후보들에게 약점이 있으면 당이 그 부분을 보충해서 후보들이 더 빛나보이게 해 줘야 한다"며 "그런데 지금 이상한 긴장감을 발생시키고 있다. 대뜸 부동산 문제에 대한 정책토론회를 여는 게 과연 우리 당에 플러스인가"라고 반문했다.
한 예비후보 측은 "참석은 하되 경준위는 말 그대로 경선준비위원회인데 경선을 관리하려는 모양새는 좀 아니라고 본다. 기회가 된다면 공개적인 자리에서 비판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윤 전 총장 측은 정책 토론회의 기준도 원칙도 불분명하다며 강하게 비판하고 나섰다. 윤 전 총장의 국민캠프 관계자는 "당에서 정식 요청을 못 받았다"라며 "아직 당 예비후보로 등록도 안 했는데 토론회에 오라는 것이 무슨 말인지 모르겠다. 정권교체에 뜻있는 사람 다 모이라는 건가"라고 날을 세웠다.
최 전 원장 측은 "참석 여부를 결정하지는 못했다. 여러가지를 고려하는 중"이라고 했다.
보수 야권에서 대권주자 지지율 선두를 달리는 후보가 불참으로 가닥 잡는다면, 오는 18일 1차 정책토론회에서도 이 상황에 대한 공개적인 문제 제기는 산발적으로 터져 나올 것으로 보인다.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에 대한 다른 대권 주자들의 비판은 지난 5일 예비후보 전체회의를 기점으로 쏟아졌다. 이번에도 이와 같은 상황이 반복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당 안에서 말도 안 되는 파워게임이 벌어지고 있는데 어느 주자를 위한 것도 아니고 궁극적으로 당에 도움도 되지 않는다"며 비슷한 갈등이 반복되지 않도록 당 지도부와 예비후보들 사이에 "물밑 조율이라도 하려는 노력이 필요한데 잘 될지는 모르겠다"고 말했다.
yooss@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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