與는 '명낙대전', 野는 '센터싸움'..여의도는 '인피니티 시빌워'

최경민 기자 2021. 8. 11. 05: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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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8일 오후 서울 중구 TV조선 스튜디오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대선 예비후보 합동 TV토론회에서 이재명 후보와 이낙연 후보가 인사 나누고 있다. 2021.7.8/뉴스1

여야 모두 '시빌워'가 한창이다. 대선후보 경선이라는 특수한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해도, 상호 비판의 수위가 너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여권의 1·2위 후보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와 이낙연 전 대표간 '명낙대전'이 지속될 분위기다. 국민의힘에서는 '돌고래'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 '센터 본능' 이준석 대표간 갈등이 확산되고 있다.
쉽게 안 끝나는 명낙대전
이재명 캠프의 수석대변인인 박찬대 민주당 의원은 10일 MBC라디오에 나와 이재명 경기도지사의 '네거티브 금지 선언'에 대해 "네거티브에 대해 대응하지 않겠다는 대원칙은 분명하다"라면서도 "그 수위를 무 자르듯이 얘기하긴 상당히 어렵다"고 말했다.

진행자가 "이재명 캠프에서 다른 후보의 의혹을 먼저 선제적으로 제기하는 일도 없는 건가"라고 묻자 "그 부분에 대해 고심이 많이 있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사실 네거티브와 흑색선전은 구별이 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근거가 있다면 언제든 후보 검증의 잣대를 들이댈 수 있어야 한다는 입장인 셈이다.

이낙연 캠프 종합상황본부장인 최인호 의원도 같은 의견이었다. 그는 이날 CBS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해 "네거티브와 검증은 구별해야 한다. 정책과 공약에 대한, 또 자질에 대한 검증은 계속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낙연 전 대표의 지지율이 급상승을 했는데, 이재명 캠프 측에서 의도적으로 네거티브를 좀 했다고 보고 있다"고 날을 세우기도 했다.

그동안 이른바 '명낙대전'이 지속돼 왔다. 이재명 지사의 '백제 발언'을 둘러싼 갈등, 이낙연 전 대표의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반대표 행사 여부로 촉발된 '적통 논쟁' 등 제 살 깎아먹기 식 네거티브들이 오갔다. 최근 이 지사가 '네거티브 금지 선언'을 하긴 했지만 여전히 이재명 캠프와 이낙연 캠프 모두 "검증은 해야 한다"는 입장을 유지하고 있다. 불씨가 남은 셈이다.

이재명 지사의 경기도지사직 사퇴 여부가 다음 전장(戰場)이 될 분위기다. 경기도가 이 지사의 대선공약인 기본소득을 홍보하는데 34억원을 쓴 것에 대해 이낙연 캠프는 연일 비판을 가하고 있다. 이 전 대표는 지난 9일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서 이 지사를 향해 "지사직 사퇴는 개인의 양심의 문제"라며 "흔히들 (경기)도청캠프라는 용어를 많이 쓰고 있다"고 꼬집었다.
이준석-윤석열 '센터 싸움'의 확전
국민의힘 '시빌워'의 축은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측이다. "이준석과 윤석열이 경선에서 경쟁하나"와 같은 비아냥이 나오는 이유다. 당 지도부가 주최한 지난 4일 '경선 후보 쪽방촌 봉사활동', 5일 '20대 대통령선거 경선후보 전체회의'에 윤 전 총장이 참석하지 않으면서 갈등이 수면 위로 올라왔다. 윤 전 총장이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 등에게도 '불참'을 요구했다는 정황에 이 대표가 불쾌함을 숨기지 않기도 했다.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대선 예비후보가 2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만나 인사하고 있다. 2021.8.2/뉴스1
윤 전 총장 측의 정진석 의원이 윤 전 총장을 '돌고래'에, 여타 후보들을 '멸치'에 비유하며 갈등 양상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윤 전 총장에게 특별대우를 요구하면서 타 후보들을 폄하하는 듯한 뉘앙스였기 때문이다. 김기현 원내대표도 "타 후보를 폄하하는 발언은 부적절하다"고 단속에 나섰다.

원희룡 전 지사는 지난 6일 TBS라디오에 출연해 윤 전 총장 측의 태도를 두고 "당에는 부랴부랴 들어는 왔는데 정치가 무엇이고 당에 함께하는 동료들이 무엇이고 여기에 대해서 전혀 개념이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지난 9일 CBS라디오에서는 '돌고래-멸치' 발언을 겨냥해 "윤 전 총장의 공정은 동물의 왕국의 공정이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 대표에 대한 비판 여론도 고조되고 있다. 윤 전 총장 측에도 문제가 있지만, 후보 보다 돋보이려고 하는 이 전 대표의 이른바 '센터 본능' 역시 리스크라는 분위기다. 김재원 최고위원은 10일 MBC라디오에서 이 대표를 향해 "국민의 선택을 받기 위해서는 후보를 주인공으로 만들고 도와줘야 한다. 이 대표는 정권교체를 위해 더 노력하는 모습이 필요하다"고 쓴소리를 했다. 원 전 지사 역시 이 대표에게 "경선 프로그램에 관심을 끊어야 한다"고 요구했다.

하지만 이 대표는 "무리한 언급을 하는 것을 자제하라"고 경고하며 "지도부도, 경선준비위원회도 경선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으면 구체적으로 누가 하라는 것인가. 원 전 지사가 후보 겸 심판 하시겠나. 경선의 기획 및 관리는 당이 중심이 되어서 해야 한다"고 맞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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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민 기자 brown@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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