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하지만 낯설다"..카카오웹툰 불만키운 3가지 포인트

윤지혜 기자 2021. 8. 1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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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경이로운소문'에 IPX(IP eXperience)를 반영한 장면. /사진=카카오웹툰 앱 캡처

"웹툰이 살아 움직이는 듯해 신기하다" vs "옛날이 더 좋았다, 다음웹툰 돌려달라"

카카오엔터테인먼트가 지난 1일 '세상에 없던 새로운 웹툰 플랫폼'을 표방하며 선보인 '카카오웹툰'을 두고 이용자 반응이 엇갈린다. 다음웹툰을 개편한 카카오웹툰은 기존의 직사각형 섬네일(thumbnail·대문사진)을 나열하던 방식에서 벗어나, 웹툰 주인공이 살아 움직이는 듯한 UX(사용자경험)·UI(사용자인터페이스)를 제공하는 게 특징이다.

'웹툰알못'인 신규 이용자들에겐 "새롭다"는 평가가 나오는 반면, 정작 다음웹툰 '찐팬' 사이에선 "정신없고 불편하다"는 불만이 이어지고 있다. 구글플레이에서 카카오웹툰 평점은 2점대로 추락했고, 달라진 서비스에 대한 이용자 문의가 폭증하며 카카오웹툰 고객센터도 마비됐다. 고객센터는 "문의량이 많아 답변이 지연되고 있다"며 "불편을 겪는 모든 분들에게 사과드린다"고 공지했다.

카카오엔터는 카카오웹툰으로 신규 이용자를 늘려 성장세가 꺾인 국내 점유율을 확대한다는 방침이었다. 카카오웹툰은 '입문용', 카카오페이지는 '찐팬용'으로 포지셔닝해 IP(지식재산권) 생태계를 공고히 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이대로 가다간 집토끼를 모두 잃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새로움'만 추구한 나머지, 진정한 이용자경험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도대체 뭐가 문제야?
카카오웹툰 앱 화면(왼쪽)과 웹툰 한 장면. /사진=카카오웹툰 캡처
이용자 사이에서 카카오웹툰 논란은 크게 3가지로 압축된다.

① 강제 '다크모드'에 과도한 애니메이션…"눈 아프다"

카카오웹툰은 앱 배경색을 웹툰업계 '국룰'(보편적인 규칙)인 흰색에서 검은색으로 바꿨다. 덕분에 움직이는 캐릭터 등 화려한 UX·UI가 더 돋보인다. 그러나 통상 웹툰의 배경이 흰색이다 보니, 흰색·검은색 화면을 오가며 눈이 쉽게 피로해진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또 화면이 세로로 끝없이 이어져 가독성이 떨어진다는 의견도 있다.

웹툰을 관람하는데 방해될 정도로 애니메이션이 지나치다는 비판도 나온다. 예컨대 웹툰 '나혼자만레벨업'(나혼렙) 1화를 보려면 스페셜 카테고리에서 페이지를 두 번 넘기고 스크롤을 13번 이상 내려야 한다. 애니메이션으로 채워진 페이지가 많아서다. 30대 직장인 A씨는 "애니메이션이 너무 많아 웹툰을 보러 가기까지 번거로운 과정을 거쳐야 해 불편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카카오웹툰 관계자는 "무엇이든 기존의 시스템이 익숙하기 마련"이라며 "새로운 UX·UI에 적응할 물리적 시간이 필요한 것인지, 아니면 정말 개선이 필요한 부분인지 면밀히 검토 중"이라고 말했다.

② 작품별로 이용권 사라고?…대여 기간도 절반으로 '뚝'

달라진 과금 정책도 도마 위에 올랐다. 과거엔 다음캐시 하나로 모든 작품을 이용할 수 있었지만, 현재는 작품별로 이용권을 따로 구매해야 하기 때문이다. 나혼렙에서 구매한 대여·소장권으로 '경이로운소문'을 볼 수 없어, 별도의 대여·소장권을 사야하는 식이다. 또 다음웹툰에선 7일이었던 작품 대여 기간도 3일로 확 줄었다. 대신 다음웹툰엔 없었던 소장권이 새로 생겼다.

이는 웹툰산업의 유료화를 이끈 카카오페이지식 사업모델(BM)을 적용한 결과다.

30대 이용자 B씨는 "작품마다 이용권을 따로 구매해야 하고, 대여 기간도 반으로 줄어 예전보다 더 많은 돈을 내게 된다"라며 "대여 기간이 준 건 사실상 요금인상"이라고 꼬집었다. 반면 A씨는 "작품마다 이용료가 다르다 보니 당연한 결과"라며 "오히려 이용권 9장 구매 시 1장을 무료로 주는 프로모션 등이 늘어나 혜택이 더 늘어난 기분"이라고 반박하기도 했다.
새로움 넘어 낯선 웹툰 플랫폼…"손이 길을 잃는다"
카카오웹툰에선 2,3번째 '웹툰원작', '소설원작' 페이지에서 요일별 웹툰을 선보이지만 네이버웹툰은 첫화면에 요일별 웹툰을 안내한다. /사진=각 앱 캡처
③ '○요일 웹툰' 사라졌다

일반적으로 웹툰 플랫폼은 첫 화면에 요일별 웹툰을 인기순으로 나열한다. 요일별로 웹툰을 소비하는 게 익숙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카카오웹툰은 첫 화면을 지나 △웹툰원작 △소설원작 탭에 들어가야 요일별 웹툰을 확인할 수 있게 했다. 이마저도 인기작이 아니라 가장 최근에 올라온 콘텐츠가 먼저 뜬다.

20대 이용자 C씨는 "웹툰 팬들은 요일별로 인기작을 챙기는 게 루틴인데, 카카오웹툰에선 요일별 작품을 보려면 한 단계씩 더 들어가야 한다"라며 "또 월요웹툰 카테고리에서 스크롤을 내리다보면 화요일 작품이 뜨는 등 요일별구분도 명확하지 않아 진정한 의미의 이용자경험을 반영하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카카오웹툰은 특정 장르·작품에 이용자가 몰리는 것을 막고 다양한 IP를 골고루 소개하기 위한 정책의 일환이라고 설명한다. 이를 통해 이용자 체류시간도 늘릴 수 있다. 카카오웹툰 관계자는 "인기순으로 나열하면 소외되는 작품이 생길 수 있다"며 "이용자가 다양한 콘텐츠를 발견할 수 있도록 모든 IP를 비슷한 선에서 노출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도 ④다음웹툰에서 썼던 다음캐시가 카카오웹툰과 연동되지 않아 환불을 받아야 하는 점⑤일반적으로 '첫화보기' 버튼이 위치한 자리에 배너광고를 위치해 광고 페이지 방문을 유도하는 점 등에 대해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높다.
"카카오웹툰은 진화 중…개선안 선보일 것"
물론 카카오웹툰에 대한 호평도 있다. 새로운 UX·UI 덕분에 초심자도 각 웹툰의 세계관을 쉽게 파악할 수 있는 데다, 맞춤형 AI 추천 기능으로 취향에 맞는 다양한 작품을 발견할 수 있다는 평가다. 회사측은 "작품별 그림체 개성을 느낄 수 있다", "작품 하나하나에 시선이 머물도록 신경 쓴 인터페이스가 인상적이다" 등의 반응이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실제 카카오웹툰은 출시 이틀 만에 10억원의 거래액을 기록하는 등 쾌조 출발했다. 기존 다음웹툰 대비 콘텐츠 열람건수는 2.5배, 구매전환율도 2.5배 증가했다.

이에 카카오웹툰은 이용자 피드백을 검토해 조만간 개선안을 선보인다는 방침이다. 카카오웹툰 관계자는 "이용자의 다양한 목소리를 반영해 앱을 지속해서 개선할 예정"이라며 "이용자 경험을 꾸준히 강화해 명실상부 '넥스트 레벨' 플랫폼을 구축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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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지혜 기자 yoonjie@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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