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도 尹도..원희룡 '모두까기' 승부수, 추워지면 지지율 오른다?

최경민 기자, 홍순빈 기자 2021. 8. 11. 05: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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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지사가 10일 청와대 분수대 광장에서 열린 비상시국국민회의 창립대회에서 축사를 하고 있다. 2021.8.10/뉴스1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가 '모두까기'에 나섰다. 문재인 대통령과 더불어민주당은 물론, 국민의힘의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도 타겟이다. 야권 유력주자들이 '중도 확장성'에서 약점을 보이고 있는 사이 본인의 존재감을 키우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윤석열, 이준석, 문재인, 이재명…가리지 않고 폭격
원희룡 전 지사는 최근 연일 언론 인터뷰를 통해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윤석열 전 총장과 이준석 대표 등 야권에 대한 비판에도 선봉에 서고 있다는 점이다.

원 전 지사는 10일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윤 전 총장이 강조한 공정의 가치를 스스로 무너뜨리고 있다"며 "부정식품 선택권, 후쿠시마 방사능 발언 등에서도 일반 상식에 못 미친다는 걸 엿볼 수 있다"고 혹평했다. 윤 전 총장 측에서 자신들을 '고래' 나머지 주자 측을 '멸치'라고 한 발언이 나오자 "윤 전 총장의 공정이라는 건 동물의 왕국의 공정에 불과하다"고 날을 세운 것도 원 전 지사다.

이 대표에 대해서도 쓴소리를 아끼지 않고 있다. 그는 이날 "국민의힘 대권 경선이 시작도 안 됐는데 이 대표가 경선준비위원회를 직접 기획하는 건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당내에서 제기되는 이 대표의 '센터 본능' 리스크를 비판한 것이다. 지난달 25일 출마선언을 할 때는 "이 대표가 대선은 차원이 다른 걸 아직 잘 이해하지 못한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대여(對與) 전선에도 적극적으로 나서는 중이다. 지난 9일 모더나 코로나19 백신의 공급 일정에 차질이 생기자 원 전 지사는"도대체 백신은 언제 제대로 공급이 되느냐. 정치·홍보 방역을 하는 이상한 대통령 말고 국민에게 미친 대통령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민주당을 향해서도 "백신 4400만명 분을 확보했다며 현수막까지 걸었던 게 창피하지 않은가"라고 비판했다.

여권의 가장 유력한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에게는 '도지사 찬스'를 쓰고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원 전 지사 자신은 대선출마를 위해 11일 퇴임식을 갖는 만큼, 공세의 수위를 높이는 모양새다. 그는 "최근 (이 지사가) 경기도 학부모와 어린이들에게 낱말퍼즐풀이 퀴즈를 냈는데 정답이 '기본소득'"이라며 "도정과 경선을 분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尹-崔 '중도' 약점에 존재감 확대…"추워지면 지지율 오른다"
원 전 지사의 '모두까기'는 본인의 존재감 확대를 위한 수라는 평가다. 윤석열 전 총장이라는 '절대 1강' 외에도 최재형 전 원장, 홍준표 의원, 유승민 전 의원 등에게 인지도 면에서 밀리는 게 사실이기 때문에 나온 전략으로 분석된다.
(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인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가 8일 오전 서울 중구 명동거리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피해를 입은 소상공인·자영업자 손실보상 지원확대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2021.8.8/뉴스1
실제 원 전 지사는 각종 여론조사에서 다자대결 시 1~2%대의 지지율을 보여왔다. 야권 대선후보 적합도도 5%대를 보이는 게 보통이다. 하지만 최근 일부 여론조사에서 다자대결 지지도가 5% 내외로 오른 점은 호재다. 윤 전 총장과 최 전 원장이 "생각보다 더 보수적"이라는 비판에 직면한 상황 속에서 합리적이고 개혁적인 보수 노선을 걸어온 원 전 지사 등에게 지지율이 분산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모두까기'로 존재감을 강화하고, 중도층의 시선을 사로 잡을 수 있는 정책으로 승부를 보겠다는 게 원 전 지사의 전략으로 풀이된다. 원 전 지사는 △코로나19 회복 프로젝트(손실보상 50조원, 미래 경쟁력 전환기금 50조원) △무주택자·신혼부부 대상 집값 국가가 50% 지분 소유 △고3 학생들 모두에게 10년 동안 쓸 수 있는 2000만원 교육 목적 카드 지급 등을 공약한 상황이다.

원 전 지사는 지난 9일 YTN라디오에서 자신의 지지율이 답보 상태인 것을 두고 "지금까지는 누가 문재인 정권과 대척점에 서서 싸웠냐는 분노와 청소론의 연장에서 지지율이 형성되어 있었다"고 분석했다.

그는 "후에는 새로운 정권이 어떻게 민생을 살려내고, 나라를 미래의 올바른 방향으로 잘 이끌어 나갈 것인가, 그 능력과 비전에 대해서 국민들이 묻고 평가를 할 수밖에 없다"며 "내 지지율은 기온이 내려가는 것과 반비례해서 올라갈 것"이라고 강조했다. 10일 KBS라디오에서는 "이재명 지사에 맞서서 정권교체를 할 수 있는 사람이 저밖에 없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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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경민 기자 brown@mt.co.kr, 홍순빈 기자 binihong@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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