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효자 또 없습니다" 3년 연속 10승 보장하는 外人에이스 [MK人]

안준철 2021. 8. 11. 0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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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릭 요키시(32·키움 히어로즈)는 10승 보증 수표와 다름없다. 3시즌 연속 프로야구 10승 투수로 기록을 남기게 됐다.

요키시는 10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2021 KBO리그 kt위즈와의 후반기 첫 경기에 선발 등판해 6이닝 5피안타 5탈삼진 3볼넷 1실점을 기록, 팀의 3-1 역전승을 이끌었다. 키움은 5위로 껑충 뛰어올랐다.

요키시의 이날 최고 구속은 145km. 투심 패스트볼,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를 골고루 던진 가운데 총 투구수는 89구였다.

10일 오후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2021 KBO리그" kt 위즈와 키움 히어로즈의 후반기 첫 경기가 열렸다. 키움 선발 요키시가 역투하고 있다. 사진(서울 고척)=김영구 기자
이날 승리는 시즌 10승째였다. 10승을 쌓아 2019년(13승), 2020년(12승)에 이어 3년 연속 두 자릿수 승수를 달성했다.

요키시의 3년 연속 두 자릿수는 KBO리그 외국인 선수 역대 11번째다. 팀에서는 역대 4번째 기록이다.

또 10승으로 원태인(삼성 라이온즈·10승)과 함께 다승 공동 선두로 올라섰다.

무엇보다 팀 상황이 어려운 가운데 호투로 승리를 이끌었다는 점이 의미가 있었다. 키움 선발진은 초토화 상태다. 방역수칙을 위반한 술자리에 참석한 한현희(28) 안우진(22)은 KBO 징계를 받고 있다. 홍원기 감독은 음주운전 혐의로 경찰에 입건된 외야수 송우현(25)까지 전력 외 통보했다.

여기에 또 다른 외국인 투수 제이크 브리검(33)은 임신한 아내의 건강 악화로 지난달 12일 미국에 건너갔지만, 언제 돌아올지 알수 없는 상황이다. 홍 감독도 이날 경기에 앞서 “차일피일 날짜가 계속 미뤄지고 있다. 아직 확답이 안 오고 있다. 본인도 팀 사정을 알면 하루빨리 단호한 결정이 필요할 것 같다”며 “귀국 날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선수에 대한 업그레이드된 정보도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선수가 7월 말에 와이프 건강 상태를 보고받고 힘들어하면서 미국으로 갔는데 제가 귀국을 종용한다고 해서 마음이 정리 안 된 상태로 구단에 와서 제 실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라며 “현장에서는 기다리는 방법 말곤 없다고 생각한다. 선수의 마음이 안정되고 집중된 상태여야 마운드에서 제 몫을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런 상황에서 단비와 같은 승리를 이끈 것이다. 경기 후 요키시의 표정도 밝았다. 그는 “한 달 만에 나와서 팀이 이겨 기분이 좋다. 또 10승을 하게 돼 기쁘고 우리 모두 좋은 야구를 했다. 불펜진들이 잘 막아줘서 이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요키시도 현재 팀 사정을 잘 알고 있다. 요키시는 “중압감은 없었다. 내 역할은 팀을 위해 좋은 투구를 하는 것이다. 선발이 많이 빠져 아쉽지만, 이승호와 정찬헌 선수가 새로 합류하기 때문에 괜찮을 것 같다”며 “정찬헌과는 조금 이야기했다. 정찬헌은 팀 승리에 기여할 수 있을 것 같다. 좋은 베테랑이다”라고 밝혔다.

요키시 자신도 키움에서 3년 내내 활약한 게 신기하기만 하다. 그는 “처음 1년 차에는 여기서 3년 동안 야구를 한다고 생각하지 못했다. KBO 리그 특성상 외국인 선수가 자주 바뀌는데, 3년간 뛸 수 있어 운이 좋은 것 같다. 키움에 속해 자랑스럽고 앞으로도 오랫동안 KBO 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가고 싶다”며 웃었다.

키움 에릭 요키시가 10승 달성 후 인터뷰를 하고 있다. 사진(서울 고척)=안준철 기자
그러면서 “KBO 리그는 선수와 맞대결을 할 때마다 조정 단계를 거쳐야 한다. 3년간 그런 게 잘 통했던 것 같다. 앞으로도 더 이곳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나가려면 조정 단계가 중요할 것 같다”고 강조했다.

브리검과 절친인 그는 그의 빈자리를 잘 메우고 있다. 요키시는 “브리검과 안부 차원에서 연락은 하고 있다”고 전했다.

브리검이 선발로 기대하는 투수는 이승호다. 그는 “이승호 선수와 친한 편이다. 제가 1년 차에 왔을 때 그는 이미 선발이었다. 큰 활약도 했었다. 이승호가 팀에서 활약할 수 있게 도움을 주고 싶다”고 다짐했다. 요키시가 바람 잘 날 없는 키움의 진정한 영웅으로 자리잡고 있었다.

[고척(서울)=안준철 MK스포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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