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준석 vs 윤석열·원희룡 '파열음'..'자중지란' 빠진 국민의힘

(상주=뉴스1) 공정식 기자 =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가 9일 경북 상주시 청리면 한국교통안전공단 상주 교통안전체험교육센터서 개인택시면허 양수 교육에 참가해 점심식사 후 오후 실습을 위해 이동하며 활짝 웃고 있다. 2021.8.9/뉴스1

이준석 대표와 당내 일부 대선 주자들이 잇따라 충돌하며 '자중지란'에 빠져들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이 대표는 '기습 입당'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과의 신경전에 이어 10일에는 원희룡 전 제주지사와 경선 관리 등을 놓고 공개 설전을 벌였다.

원 전 지사는 이날 오후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당대표 본연의 임무가 무엇인지 깊이 생각하길 바란다"며 이 대표를 비판하는 글을 올렸다. 대선후보 경선에 이 대표가 지나치게 개입해선 안 된다는 주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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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희룡 "당대표가 심판? 위험천만한 일"vs이준석 "후보들 언급 자제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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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국회사진취재단 = 국민의힘 대권주자인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가 9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에서 오세훈 서울시장을 예방한 뒤 취재진의 질문에 답하고 있다. 2021.8.9/뉴스1

앞서 원 전 지사는 이날 오전 KBS라디오 '최경영의 최강시사'에 출연해 "이 대표가 경준위를 직접 기획하는 건 심각한 문제"라며 "이 대표는 앞으로도 이에 대해 관심을 끊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표는 원 전 지사의 발언에 강경한 반응을 내놨다.

휴가 중인 이 대표는 이날 오전 자신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글을 올려 "지도부와 경선룰을 제외한 경선 기획에 관해 지도부 권한을 위임받은 기구인 경선준비위원회가 경선의 공정한 관리와 흥행을 위해 고민하는 것에 대해 후보들이 무리한 언급을 하는 것을 자제하라"며 "경선 기획 및 관리는 당이 중심이 돼서 해야 하고 본선에 이기기 위해서는 침대축구하려는 사람에게는 경고를, 대선 승리 이외 다른 목표로 선거판을 흔드는 사람에게는 대선에 집중하도록 제어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경기를 뛰어야 할 선수들이 개인적 의견을 내면서 본인 유불리에 따라 하고 싶은 것과 하기 싫은 것을 드러내는 것은 방종일 뿐"이라고 덧붙였다.

원 전 지사도 물러서지 않았다. 원 전 지사는 이 대표가 글을 올린 직후 자신의 SNS에 글을 올렸다. 그는 "경선 관리에 있어 당 대표의 임무는 심판을 임명하는 일이다. 그 심판이 공정하게 경기를 운영하는지 감시하고 감독하는 일"이라며 "심판에 대해 불공정 논란이 있을 때 이를 바로 잡아 줄 사람이 당 대표다. 당 대표가 심판하겠다는 것은 위험천만한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불리 나섰다가 당 대표마저 불공정 시비에 휘말리면 수습할 사람이 아무도 없다. 당 대표는 경선 관리의 최후의 보루라는 점을 잊어선 안 된다"고 했다.

원 전 지사는 "이 대표께서는 경선 흥행을 걱정하는 것 같은데 후보들에게 맡겨 놓으면 된다. 후보들 서로 치열하게 정책 경쟁, 자질 검증하면 국민들 관심 모아질 것"이라며 "분명한 것은 경선 관리는 흥행보다 공정이 최우선이다. 이 대표께서는 후보들은 물론 국민들이 보시기에 절대로 공정한 분들로 선거관리위원회 구성하는 데 전력해 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문재인 정권의 무능과 무책임이 절정으로 치닫고 있다. 백신 공급 문제, 한미연합훈련 문제, 간첩 사건 문제 등 당이 사활을 걸고 문재인 정권과 싸울 일이 한 두 가지가 아니다"며 "이런 문제에 대해 대표께서 전념해 주시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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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석의 적극성, 독 되나…"'후보별 압박토론' 등 아이디어, 주자들 민감할 수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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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뉴스1) 구윤성 기자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예비후보가 3일 오후 서울 은평구 은평갑 당원협의회를 방문하고 있다. 2021.8.3/뉴스1

정치권에서는 자신이 생각하는 경선 아이디어 방안을 확고하게 추진하려는 이 대표의 움직임에 대선 주자들이 반발하는 것이라고 분석한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후보별 압박토론' 등 이 대표가 중심에 서서 추진하는 안들이 자꾸 나오는데 주자들 입장에선 이를 대표가 경선 룰에 개입하려고 한다고 느끼는 것 같다"면서 "토론이나 면접 등 형식은 후보에 따라 유불리도 많이 갈리기 때문에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당내에서 알게 모르게 꾸준히 형성되고 있는 친윤계(친윤석열계)와 친최계(친최재형계) 등 대선주자별 계파도 신경전에 영향을 주고 있다는 분석이다.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아무래도 당내에서 계파가 생성되고 각자의 이해관계가 복잡해지다보니 잡음이 더 많이 나올 수밖에 없다"며 "한동안 계속 시끄러울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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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진욱 기자 sjw@mt.co.kr, 안채원 기자 chae1@m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