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은 주전이라고 한 적 없었다, 송우현은 정말 주전감이 아니었다[MD이슈]

2021. 8. 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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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구름 위를 걷는 마음이다. 성공했다고 말하긴 조심스럽다."

키움 외야는 내야보다 빈약하다. 최근 2~3년을 돌아보면 이정후 외에 꾸준히 주전으로 나선 선수가 없었다. 홍원기 감독은 스프링캠프를 지휘하면서 무명의 송우현(25)을 주목했다. KBO리그 역대 최다승(210승) 투수 송진우의 아들. 그러나 2015년 입단 후 이렇다 할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 경찰 야구단에서 군 복무를 마친 뒤에도 가치를 발휘하지 못했다. 지난해에도 1군 14경기 출전에 그쳤다.

홍원기 감독은 지난 휴식기에 "2군에서 활약할 때부터 가능성을 봤다. 지속적으로 경기에 출전하면 성장 가능성이 있을 것이라는 확신을 가졌다"라고 했다. 그렇게 조금씩 1군에서 기회를 얻더니, 어느 순간부터 고정 우익수가 됐다.

전반기 69경기서 타율 0.296 3홈런 42타점 34득점. 임팩트 있는 성적은 아니었지만, 나쁜 수치도 아니었다. 가장 의미 있는 수치는 득점권 타율 0.361. 키움이 전반기 내내 저조한 공격 생산력으로 애를 먹은 걸 감안하면, 송우현의 방망이는 분명 가치 있었다.

그러나 홍원기 감독은 냉정했다. 전반기 취재진과의 문답 시간에 송우현 관련 얘기가 나올 때, 단 한 번도 '주전'이란 말을 쓰지 않았다. 적어도 기자가 직접 취재한 경기의 브리핑에선 그랬다. 홍 감독은 송우현을 주전 우익수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구름 위를 걷는 마음이다. 성공했다고 말하긴 조심스럽다"라고 했다. 현장 지도자들, 관계자들이 흔히 말하는 '3년 애버리지'(3년 정도 꾸준히 활약해야 그게 본인의 애버리지, 단순히 타자의 타율을 의미하는 게 아님)도 거론했다. "2군에서 500경기 이상, 1군에선 최소 2~3년 이상 꾸준히 해야 한다"라고 했다.


아마도 홍 감독은 송우현이 꾸준히 2~3년 정도 보여주길 기대하지 않았을까. 그만큼 주전 야수로 누구에게나 인정 받는 선수가 되는 건 쉽지 않다. 프로는 당연히 한 자리의 소중함을 알아야 한다. 수 많은 유혹과 자신과의 싸움서 이겨야 자기 자리가 찾아온다.

홍 감독이 조심스러워한 이유가 지난 9일 밝혀졌다. 송우현은 음주운전 혐의를 받는 상태다. 경찰 조사가 끝나야 정확한 결론을 알 수 있다. 일단 송우현은 대리운전을 이용했고, 직접 운전한 기억이 없다고 진술했다.

모든 사실관계가 밝혀지면, KBO와 키움이 차례로 움직인다. 그러나 홍 감독은 10일 고척 KT전을 앞두고 송우현을 올 시즌 구상에서 지웠다고 했다. 사실 관계를 떠나 음주운전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은 것 자체가 일탈이라고 봤다. 그렇게 또 한 명의 기대주가 주전으로 도약할 기회가 사라질 위기다.

음주운전의 해악, 굳이 말하지 않아도 누구나 안다. 프로스포츠 선수를 떠나, 사회인 그 누구도 용납될 수 없다. 역시 감독이 주전이라고 말한 적이 없는 건 이유가 있었다. 한 시즌 69경기에 뛴 야수를 누구도 주전이라고 하지 않는다. 송우현은 정말 주전감이 아니었다.

[송우현. 사진 = 마이데일리 사진 DB]- ⓒ마이데일리(www.mydaily.co.kr).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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