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야구 15년 만에 몰락 2028 LA 올림픽 대책은[아무튼]

2021. 8. 1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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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이데일리 = 장윤호 기자]김경문감독이 이끈 도쿄올림픽 야구 국가대표팀이 미국에 2전 전패, 일본에 1패를 당하고 3~4위전으로 떨어졌을 때 누구나, 굳이 전문가가 아니더라도 ‘설마 도미니카공화국에는 이기겠지’라며 동메달 획득은 낙관했다.

김경문감독과 코칭스태프, 주장 김현수 등 선수단의 생각도 비슷했을 것이다. 일말의 불안감은 있었겠지만 말 그대로 ‘설마?’였다. 그런데 설마가 현실이 됐고 그 충격과 후폭풍이 엄청나다. 후유증이 어떻게 남을지 아무도 예상하기 어려운 상황이 됐다.

과연 재도약의 발판을 마련할 수 있을까? 2006년 WBC 4강이후 세계 정상권에서 15년 만에 몰락의 길로 가는 과정을 되돌아본다. 분명 그 과정에서 제대로 준비하고 대처할 기회가 있었는데 놓치고 말았다.

일본의 경우가 그 예이다. 일본은 위기에 처했을 때 야구계 전체가 힘을 모아 세계 정상급 전력을 갖추는데 힘을 쏟았고 이번 도쿄 올림픽에서 비록 메이저리그(MLB) 대표급은 아니지만 마이크 소시아 전 LA 에인절스 감독이 이끈 미국 대표를 두 번이나 꺾고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프로야구가 세계 정상권에 올라 국제무대에서 처음으로 주목을 받은 때는 2006년 제1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때이다. 김인식감독이 이끈 한국은 4강에 올라 준결승전에서 일본에 0-6으로 졌다. 당시 일본은 결승에서 쿠바를 10-6으로 누르고 초대 챔피언이 됐다.

그리고 다음 무대가 바로 2008 베이징 올림픽이다. 김경문감독의 한국야구 올림픽 대표팀은 베이징 우커송 구장에서 열린 경기에서 9전 전승 무패 행진을 펼치며 금메달을 따냈다. 결승에서 아마야구 세계 최강을 자랑하던 쿠바를 꺾었다. 동메달은 미국이 차지했으며 일본은 준결승에서 한국에 패해 4위에 그쳤다.

한국야구의 황금기가 시작된 듯 보인 이때 일본은 좌절을 맛보고 10년 대계를 세우기 시작했다. 반면 한국야구는 이번 도쿄 올림픽 결과에 나타났듯이 자만에 빠지고 만 것이다.

이듬해도 한국야구의 위세는 대단했다. 2009년 제2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은 1회 대회 4강보다 한 단계 더 올라가 결승까지 진출했다. WBC에서는 계속 일본이 발목을 잡았다. 결승전에서 일본에 3-5로 패해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김인식감독은 1, 2회 WBC의 성과로 ‘국민 감독’의 반열에 올랐다.

그러나 여기까지였다. 2013년 3월 대만 타이중에서 열린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한국은 1라운드 탈락의 좌절을 맛보았다. 한국시리즈 우승팀 삼성의 류중일 감독이 사령탑을 맡았는데 지역 예선에서 무너지고 만 것이다. 약체로 여겼던 네덜란드와의 1차전에서 충격적인 0-5, 영봉패를 당했고 결국 본선 진출 2장의 티켓을 네덜란드와 대만에 내줬다.

제3회 WBC에서는 도미니카공화국이 결승에서 푸에르토리코를 3-0으로 누르고 우승을 차지했다. 1, 2회 대회 우승팀 일본은 준결승전에서 푸에르토리코에 1-3으로 져 결승에 오르지 못했다.

이 시기 한국야구는 국제 경쟁력 상실에 대한 대비를 준비했어야 한다. 일본야구는 푸에르토리코전 패배를 계기로 전력 강화에 더 심혈을 기울였다.

한국야구는 2017년 제4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 예선 라운드를 서울로 유치해 정상 재도전에 나섰다가 더 큰 참패를 당했다. 1라운드 첫 경기에서 야구에서는 무명에 가까운 이스라엘에 1-2로 패하는 등 예선에서 1승 2패로 탈락하고 말았다.

미국은 일본에서 열린 준결승전에서 일본, 결승에서 푸에르토리코를 잡아내고 WBC 첫 우승을 차지해 야구 종주국의 자존심을 세웠다.

제4회 WBC 참패에 마침내 한국야구에 국가대표 전임감독 필요성이 대두됐다. 체계적으로 국가대표 전력을 유지하고 키워야 한다는 판단하에 구본능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가 2017년7월24일 선동열 감독을 초대 전임감독으로 선임했다.

한국야구가 다시 주목받았던 시기는 2018년 인도네시아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 때이다. 한국야구 첫 국가대표 전임감독 선동열감독이 이끈 첫 대회에서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러나 선수 선발 과정이 논란이 되면서 국감장에 서기까지 했던 선동열감독은 국가대표의 명예를 지키겠다고 자진사퇴했다.

여기까지를 살펴보면 사실상 한국야구의 몰락은 이미 예정돼 있었다.아무도 한국야구의 현실에 대해 고민하지 않았고 그 결과 지난 도쿄올림픽에서 이스라엘과의 1차전에 겨우 승부치기로 이겼고 강팀 미국, 일본에는 1승도 못하고 도미니카공화국과의 3~4위전에서도 패했다.

한국야구위원회(KBO 총재 정지택),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회장 이종훈) 그리고 야구인들 모두 패한 선수단을 비난하기만 해서는 안 된다. 모두가 책임이 있고 앞으로 한국야구를 세계정상권으로 재도약 시켜야 할 의무가 있다.

2024 파리올림픽에 야구 종목은 없다. 2028 미국 LA 올림픽에 야구 종주국 미국은 다시 야구를 정식 종목으로 채택할 것이 확실하다. LA 올림픽에 대비해 과연 어떤 계획을 세울지 주목된다.

[도쿄올림픽 참패후 귀국하고 있는 김경문 감독. 사진=마이데일리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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