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IT강국 자화자찬 말고 소프트웨어 선진국서 배우자
어쩌다 이렇게 되었을까. '소프트웨어가 세계를 지배한다'는 말은 10여 년 전부터 있었고, 이제 현실이 됐지만 우리 현실은 아직 암울하다.
정부는 국내 소프트웨어 산업의 문제를 정확히 알고 있다. 그러나 현실은 그대로다. 오랫동안 소프트웨어 산업에 종사해 온 사람으로서 이러한 상황이 씁쓸하기만 하다. 소프트웨어는 머리 숫자만 늘린다고 총량이 커지는 것이 아니다. 심화되는 자본주의의 핵심 경쟁력이다. 이것이 서비스로 진화하고 요즘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플랫폼으로 발전한다.
이제부터라도 소프트웨어에 대한 기본을 갖추어야 한다. 정부는 큰 비용을 쏟아붓는 이벤트식 정책을 멈춰야 한다. 그저 밑 빠진 독에 물 붓기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기본은 무엇일까? 첫째, 정보기술(IT) 분야에 대한 예산을 현재 정부가 생각하고 있는 규모의 2배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 둘째, IT 강국이라고 자화자찬하기보다는 소프트웨어 선진국인 미국과 영국 등에서 배워야 한다. 마지막으로 소프트웨어는 개발과 구축도 중요하지만 더 중요한 것은 유지 관리와 개선을 통한 발전이라는 점을 인식해야 한다. 물론 '지금도 예산이 턱없이 부족해 나누기 바쁜데 소프트웨어만 2배 이상 늘리라니 뜬구름 잡는 소리다' '다른 현안들이 얼마나 많은데 소프트웨어 분야 입장만 생각하나' '관리와 발전이 중요하지 않은 분야가 있느냐'는 식의 반론도 있을 수 있다. 이 정도의 기본조차 갖춰지지 않은 상태라면 차라리 아무런 정책이나 부양책을 시행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시장에는 도움이 된다. 다만 이럴 경우엔 대한민국을 '소프트웨어 중심 사회'니, 'IT 강국'이니 하는 허망한 말씀은 삼가주시길 바란다. 위에서 제언한 기본을 갖추려면 정부는 큰 결단을 내려야 한다. 그 결단은 몇몇 정부부처나 장관급 차원이 아닌 대통령 권한에 가늠하는 선에서만 가능한 결단이라고 사료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기본 조건이 갖춰진다면, 소프트웨어 분야의 고급 인력 양성은 시간문제다. 재주 많은 한국인이 기량을 가장 잘 뽐낼 수 있는 분야가 바로 소프트웨어이기 때문이다. 실제로 많은 한국인이 구글이나 페이스북, 마이크로소프트와 같은 글로벌 소프트웨어 기업에서 핵심 인재로 일하고 있다. 우리나라 안에서 이 같은 기본만 행해져도 글로벌 경쟁력을 갖춘 소프트웨어 기업들이 탄생하는 계기가 될 것이다.
작년 말에는 '의미 있는 진전'이 있었다. 수많은 소프트웨어 산업 관계자들 고언과 노력으로 그 기본을 행하기 위한 소프트웨어 산업진흥법이 전면 개정되었다. 그 안에는 소프트웨어 산업이 직면한 여러 문제들의 원인을 해결할 수 있는 열쇠가 담겼다.
[김학훈 날리지큐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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