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ealth Journal] 변이에 변이..감염 2억명, 사망 425만명 '코로나 미래'는 어디로

이병문 2021. 8. 11. 0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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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수도권을 중심으로 지난달 중순부터 본격화한 4차 대유행이 1~3차 유행보다 훨씬 빠르고 폭넓게 퍼지고 있다. 주범은 '변이 바이러스' 때문이다.

국내 하루 확진자는 10일 0시 기준 지난달 7일(1212명)부터 35일 연속 네 자릿수를 이어가고 있다. 백신주권을 마음껏 행사하는 미국도 하루 확진자가 이달 2일 6개월만에 10만명을 넘어섰고 다음달 중순까지 계속 증가해 하루 최대 30만명의 신규 확진자가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일본은 하루 1만 5000명이 넘는 확진자가 발생하고 있고 폐막한 도쿄올림픽 이후 확진자가 급증하지 않을 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백신접종률이 높은 영국 역시 하루 확진자가 3만명 안팎에서 움직이고 있다.

현재 코로나19의 재유행은 수두와 비슷한 전파력을 가진 '델타변이'가 주도하고 있다. 이는 영국 유래 알파변이보다 전파력이 1.64배 강하고, 입원 위험 역시 2.26배 높은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최근 델타 변이에 'K417N'이라고 불리는 돌기 단백질 변이가 하나 더 생긴 '델타 플러스 변이'가 출현했다. K417N은 베타(남아공발)와 감마(브라질발) 변이에서 발견된 단백질 변이인데, 지금까지 나온 변이 가운데 백신 효과가 가장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전파력이 강한 베타변이의 특성을 물려받아 기존 델타 변이보다 전파력이 더 강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나온다. 전세계 코로나19의 누적 확진자는 이달 4일 2억명을 넘었다. 세계 인구(77억 5284만여명)의 약 2.5%가 확진된 셈이다. 중국 우한(武漢)에서 발생한 '원인 불명 폐렴'으로 세계보건기구(WHO)에 알려진 2019년 12월 31일부터 따지면 약 1년 7개월만이다.

이제 관심은 '코로나19의 미래'이다. 변이 속도가 백신접종 속도보다 빠르지만, 이를 코로나19의 퇴조 과정이라고 보는 전문가들이 많다.

코로나19의 앞날은 저절로 사라지느냐, 아니면 인류와 함께 오래 살아남느냐로 귀결된다. 그 동안 상황을 놓고 보면 사라질 가능성이 거의 없고 독감(인플루엔자)와 비슷한 길을 갈 것으로 보인다. 1918~19년 2500만~500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스페인독감'은 100년이 지났지만 해마다 우리에게 찾아오는 인플루엔자(H1N1) 바이러스로 남아있다.

독일 베를린 대학병원 감염병 전문가(크리스티안 드로스텐 박사)는 "백신접종 이후에도 코로나19는 완전히 극복되지 않고 해마다 겨울에 유행하는 풍토병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올 여름을 지나 4차 대유행이 예상되지만 백신접종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만큼 통제가 될 것이다. 몇년 동안 유행과 퇴조가 이어지겠지만 결국 새로운 풍토병, 혹은 계절병의 단계로 접어들 것"이라고 강조했다. 신의철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 교수는 유튜브에서 "일반 감기바이러스의 하나로 남지 않을까 생각한다"면서 "감기 때문에 사망을 걱정하지 않듯이 결국 코로나19 바이러스도 치명률이 낮은 바이러스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신의철 교수는 1950년대 과학자들이 바이러스(Myxoma Virus·점액종 바이러스)를 풀어 급증하는 토끼 개체수를 줄일려고 했던 호주의 사례를 들어 '코로나19'의 운명을 분석했다. 호주에는 원래 토끼가 없었지만 유럽에 들여온 토끼가 생존력과 번식력이 뛰어나 개체수가 너무 많아졌다. 그래서 인간에게 무해하지만 토끼에게 치명적인 바이러스를 퍼뜨렸다. 처음엔 효과가 좋았다. 숫자가 줄었지만 급감효과는 몇년을 가지 못했다.

그 이유로 △바이러스 유전자의 변화(변이) △토끼 자체 유전자의 변화 △토끼의 면역학적인 변화 등 3가지 이론이 추론됐다. 먼저 바이러스는 변이(유전자 변화)가 잘 생긴다. 치명적인 바이러스는 전파가 잘 안된다. 전파가 되기도 전에 숙주가 죽기 때문이다. 이는 바이러스의 진화론에 근거한다. 따라서 바이러스는 초기 치사율이 높다가 치사율이 낮추는 쪽으로 진화한다. 코로나19 바이러스도 치명률이 계속 줄고 있다. 우리나라의 경우 치명률은 10일 현재 1.00%까지 떨어졌다. 코로나19 치명률은 초기 중국 우한에서 2.3%, 감염자가 폭증했던 유럽 일부에서 5~10%, '람다변이'이 유행했던 남미 페루에서 9.3%에 달했다. 김성권 서울대명예교수(서울K내과 원장)는 "독감 치명률이 0.05~0.1%과 비교하면 무척 높지만, 변이와 백신, 치료경험 축적 등으로 치명률이 서서히 낮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변이의 방향은 종잡기가 어렵다. 인간에게 질병을 일으키는 코로나 바이러스는 총 7종으로, 이중 4종이 감기바이러스(총 200여종)에 포함되어 있고 3종이 사스(SARS·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메르스(MERS·중동호흡기증후군), 코로나19 바이러스 등이다. 코로나19도 감기바이러스와 비슷하게 변이를 일으킬 가능성이 있다. 바이러스는 치명률을 낮춰 숙주(인간)를 사망하지 않게 하고 여러 사람들에게 전파하는 방식으로 변이를 일으키는 것이 생존과 번식에 유리하다. 하지만 이는 하나의 가정이며, 변이가 어느 쪽으로 튈지는 바이러스만이 알 뿐이다.
둘째는 토끼들은 바이러스 변이가 있었지만 저항성이 강한 것들이 살아남았다. 그래서 번식을 빨리하여 바이러스를 극복한 것이다. 이는 우리 인간에게 그대로 적용하거나 기대하기 어렵다. 마지막으로 토끼의 면역항체 형성이다. 동물이나 인간은 바이러스에 걸렸다가 회복되면 중화항체와 T세포(림프구)가 생긴다. 그렇게 되면 다시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거나 걸려도 약하게 앓고 지나간다. 변이가 심해 중화항체가 무력화돼도 T림프구가 바이러스에 감염된 세포를 공격해 중증으로 악화되는 것을 막아준다. 토끼는 백신이 없어도 결국 바이러스를 극복하고 명맥을 이어가고 있다. 하물며 백신이라는 무기를 가진 우리 인간에게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운명은 조만간 결판이 날 것으로 보인다. T면역세포 반응과 관련해 싱가포르 연구팀이 지난해 흥미로운 연구 논문을 발표했다. 2003년도 사스유행때 사스에 걸렸다가 회복한 사람들의 피를 채혈해 T세포 면역반응 여부를 알아봤더니 상당히 강하게 남아있었다. 사스 항체는 1년만에 사라졌을 지 모르지만 T세포면역반응이 17년동안 남아있었다는 얘기다. 17년동안 T세포면역반응, 기억면역반응이 끄덕 없었던 셈이다. 사스는 SARS-CoV-1으로 코로나19의 학술적 명칭인 SARS-CoV-2로 가장 유사하다.

코로나19가 2~3년내 독감과 같이 특별하지 않은 풍토병으로 격하되려면 유일한 대안이 '백신접종'이다. 미국 CDC(질병통제예방센터)가 분석한 백신접종 효과는 감염률 1/8로(87.5%↓), 입원율과 사망률 1/25로(96%↓)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델타변이에 대한 화이자백신의 2회접종 효과는 감염예방 64~87%, 유증상 질환예방 64~88%, 입원 또는 사망예방 93~100% 였다. CNN방송은 CDC 자료를 분석한 결과 백신을 다 맞은 뒤 중증에 빠질 위험과 사망할 위험이 각각 0.004% 미만, 0.001% 미만이라고 보도했다. 최근 변이로 백신접종자의 입원과 사망이 늘고 있지만, 비접종보다 상황이 좋은 것은 분명하다. 미국감염병학회(IDSA)는 집단면역에 필요한 백신 접종률과 관련해 "델타 변이 확산으로 집단면역 기준을 80%이상, 최대 90%까지 근접하도록 상향해야 한다"고 밝혔다.

세계 각국은 이제 공존(共存)을 위한 '탈출구(Exit)'를 찾고 있다. 앞으로 코로나19와 함께 살아야 하는 '위드 코로나(With COVID-19)'시대를 준비하고 방역방향을 전환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이나 유럽은 최근 야구나 골프 등 각종 대회에서 관중들이 '노마스크'로 응원하거나 관람하는 장면들이 TV나 SNS를 통해 전해지고 있다. 영국은 하루 확진자가 3만명을 넘으면서 실내 마스크 착용 방침을 지속하기로 했지만, 일상의 정상화로 방향을 잡았다는 점은 변함이 없다. 싱가포르는 독감처럼 코로나19 확진자의 세부 집계를 중단하고 위중증 환자만 관리하겠다고 발표했다. '근절'보다 '공존'을 선택한 것이다. 또한 백신 접종률이 80%에 달하면 경제·사회 활동과 여행도 전격 허용할 방침이다.

이같은 미국이나 영국, 싱가포르의 방향전환은 높은 백신 접종률 덕분이다. 다만 예기치 않은 변이 바이러스가 출현할 수 있어 공존으로 가는 속도는 조절할 수밖에 없다. 코로나19가 '풍토병'에서 '유행병'을 거쳐 '세계적 대유행'으로 확산되었지만, 이를 뒤집어 풍토병 수준으로 억제하겠다는 영국이나 싱가포르의 방향 설정이 주목을 받고 있다.

김성권 서울대 명예교수는 "우리도 백신 접종률 증가 추이를 봐야겠지만 공존을 모색해야 할 때가 머지않아 올 것"이라며 "물론 코로나19가 없었던 시절로 완전하게 되돌아갈 수는 없으며, 뉴 노멀(new normal)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재훈 가천대 길병원 예방의학과 교수는 "고위험군 접종이 완료되지 않았고 유행상황이 안정적이지 않아 지금 위드 코로나로 가기에 적절치 않지만, 최대한 접종률을 높이고 상황이 안정되면 점차 방역의 패러다임을 바꿔야 한다"고 밝혔다. 오명돈 서울대 의대교수(신종감염병 중앙임상위원회 위원장)도 "코로나19 바이러스도 스페인독감처럼 인플루엔자와 비슷한 길을 갈 것"이라며 "사회 구성원간에 이 바이러스 유행을 어느 정도까지 받아들일 것인지 합의를 이뤄야 하는데, 지금 이 논의가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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