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정의당마저 퇴짜 언론법, '정연주 KBS' 같은 언론 만들려는 것
정의당이 언론 보도로 인한 피해액의 최대 5배까지 징벌적 배상을 물릴 수 있게 하는 언론중재법을 민주당이 일방 처리하려는 것에 대해 10일 “전면 재논의하라”고 했다. 범여권에 속하는 정의당조차 민주당의 ‘언론 봉쇄법’에 심각한 위헌적 요소가 있다고 지적하며 당론 반대 입장을 정한 것이다. 비판 언론의 기능을 무력화하려는 이 법안은 이미 정부 부처 내부에서도 부적절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소관 상임위 법안 심사 소위에 출석한 문체부 차관은 징벌적 손해배상에 대해 “지금 전례도 없다”고 했고, 손해배상의 하한액을 두는 규정에 대해 “정말 이것은 다른 입법례도 없고 너무 지나친 그런 것”이라고 했다. 국회입법조사처는 “해외 주요국에서 언론에 대한 징벌적 손해배상을 별도 규정한 사례는 찾지 못했다”고 했다.
그러나 대선을 앞두고 언론의 입에 재갈을 물려 전면적 통제에 나서겠다는 민주당의 입법 폭주는 가속되고 있다. 민주당은 25일 본회의 통과를 목표로 이날 해당 법안을 상임위에 상정했다. 언론인은 물론 야당과 시민 단체들도 반대하고 있지만 아랑곳하지 않는다. 인터넷과 SNS 인기투표에 따라 정부 광고를 나눠 주는 방식으로 언론사들을 정권 편에 줄 세우겠다는 발상의 미디어바우처법도 곧 강행 처리할 예정이다.
노무현 정권 시절 KBS를 ‘정권 나팔수’로 전락시킨 정연주 전 사장이 방송통신심의위원장 취임사에서 “표현의 자유, 언론의 자유라는 이름 아래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은 채 거짓과 편파, 왜곡을 일삼는 행위에 대해서는 우리 위원회에 주어진 책무를 주저함 없이 다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런 취임 일성을 두고 벌써부터 심의권을 통한 언론 겁박에 나섰다는 우려가 나온다. 사실 거짓·편파·왜곡은 ‘정연주 KBS’의 핵심 속성이었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 당시 국회 본회의장에서 울부짖는 여당 의원들 모습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며 하루 10시간 이상 ‘탄핵 반대 방송’을 했는데 탄핵 반대와 찬성 인터뷰 비율이 ‘31대1′이었다. 시사 프로들에선 87년 북한의 KAL기 폭파 사건 관련 시중의 음모론을 부추기는가 하면, ‘친북 인사’ 송두율, 베네수엘라 독재자 차베스를 일방적으로 미화했다. 모든 언론을 15년여 전의 ‘정연주 KBS’처럼 만들고 싶은 게 이 정권의 속내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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