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민간에도 '김영란법' 적용해선 안 된다
공직자 등이 일정 금액 이상의 선물 받는 것을 금지한 일명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수수 금지법) 시행 이후 농·축·수산업계는 소비 위축으로 큰 타격을 입었다. 김영란법이 규정한 선물 상한액은 음식 3만원, 경조사비 5만원, 선물 5만원(농·축·수산물 10만원) 등이다. 법 시행 이후 서울 서초동 한정식집에는 ‘김영란 세트’가 등장했다. 수입 소고기로 구성된 2만9900원짜리 메뉴로, 김영란법에 저촉되지 않으려는 꼼수다. 농·축·수산물의 선물 상한액이 정해지면서 수입 농·축·수산물이 반사 이익을 얻었다. 소비자들이 선호하는 인기 부위로 선물 세트 구성이 더 수월해졌기 때문이다. 김영란법은 ‘수입 농·축·수산물 장려법’이라는 말이 나왔다.
국민권익위원회가 추석을 앞두고 김영란법의 음식물, 선물 관련 규정 대상을 민간으로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코로나 사태 장기화에 따른 소비 위축과 폭우·폭염 등 기상이변으로 가뜩이나 어려운 농·축·수산업계에 찬물을 끼얹는 조치다. 정부가 공직자도 아닌 국민을 대상으로 선물 상한액을 정하는 등 광범위한 행위 제한을 하는 것을 이해할 수 없다. 특히 이번 추석은 사회적 거리 두기 강화로 비대면 선물 수요가 늘어날 수밖에 없는데, 선물용 판매 준비에 한창인 농·축·수산인에게 큰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코로나 사태와 태풍·수해 등으로 지난해 추석과 올해 설에 한해 농·축·수산물 선물 가액이 10만원에서 20만원으로 임시 상향됐다. 농·축·수산물 선물액 상향이 김영란법 입법 취지를 훼손하지도 않고 청렴 사회 건설에 방해가 되지 않는다는 폭넓은 공감대가 형성되어 내릴 수 있는 조치였다. 앞으로 명절 대목만이라도 선물 가액 상향을 정례화해 침체된 농·축·수산업계에 활력을 불어넣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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