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분의 1토막으로 시작된 한미 연합훈련

원선우 기자 2021. 8. 11. 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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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5일 경기도 동두천시 주한미군 캠프 케이시에서 미군 차량이 대기하고 있다./연합뉴스

한미 연합군은 10일 하반기 연합훈련 사전 연습을 개시했다. 한반도 전시 상황을 가정한 위기 관리 참모 훈련(CMST)이다. 한미는 16~26일 본(本)훈련인 연합지휘소훈련(21-2 CCPT)을 1부 방어, 2부 반격으로 나눠 실시할 예정이다.

훈련은 컴퓨터 시뮬레이션 방식의 지휘소 연습(CPX)으로 진행된다. 전시작전통제권을 가진 폴 러캐머라 한미연합사령관이 훈련 지휘소에서 가상의 한반도 전장 상황에 대처하게 된다. 한미 참모들은 러캐머라 사령관의 지휘에 따라 예하 부대에 지시를 하달하고, 전투 결과를 평가하며 작전을 진행한다. 실제 병력을 기동하는 야외훈련(FTX)은 하지 않지만, 시뮬레이션 형식으로 각급 부대의 지휘관·참모 대비 태세를 검증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번 훈련에선 연합사의 작전 지시를 받아 실제 병력을 운용해야 하는 사단급(해군은 함대급, 공군은 비행단급) 이하 부대 참가가 최소화됐다. 통상 연합 훈련 때는 육해공군과 해병대에서 400~500명 병력이 합동참모본부에 파견되지만, 이번엔 30여 명에 불과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월 훈련 때도 증원 인력이 100여 명뿐이었는데, 이번에 200여 명으로 늘리려다가 오히려 더 줄었다는 것이다. 군 안팎에선 ‘12분의 1토막 훈련으로 무슨 북한 위협에 맞서겠다는 것이냐’는 말이 나왔다.

미군 증원 인력도 코로나 상황을 이유로 최소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한반도 유사시 대규모 미군이 투입되는 전시증원연습(RSOI) 대비 태세도 허물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박근혜 정부 마지막 해인 2016년 8월 한미 을지프리덤가디언(UFG) 훈련 당시에는 한국군 5만여명, 미군 2만5000여명이 참가했다. 육해공군과 해병대의 각급 부대에선 이와 호흡을 맞춰 각종 야외훈련을 실시했다. 정부도 군과 합동으로 비상 상황을 유지하는 한편, 군경 연합 대테러 훈련 등도 대규모로 실시했다.

그러나 UFG는 미·북 정상회담 이후인 2019년 폐지됐다. 정부의 전시 대응 절차를 훈련하는 을지태극연습도 계속 연기되고 있다. 정부 관계자는 “남북 군사 대결이 고조됐던 지난 정부 때와 현재를 비교하는 것은 무리”라고 했지만, 현 정부 출범 이후 민관군의 비상 대처 능력이 떨어졌다는 지적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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