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공장서 일하면서 비정규직만 빼고 제출..발전 공기업 '백신 차별'

신다은 2021. 8. 10. 21: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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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 공기업이 코로나19 백신 우선접종 대상자인 발전소 필수인력 명단을 정부에 넘기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를 제외하고 정규직 노동자만 포함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류호정 정의당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국내 발전 공기업 5개사(한국남동발전·한국서부발전·한국동서발전·한국남부발전·한국중부발전)는 지난달 '코로나19 백신 우선접종을 위해 전력수급상황 담당자의 명단을 파악해 달라'는 산업통상자원부의 공문에 회신하면서 정규직 직원 명단만 포함하고 비정규직 직원은 제외한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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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백신 접종]산업부 제출 백신 '우선접종 필수인력' 명단에 정규직만 포함
충남 태안군 한국서부발전 태안화력에서 숨진 비정규직 노동자 김용균씨를 추모하는 서부발전 직원들의 모습. 태안/박종식 기자

발전 공기업이 코로나19 백신 우선접종 대상자인 발전소 필수인력 명단을 정부에 넘기면서 비정규직 노동자를 제외하고 정규직 노동자만 포함한 것으로 나타났다.

10일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와 류호정 정의당 의원실이 공개한 자료를 보면, 국내 발전 공기업 5개사(한국남동발전·한국서부발전·한국동서발전·한국남부발전·한국중부발전)는 지난달 ‘코로나19 백신 우선접종을 위해 전력수급상황 담당자의 명단을 파악해 달라’는 산업통상자원부의 공문에 회신하면서 정규직 직원 명단만 포함하고 비정규직 직원은 제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은 ‘산업부에 회신한 명단에 자회사·용역·파견업체 직원(계약 1년 이상)을 포함했느냐’는 류호정 의원실 질의에 “포함하지 않았다”고 회신했다.

5개사 개별적으로 보면, 한국서부발전과 한국중부발전, 한국남동발전은 “자회사·용역·파견업체는 포함되지 않았다”고 명확히 밝혔고, 한국남부발전과 한국동서발전은 “교대필수인력을 대상으로 시행했다”고만 답하고 산업부 공문에 비정규직을 포함했는지 구체적으로 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공공운수노조 관계자는 “두 회사의 비정규직 노동자를 통해 확인한 결과, 비정규직이 백신 우선 접종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앞서 산업부는 지난 5월 사회필수인력(필수노동자)에 대해 코로나19 백신 우선 접종을 추진한다고 밝힌 고용노동부 지침에 따라 발전 노동자를 사회필수인력으로 보고 지난달 1일 발전 5개사에 인원 파악을 요청했다.

공공운수노조는 비정규직과 정규직이 사실상 한 공간에서 일하는 발전소 상황을 고려하면 이런 조처가 고용 형태에 따른 차별일 뿐 아니라 방역에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노조는 이날 입장문을 내어 “발전소 현장 비정규 노동자들이 코로나19에 노출돼 감염 사례가 연이어 터져 나오는 상황인데 비정규직과 정규직을 차별하는 발전 5사의 비인간적 행위는 발전소 내 모든 노동자들과 가족의 안전을 위협하는 행위”라며 “산업부도 발전소의 오래된 이중고용 구조와 차별을 모를 리 없으면서 ‘백신 접종에 비정규직을 포함하라’는 한 마디 권고도 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필수노동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백신 우선접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고용 형태에 따른 차별은 계속 제기될 수 있다. 방역당국은 지난달부터 각 지방자치단체에 백신 물량을 배정하고 필수노동자 등 접종 대상을 자율적으로 선정하게 했는데, 생활폐기물 수거 노동자 등 비정규직으로 일하는 필수노동자가 상당하다.

남우근 한국비정규노동센터 정책위원은 “발전 사업장만의 문제는 아니고 보건의료인력 중에서도 비정규직 간병 노동자나 청소 노동자는 우선접종대상에서 빠지는 등 비일비재하게 발생해온 일”이라며 “일상적으로 발생하는 차별 구조가 접종을 통해 재확인되는 것인데 정부가 이를 세심하게 살피지 않은 것은 차별에 대한 감수성이 여전히 떨어진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사업장 내에서 함께 일하는 노동자라면 당연히 모두 접종 대상에 포함돼야 하고 오히려 비정규직일수록 환기가 잘 안 되거나 현장 중심 노동에 투입되는 경향이 있어 가장 불안정한 지위를 가진 노동자가 먼저 접종 대상이 되도록 중앙정부가 지침을 세워야 한다”고 덧붙였다.

신다은 기자 downy@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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