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는 나의 봄'의 정체성, 누가 뭐래도 '힐링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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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N 월화드라마 '너는 나의 봄'(극본 이미나, 연출 정지현)이 저조한 시청률에도 꾸준히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너는 나의 봄'의 시작은 어른이 된 누군가의 어린 시절이다.
이는 '너는 나의 봄'의 작품성을 단순히 시청률로만 재단할 수 없는 이유다.
그럼에도 '너는 나의 봄'은 어떤 이에게는 유의미한 작품이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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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티비뉴스=심언경 기자] tvN 월화드라마 '너는 나의 봄'(극본 이미나, 연출 정지현)이 저조한 시청률에도 꾸준히 마니아층을 형성하고 있다. 이 바탕에는 잔뜩 벌어진 상처를 애써 외면한 채 자라온 어른들을 위로하는 서사가 있다.
'너는 나의 봄'의 시작은 어른이 된 누군가의 어린 시절이다. 매력적인 외모와 강단 있는 성격의 소유자인 강다정(서현진)은 매번 엄마를 탓하며 폭력을 쓰기 일쑤였던 아빠에게서 도망친 과거를 온전히 떨치지 못했다. 유능한 정신과 전문의인 주영도(김동욱)는 형을 살리지 못했다는 죄책감, 형이 세상을 떠난 후 곁을 내어주지 않는 엄마로 인한 아픔을 품고 있다.
강다정과 주영도는 겉으로 봤을 때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사람이라는 점에서 아이러니한 캐릭터다. 이들은 무엇보다 안정적인 사회적 지위를 지녔기에 부족할 것 없는 생활을 영위하고 있다. 매번 재수 없게 나쁜 연인을 만나거나 사랑이 두려워 피하기도 하지만, 채준(윤박)의 죽음을 제외한다면 일상이 무너질 만큼 위협적인 요소가 없는 삶을 유지 중이다.
하지만 강다정과 주영도는 서로를 절실하게 필요로 한다. 만만치 않은 유년기를 보낸 두 사람은 이미 상대의 상처를 이해하고 보듬어줄 준비가 되어 있다. 비록 같은 아픔은 아닐지라도, 두 사람은 필시 어떤 이는 공감하지 못할 과거를 함께 꺼내어 보고 만질 수 있다는 측면에서 필수불가결한 관계다.
이미나 작가는 이러한 인물들의 상처를 과장 없이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다. 특히 극 초반부터 틈틈이 풀리고 있는 강다정의 어린 시절은 '하이퍼리얼리즘'에 가깝다. 가세가 기울자 그토록 사랑했던 아내를 원망하며 술에 의존하는 강다정의 아빠는 한없이 나약하기 때문에 폭력적이다. 이때 강다정의 아빠는 '별나라' 사람이 아니다. '흔하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어딘가에서 들어봤을 법한 '누군가'의 아빠 이야기와도 흡사하다.
그래서 멀쩡해 보이지만 속은 문드러진 강다정의 조심스러운 로맨스는 그 '누군가'에게 힐링을 선사할 수 있다. 사랑하는 사람에게 받은 상처를 사랑하는 사람을 통해 치유받는, 기적 같지만 동시에 현실적인 이야기라서 더욱이 위로할 힘을 갖는다. 이는 '너는 나의 봄'의 작품성을 단순히 시청률로만 재단할 수 없는 이유다.
물론 '너는 나의 봄'의 아쉬운 점도 존재한다. 멜로와 미스터리가 결합된 스토리 라인이 가볍고 자극적인 이야기와 간결하고 스피디한 전개가 인기를 끄는 추세에 부합하지 않고, 한여름에 두꺼운 옷을 입고 등장한 인물들이 계절감을 잊은 듯한 인상을 주며 몰입을 해친다.
그럼에도 '너는 나의 봄'은 어떤 이에게는 유의미한 작품이 될 전망이다. '너는 나의 봄'은 극 중 강다정, 주영도를 넘어 현실의 강다정, 주영도의 성장을 응원하기 때문이다. 이는 '미스터리를 다루면서 왜 힐링로맨스를 표방하냐'는 일각의 비판에 대한 답이기도 하다.
'너는 나의 봄'은 2019년 종영한 JTBC 드라마 '멜로가 체질'을 떠오르게 한다. '멜로가 체질'은 매회 1%대 시청률을 웃돌며 흥행에는 실패했지만 입소문을 타며 '명작'이라는 호평을 받았다. '멜로가 체질'의 역주행 비결은 각자의 아픔을 지닌 서른 살 여자들의 이야기로 공감과 위로를 선사한 데에 있다. 완주를 앞둔 '너는 나의 봄'도 '멜로가 체질'과 같이 두고두고 회자되는 '인생 드라마'가 될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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