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대선 주자들, 경선준비위 권한 싸고 티격태격
[경향신문]
김재원, 경준위에 ‘월권’ 비판
원희룡 “이 대표 관심 끊어라”
이 대표, 휴가 중 김·원에 반격
후보 선출까지 대립 이어질 듯
국민의힘이 대선 경선을 앞두고 ‘만인에 대한 만인의 투쟁’ 양상을 보이고 있다. 이준석 대표와 윤석열 전 검찰총장 간 신경전이 양측 지원세력 간 싸움으로 확전됐고, 다른 대선 주자도 참전했다. 갈등의 밑바닥에는 이준석 대 윤석열, ‘투스톤’의 힘싸움이 흐르고 있다.
국민의힘은 10일 대선 경선준비위원회(경준위) 권한을 두고 쪼개졌다. 윤 전 총장을 우회 지원하는 김재원 최고위원은 이날 경준위가 ‘월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MBC 라디오에서 이 대표가 언론에 공개한 대선 주자 간 ‘부동산 토론회’는 최고위원회의에서 다시 논의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 최고위원은 또 이 대표를 향해 “대선 후보들이 당에 들어오자마자 물어뜯었다”고 했다.
원희룡 제주지사도 이 대표에게 대선 경선에 “관심을 끊으라”고 했다. 원 지사는 경준위에서 대선 경선 프로그램으로 논의된 뮤직비디오 촬영과 당대표의 압박 면접 등을 거론하며 “경준위의 월권”이라고 비판했다. 대선 주자 간 경쟁보다 당대표와 ‘1위 주자’ 간 갈등이 주목받자, ‘윤석열 때리기’에서 ‘이준석 때리기’로 방향을 선회해 싸움에 끼어든 것으로도 해석된다.
휴가 중인 이 대표는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김 최고위원에겐 “최고위원회의에서 의결될 때 아무 말 없다가 갑자기 모르는 이야기인 것처럼 이야기해도 안 된다”고, 원 지사에겐 “(직접) 후보 겸 심판 하시겠느냐”고 대응했다.
경준위는 이날 ‘이준석 안’을 반영해 경선 일정을 발표했다. 서병수 경준위원장은 “경선 룰 이외의 모든 일정과 내용에 관해 전권을 위임받았다”고 밝혔다. 경준위는 오는 18일과 25일 후보자 정책 토론회를 열고, 1~2차 컷오프 과정에 압박 면접과 토론회를 포함시키기로 했다. 본경선 때도 10회의 토론회를 한다. 오는 30~31일 후보 등록을 받는다. 8명을 추리는 1차 컷오프는 다음달 15일, 4명을 가려내는 2차 컷오프는 10월8일 발표한다.
당내 갈등이 복합적으로 표출됐지만, 근본 원인은 이 대표와 윤 전 총장의 힘싸움이다. 경준위에 이 대표 뜻이 반영되는 것으로 비치면서 갈등의 중심에 경준위가 서게 됐다. 경준위는 대선 주자들이 모두 모이는 봉사활동, 회의 등을 기획했다. 이 행사들은 이 대표가 주관했고 윤 전 총장은 모두 불참했다.
이 대표는 대선 후보가 공식 선출되는 11월9일까지 ‘이준석의 시간’ 동안 존재감을 키우려 한다. 윤 전 총장도 ‘후보의 시간’을 기다리며 물러서지 않고 있다. 이 대표는 각종 행사를 기획하며 ‘경선 흥행’을 외치고 있다. 역전의 그림이 될 수 있는 다양한 기회를 마련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윤 전 총장 측은 ‘경선은 이미 끝났다’는 입장이어서 여러 주자가 모이는 행사들에 참여할 인센티브가 없다고 본다.
박순봉 기자 gabgu@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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