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카루스 이야기 - 세스 고딘 [이응광의 내 인생의 책 ③]
[경향신문]
어린 시절부터 노래가 좋았다. 동아리, 밴드, 성가대 등 내 학창 시절은 늘 노래와 함께였다. 고등학교에 진학하면서 본격적으로 성악을 공부했다.
대학 진학과 유학, 콩쿠르와 오디션, 이윽고 성취한 유럽 경력까지, 나는 오직 바리톤 성악가의 길만이 진정한 아티스트의 행보라고 믿으며 살아왔다.
극장 재정비를 계기로 프리랜서 선언을 했다. 유럽 무대와 국내 활동을 병행하기 시작했다. 나는 오페라 외에 그동안 소홀했던 국내외 가곡 등을 보강하며 레퍼토어를 늘리기 위해 노력했다. 그런데 국내 연주회나 방송 출연이 잦아질수록 클래식이 아닌 노래들을 요청받는 경우가 늘어났다.
성악가가 그래도 될지, 얼마나 잘 소화할 수 있을지 걱정이 앞섰다. 대중의 반응이 호의적이라 해도, 향후 교육자로서 제자 양성을 염두에 둔 나로서는 조심스럽고 우려스러웠다.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은 건 이 책을 읽고 나서였다. “아티스트란 기존 질서에 도전하고 용기와 통찰력, 창조성과 결단력을 갖춘 사람이다”라는 문장은 내 갈등에 대한 답변 같았다. 더불어 “용기란 비판에 익숙해지는 게 아니라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이다”를 마음에 새겼다.
그리고 나는 작년부터 여러 장르에 도전 중이다. 국악(아리랑 모음집), 재즈(Moon River), 재즈팝(바람이 부네요), 뮤지컬(춤을 춰요 에스메랄다), 탱고(바친의 소년) 등을 넘나들고 있다. 낯선 경험들이 나를 생동하게 한다.
클래식은 시대를 초월한다는 의미다. 몇백년 전에도 그리고 현재에도 공감할 수 있는 모두의 음악이다.
나는 청중에게 외면받지 않고 감동을 선사하는 가수이기를 꿈꾼다. 노래를 사랑하는 아티스트로서 ‘이응광이 부르면 클래식이 된다’는 소신으로 노래하고 싶다. 이제 나는 ‘무대 위’의 가수만이 아닌, 삶의 중심에서도 진정한 용기를 발휘하는 ‘아티스트’가 될 것이다.
이응광 | 바리톤 성악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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