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폭행 11분은 너무 짧아"..성폭행범 감형해준 스위스 판사
스위스에서 성폭행 지속 시간이 짧았다는 이유로 가해자의 형량을 감형한 판결이 나오자 법원 앞에서 대규모 시위가 벌어졌다.
9일(현지 시각) 영국 데일리메일은 지난 8일 스위스 바젤 항소심법원 앞에서 500여명의 시위대가 시위를 벌였다고 보도했다. 시위대는 11분간 침묵하며 “11분은 길다”, “간단한 성폭행은 없다”, “잘못된 신호를 보낸 건 법원” 등 항소심 법원 판결문을 인용한 팻말을 들고 시위에 나섰다.
이번 시위는 지난해 2월 스위스 바젤의 한 아파트 인근에서 벌어진 성폭행 사건 관련 항소심에서 가해자의 형량을 줄여준 판사의 판결에 대한 항의 표시로 시작됐다.
당시 포르투갈인 A(17)씨와 B(32)씨는 나이트클럽에서 만난 33세 여성을 성폭행했다. A씨는 소년법원에서 아직 형을 선고 받지 않았으나 B씨는 강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최근 항소심에서 1심 4년3개월 형보다 줄어든 징역 3년 형을 선고 받았다.
앞서 B씨는 1심에서 징역 4년3개월을 선고 받아 복역 중이었으나 항소심 재판부는 B씨의 주장을 받아들였다. 리슬롯 헨즈 판사는 “피해자가 나이트클럽에서 다른 남자와 화장실에 들어갈 때 남자들에게 (유혹)신호를 보내는 모습이 목격됐다”며 “B씨 등의 성폭행 전에도 피해자가 아파트 밖에서 유혹하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리슬롯 판사는 “성폭행 지속 시간은 11분으로 상대적으로 짧았다”며 “피해자가 (성폭행으로)영구적인 신체 부상을 입지 않았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피해자 측 변호사는 “실망스럽고 이해할 수 없는 판결”이라며 “‘싫다’는 표현은 ‘싫다’는 뜻일 뿐이며 피해자의 생활 방식과는 상관없이 (싫다는 뜻으로)받아들여야 한다”고 했다.
해당 판결은 스위스 정치계에서도 공분을 샀다. 마르셀 컬럼 바젤 사회민주당 의원은 트위터를 통해 “4년형 선고도 이미 경미했는데 피해자의 행동이 범죄를 야기했다고 암시하는 건 참을 수 없다”고 비판했다. 제로미 레폰드 스위스 국민당 의원은 “우리는 어떤 사회에 살고 있느냐”고 반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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