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궁 안산 '쇼트커트 논란' 조명한 英 BBC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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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 도쿄올림픽에서 한국 양궁 역사상 첫 3관왕을 달성한 안산(20·사진) 선수가 대회 폐막 후에도 해외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에 BBC는 "안 선수는 수많은 모욕을 당했으며, 그중에는 페미니스트라는 낙인도 있었다"고 소개한 뒤 "한국에서 페미니스트는 '남성혐오자'라는 의미로도 쓰인다"고 전했다.
이어 안 선수를 향한 공격이 이어지자 한국 여성들이 SNS에 쇼트커트 인증 사진을 올리는 등 그를 보호하기 위해 나섰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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韓 '유리천장지수' 꼴찌 등 언급
영국 BBC방송은 9일(현지시간) 보도에서 안 선수를 둘러싼 페미니스트 논란, 그리고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의 이른바 ‘쇼트커트 인증’ 운동을 집중 조명했다. 앞서 안산이 금메달을 따며 화제에 오르자 국내 일부 누리꾼은 그의 쇼트커트 헤어스타일을 지적하며 ‘페미니스트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들은 안 선수가 과거 SNS에 쓴 단어 몇 가지를 들어 “남성혐오 의미가 담긴 표현”이란 주장도 폈다.
이에 BBC는 “안 선수는 수많은 모욕을 당했으며, 그중에는 페미니스트라는 낙인도 있었다”고 소개한 뒤 “한국에서 페미니스트는 ‘남성혐오자’라는 의미로도 쓰인다”고 전했다. 이어 안 선수를 향한 공격이 이어지자 한국 여성들이 SNS에 쇼트커트 인증 사진을 올리는 등 그를 보호하기 위해 나섰다고 덧붙였다. BBC는 “한국 여성 수천명이 쇼트커트 인증을 통해 ‘나의 여성성이나 페미니즘은 머리 스타일과 무관하다’고 했다”며 “한국 여성들은 오랜 기간 차별과 혐오에 대항해 싸워왔다”고 강조했다.
BBC는 쇼트커트 인증 운동이 한국 여성운동에 더 큰 변화를 끌어낼 수 있을지에 주목했다. 그러면서 한국 여성 임금근로자의 평균소득이 남성의 63%에 불과한 점, 영국 경제지 이코노미스트가 집계하는 ‘유리천장지수’에서 한국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 29개국 중 9년 연속 꼴찌인 점 등을 언급했다.
미투 운동에 관한 책을 쓰고 있는 정하원 작가는 BBC와의 인터뷰에서 “많은 여성이 자신만의 길을 개척해 나가면서, 특정한 여성상에 맞춰야 한다는 압력에 저항하고 있다”며 “자신에게 가장 편하고 원하는 헤어스타일을 선택할 자유를 외치는 것은 작은 변화 중 하나”라고 말했다.
이병훈 기자 bhoon@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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