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도체 공급난에 8인치 파운드리 부활

전혜인 2021. 8. 10. 20: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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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량용 반도체를 시작으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업계의 수급 불균형이 이어지면서 한동안 외면받아왔던 8인치(200㎜) 반도체 시장이 다시 활황을 보이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과 디스플레이 구동칩(DDIC) 등의 제품이 최근 반도체 공급난의 주요 품목으로 알려지면서 이 제품들이 주로 생산되는 8인치 반도체의 중요성이 다시금 확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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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인치 웨이퍼에 밀려났지만
반도체 품귀현상에 다시 활황
업체들 "추가설비로 수요 대응"
8인치 반도체 파운드리인 DB하이텍 부천공장 전경. <DB하이텍 제공>

차량용 반도체를 시작으로 파운드리(반도체 위탁생산)업계의 수급 불균형이 이어지면서 한동안 외면받아왔던 8인치(200㎜) 반도체 시장이 다시 활황을 보이고 있다.

10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본격화된 차량용 반도체의 부족 사태가 지난 2분기에 정점을 찍고도 상황은 개선되지 않고 있다. 특히 전 세계 곳곳에서 예상치 못한 기후변화와 화재, 코로나19 재확산 등 사고로 글로벌 반도체 공장들의 가동중단이 이어지며 반도체 부족은 자동차에 이어 IT제품과 가전 등으로 번져가고 있는 모양새다.

이 가운데 파운드리 시장에서 과거의 기술력을 활용하는 '숙성(레거시) 공정'으로 알려져 있던 8인치 반도체가 다시 주목받고 있는 분위기다. 8인치 반도체는 12인치(300㎜) 웨이퍼의 도입 후 생산성이 떨어진다는 평가를 받으며 반도체 산업의 메인스트림에서 밀려났다.

그러나 최근에는 스마트폰을 비롯해 IT기기·가전제품들에 들어가는 반도체의 종류가 늘어나면서 반도체 제품의 '다품종 소량생산'이 다시 중요해지고 있다. 특히 마이크로컨트롤러유닛(MCU)과 디스플레이 구동칩(DDIC) 등의 제품이 최근 반도체 공급난의 주요 품목으로 알려지면서 이 제품들이 주로 생산되는 8인치 반도체의 중요성이 다시금 확대되고 있다.

DB하이텍과 키파운드리 등 국내 8인치 파운드리 업체들은 생산 규모를 꾸준히 확대하고 있다. 다만 대규모 증설보다는 공정 효율화와 생산성 향상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반도체업계 관계자는 "8인치 공정의 경우 반도체 장비업체들도 신규 설비 생산을 중단해 대부분의 매물이 중고 장비다"라며 "신규 라인을 구축하는 것보다 추가적인 설비 효율화를 통해 고객사 수요에 빠르게 대응하는 것이 낫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DB하이텍은 지난해 말 기준 월 12만9000장에서 올해 13만8000장까지 생산능력을 확대한다는 방침으로, 내년에도 유사한 규모의 생산능력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DB하이텍은 "지난 2019년 4월부터 팹 가동률 100%를 유지하고 있으며 수주 잔고도 꾸준히 늘어나고 있다"며 "향후 시장 상황도 지금과 유사한 수준의 오름폭을 보일 것으로 기대하고 생산능력 확대를 지속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이닉스반도체(현 SK하이닉스)의 파운드리 사업부로 시작해 두 차례의 독립을 거친 키파운드리 역시 올해 10% 수준의 생산량 확대를 계획하고 있다. 현재 월 8만2000장에서 확대 후에는 9만장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SK하이닉스의 자회사인 SK하이닉스시스템IC는 최근 중국 우시에 설립한 합작법인으로 국내 파운드리 설비를 이전 작업 중이다. 이 회사의 8인치 파운드리 생산능력은 월 10만장 정도로 알려져 있는데, 최근 생산능력을 두 배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삼성전자는 용인 기흥사업장에서 8인치 반도체 월 30만장 생산 규모를 갖춰 국내 최대 생산량을 보유하고 있다. 최근 진행하는 증설 작업은 대부분 12인치 반도체에 맞춰져 있으나, 8인치도 패키징 등 후공정 강화로 생산량을 끌어올린다는 방침이다.

전혜인기자 hye@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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