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K세포 고순도 배양.. 항암 효과 높인다

조이숙 생명연 박사 연구팀은 세포운명 전환기술을 이용해 보다 간편하면서 항암 효과가 뛰어난 '인간 유도 자연살해세포'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생명연 제공

조이숙 생명연 박사

국내 연구진이 인간 체세포에서 면역세포의 일종인 'NK세포'를 고순도로 배양해 항암 치료 효능을 높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앞으로 혈액암과 고형암 등에 높은 항암 효과를 갖는 차세대 항암면역세포 치료제 개발에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은 조이숙 박사 연구팀이 세포운명전환 기술을 이용해 '인간 유도 자연살해세포(drNK)'를 생산하는 기술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

세포운명전환 기술은 자연적으로 확보하기 어려운 고부가가치 인간 세포를 '체세포 운명전환 리프로그래밍 기술'을 통해 생산하는 첨단 줄기세포·재생의료 기술로 주목받고 있다.

NK세포는 암세포나 바이러스 감염세포를 인지해 공격하는 항암면역세포로, 기존 면역 항암제에 비해 부작용이 거의 없고, 암 치료효과도 높다.

현재 NK세포는 말초혈액, 제대혈, 골수, 조혈줄기세포 등을 배양해 얻고 있지만, 세포 공급원이나 NK세포 유도 방법 및 배양 조건 등에 따라 항암 치료 효과가 달랐다. 더욱이 고형암에서는 NK세포 치료 효과에 한계가 있었다. 연구팀은 세포운명 전환 기술을 이용해 인간 체세포로부터 임상적, 산업적 가치가 높은 인간 NK세포와 암특이적 키메릭 항원 수용체(CAR)를 탑재한 자연살해세포를 직접 변환하는 방식으로 고순도, 고기능 drNK세포를 생산하는 데 성공했다.

drNK는 세포 살상과 사이토카인 분비 능력이 뛰어나고, 실험 쥐를 이용한 실험에서 혈액암과 고형암을 포함한 다양한 암세포에 항암효과가 있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특히 복잡한 공정을 거치지 않고 항암 효능이 향상된 'CAR-NK'를 제작할 수 있어 새로운 면역세포치료제의 플랫폼 기술로 활용할 수 있다.

조이숙 생명연 박사는 "이번 성과는 세포운명전환 기술을 이용해 안전하고 치료 효능이 우수한 NK 면역세포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제시했다는 데 의미가 있다"며 "앞으로 NK를 활용한 다양한 난치성 질환의 치료법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결과는 생물학 분야의 국제 학술지 '네이처 바이오 메디컬 엔지니어링(지난 2일자)' 온라인 판에 실렸다.

이준기기자 bongchu@dt.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