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의 돈줄' 쥔 연준, 금리인상 앞서 테이퍼링 '카운트다운'

뉴욕=임동욱 특파원 2021. 8. 10. 19:50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MT리포트] 금리가 오른다, 파티가 끝난다⑤

[편집자주] 이르면 이달 기준금리 인상이 시작된다. 코로나19(COVID-19) 사태와 함께 시작된 '초저금리'의 시대가 저문다. 전 세계적인 '유동성 파티'는 종언을 고할 것인가. 금리인상이 대출이자와 집값, 주가에 미칠 영향을 짚어본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미국의 인플레이션(물가상승)에 세계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미국 중앙은행 격인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금리인상을 위한 조건 중 하나로 내세웠던 고용시장 회복이 이미 가시화하면서 이제 인플레이션까지 현실화되면 금리인상의 모든 조건이 충족된다. 금리인상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지만, 그보다는 테이퍼링(양적완화 축소)이 먼저 단행될 것으로 보인다.

"물가, 모든 것이 오른다"
연준은 최근 급격한 물가상승이 '일시적'인 것이라고 강조하지만, 시장은 '반신반의'하고 있다. '모든 것이 오른다'는 표현이 과언이 아닐 정도로 실생활에서 물가가 크게 오르고 있다. 6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은 5.4%(전년동월대비)를 기록했는데, 이는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8년 7월 이후 최고 수준이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물가상승률도 4.5%에 달했다.

연준은 현 상황에서 5%가 넘는 인플레이션은 일시적인 현상이라는 입장이다. 반도체 수급 문제 등으로 중고차 가격 급등 등이 물가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지만, 얼마 전까지 급등했던 목재 가격이 다시 크게 하락하는 등 인플레를 야기하는 수요와 공급의 불일치 문제가 지속하지는 않을 것이라는 논리다.

하지만 시장 전문가들은 7월 물가상승세도 만만치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단기간에 수급 문제가 해결될 수 없기 때문에 구조적인 인플레가 올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노동력 부족 현상에 주요 기업들은 경쟁적으로 임금을 올리고 있다. 파격적인 인센티브 혜택을 제시하는 기업들도 늘고 있다.

美주택가격 상승속도, 30년래 최고
최근 미국 주택 가격도 30여년 만에 가장 빠른 속도로 오르고 있다. 지난달 27일(현지시간) 발표된 5월 S&P코어로직 케이스-실러 전국 주택가격지수는 전년 동월대비 16.6% 상승하며, 전달(14.6%)보다 가파른 상승세를 기록했다. 이는 지수 집계가 시작된 1987년 이후 34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미국 주택가격은 지난해부터 치솟기 시작했는데, 역대 최저 수준의 금리를 이용해 주택을 구입하려는 수요가 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이같은 수요는 주택 공급부족과 맞물리며 집값을 역대급으로 끌어올렸다.

치솟는 물가를 잡기 위해선 근본적으로 '돈의 가치'를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 중앙은행은 긴축정책을 통해 유동성을 흡수하고, 궁극적으로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카드를 사용한다. 문제는 언제 어떻게 조치를 취할 것이냐다.

미국 연방준비제도
올해 말 테이퍼링, 내년 중 금리인상 가능
시장은 연준이 우선 테이퍼링에 나선 후 금리를 올릴 것으로 본다. 시중에 풀린 막대한 유동성과 각종 파급효과 등을 감안할 때 점진적이고 순차적인 방식을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

연준은 지난해 3월 코로나19(COVID-19) 사태에 대응해 금리를 1.00~1.25%에서 제로 수준으로 내린 후 동결을 유지하고 있다. 또 연준은 시장에 유동성을 주입하고 시장을 부양하기 위해 대규모 채권 매입에 나섰다. 현재 연준은 매달 800억 달러(약 90조원) 규모의 미국 국채와 400억 달러 어치의 주택저당증권(MBS) 등 1200억 달러 상당의 채권을 사들이고 있다.

시장은 연준이 오는 9월 또는 늦가을 정도에 테이퍼링에 대한 계획을 알리고, 연말 또는 내년 초에 이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한다.

연준은 실제로 지난달 정례회의에서 언제 어떻게 자산매입을 줄여야 할지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했다.

조기 테이퍼링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눈에 띄게 늘고 있다. 로버트 캐플런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최근 한 인터뷰에서 "연준의 "대규모 채권매입이 시장의 과도한 위험 감수(excessive risk-taking)로 이어지고 있다"며 "연준이 테이퍼링 시점을 앞당겨 시작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캐플런 총재는 "채권매입이 현재 경제의 공급문제를 해결하는 데 적합하지 않다"며 "테이퍼링 절차를 시작하는 것은 향후 금리인상에 대한 압력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금리인상은 빠르면 내년부터 시작될 수 있다.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위원들이 지난 6월 익명으로 제시한 금리전망(점도표)에 따르면, 연준은 2023년에 2차례 금리인상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위원 18명 중 7명은 내년에 금리 인상이 시작될 것으로 전망했다.

미국의 금리인상 여파는 한국을 비롯한 주변국들에게 상당할 전망이다. 달러화에 대한 수요가 높아지면서 환율이 급격히 움직일 수 있고, 시장금리 상승으로 인한 가계부채 문제도 불거질 수 있다.

[관련기사]☞ '또 그 손가락'…남양주시 시민소식지서도 '남혐' 논란양떼목장 왔다가 '벼락' 맞은 30대…심정지서 극적 회생'찰칵' 제주 해수욕장서 여성 몰래 촬영…50대 공무원 검거[영상] 지옥의 모습…화염 속 휴양지, 그리스 주민 수천명 대피쿠엔틴 타란티노 "나 욕했던 친모, 재산 한 푼 못 줘"
뉴욕=임동욱 특파원 dwlim@mt.co.kr

<저작권자 ⓒ '돈이 보이는 리얼타임 뉴스' 머니투데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Copyright © 머니투데이 & mt.co.kr. 무단 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