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교IT공대위 "직장내 괴롭힘 재발 방지책 마련을"

윤선영 2021. 8. 10. 1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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네이버, 카카오, 넥슨 등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7개 지회로 구성된 수도권 IT위원회가 10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판교IT사업장 직장 내 괴롭힘 방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IT공대위)'를 발족했다.

이들은 지난 5월 네이버 직원의 사망 사건은 개별 사업장의 문제가 아니라 IT·게임 업계 전반의 문제라며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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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도권 IT(정보기술)위원회가 10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본사에서 '판교IT사업장 직장 내 괴롭힘 방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IT공대위)'를 발족하고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윤선영 기자

"포털 사이트에서 검색한 결과 판교역 주변에는 8개의 정신건강의학과가 있는 것으로 확인된다. 거주 단지라기보다는 산업 단지인 판교역 주변에 왜 이렇게 많은 정신건강의학과가 존재하는 것인지 의문이 든다. IT(정보기술)·게임 업계 노동자들의 직장 내 괴롭힘이나 업무 스트레스 때문이라고 밖에 해석이 되지 않는다."(차상준 화섬식품노조 IT위원회 스마일게이트 지회장)

네이버, 카카오, 넥슨 등 민주노총 화섬식품노조 7개 지회로 구성된 수도권 IT위원회가 10일 서울 중구 민주노총 본사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판교IT사업장 직장 내 괴롭힘 방지를 위한 공동대책위원회(IT공대위)'를 발족했다. 이들은 지난 5월 네이버 직원의 사망 사건은 개별 사업장의 문제가 아니라 IT·게임 업계 전반의 문제라며 재발 방지 대책 마련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신환섭 IT공대위 공동대표(화섬식품노조위원장)는 "IT는 정신적인 노동이라는 특성을 갖고 있고 성과를 내지 못하면 권고사직을 하는 게 일반적이다 보니 노동자들이 받는 스트레스가 상상 이상"이라며 "이는 네이버, 카카오는 물론 IT 사업장 전반이 안고 있는 문제로 더 이상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 5월 네이버 소속 한 직원이 직장 내 괴롭힘을 호소하며 극단적인 선택을 한 사실이 알려졌다. 이를 계기로 IT 업계 전반의 문제를 드러내고 조직 문화 개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는 비판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IT위원회가 지난해 판교 지역의 IT·게임 노동자 80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한 결과 응답자의 47.3%는 직장 내 괴롭힘을 경험하거나 목격한 것으로 나타났다.

IT공대위는 직장 내 괴롭힘 피해자 지원과 재발 방지를 목표로 이날부터 변호사, 노무사, 노동전문가로 구성된 IT 전담팀과 함께 오는 9월 말까지 한시적으로 'IT갑질신고센터'를 운영하기로 했다. 기존 갑질119 계정으로 'IT' 말머리를 달아 메일을 발송하면 72시간 전후로 전문가들의 구제방안과 답변을 제공한다. 공대위는 이날 발족식과 함께 판교 곳곳에 홍보 현수막을 설치했다.

경기도와 성남시에 판교 지역의 IT·게임 노동자들을 상대로 한 정신건강 실태조사, 예방·상담치료 기관 설립도 요구했다. 차상준 지회장은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발생하는 문제를 선제적으로 해결하는 것에는 한계가 분명히 존재한다"며 "어떤 부분에서는 회사가 이익을 위해 모르는 척 넘어간다는 일도 있다는 점을 네이버 사례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고 짚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는 고용노동부 특별근로감독 결과에 따른 네이버의 후속 조치를 촉구하는 목소리도 제기됐다. 특히 재발 방지 대책 마련 과정에서 노동조합의 참여를 반드시 보장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오세윤 IT 위원회 네이버 지회장은 "노동부가 형식적으로 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흉내만 내는 게 아니라면 관계 부처와 합동으로 진행하는 주요 IT 기업 대상 간담회에 노동조합의 참여를 보장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윤선영기자 sunnyday72@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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