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은우아버지' 이상수·'우리영식이' 정영식이 말하는 탁구의 매력?
-이상수 "완승 브라질전, 아쉬운 한일전 기억 남아"
-정영식 "역전승 거둔 32강전 잊을 수 없어"
-"랭킹 높은 선수보다 낮은 선수와의 경기 긴장돼"
-탁구는 '전략 스포츠'..복식서는 4명 스타일 모두 파악해야
-"국내 리그 활성화로 후배들에게도 기회 많아져야"
-정신적·심리적 무장 중요해.."우리 탁구 더 발전할 것"
-'우리영식이' 유튜브 도전.."못 해본 것 하고 싶어"
■ 프로그램 : KBS NEWS D-LIVE
■ 방송시간 : 8월 10일(화) 14:00~16:00 KBS 유튜브 등 온라인 채널
■ 진행 : 신지혜·조혜진 기자
■ 연결 : 탁구 대표팀 이상수·정영식 선수
신지혜: 중국을 상대로 엄청난 승부를 보여줬던 남자 탁구 대표팀에 대한 관심도 아주 뜨겁습니다. 그래서 저희가 오늘 준비했습니다. 탁구 대표팀 정영식 선수와 그리고 이상수 선수, 두 선수를 한꺼번에 비대면으로 모시기로 했는데요. 함께 얘기 들어보시죠. 혹시 나와 계신가요?
조혜진: 도쿄올림픽 당시 두 분에게 가장 좀 기억에 남는 경기가 있었다면 뭔지 궁금합니다.
이상수: 많은 대회가 기억에 남는 것 같아요. 8강전 브라질 경기랑 3~4위전 때 일본전 경기가 조금 많이 기억에 남는데 이 8강전에서도 굉장히 어려운 상대들이 많았었고 했는데 좀 선수들이 전부 다 똘똘 잘 뭉쳐서 잘 이겨냈던 것 때문에 좀 많이 기억에 남고요. 3~4위전 때는 아무래도 메달 결정전이기 때문에 메달은 못 땄던 거에 대한 아쉬움 때문에 좀 기억에 많이 남는 것 같습니다.
정영식: 저도 모든 경기가 아직까지도 기억에 많이 남는데 그중에서 아무래도 32강전에서 그리스 선수랑 할 때 지고 있을 때 역전을 한 것 때문에 제일 좀 기억에 남는 것 같습니다.
조혜진: 랭킹이 나보다 높은 선수를 만날 때 그럴 때는 좀 어떤 마음가짐으로 임하세요?
정영식: 아무래도 상대방이 이제 랭킹이 높다는 거를 그만큼 실력이 강하다는 뜻이고 그래서 좀 더 ‘한번 해보자. 할 수 있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요. 그리고 초반부터 좀 강하게 나가서 이기고 가야 좀 승산이 있지 않을까 하면서 초반을 좀 많이 생각하는 것 같아요. 반면, 랭킹이 낮은 선수랑 할 때 좀 부담을 더 많이 느끼는 것 같아요. 꼭 이겨야겠다는 마음 때문에요. 보시는 분들께서 당연히 이기겠지라는 생각을 좀 가지실 것 같아서 좀 부담이 되는 것 같습니다.
이상수: 저도 아무래도 마음가짐이 조금 달라지는 것 같아요. 그런데 랭킹이 높은 선수든 낮은 선수든 일단 해야 할 거를 충실히 다 하면 제가 진다고 생각을 안 하기 때문에 일단 제 기술을 전부 다 발휘하자고 생각하면서 시합에 많이 임하는 편입니다.
조혜진: 탁구가 단식도 있고 복식도 있잖아요. 단체전에서는 단식했다가 복식했다가 이렇게 왔다 갔다 하시던데 이 단식과 복식은 전략적으로 조금 차이가 있죠?
이상수: 일단은 단식은 솔직히 저와 상대만 생각하면 되는데 복식은 네 명의 상대를 전부 다 파악을 해야 하는 것 같아요. 제 파트너도 어떤 걸 좋아하는지, 어떤 플레이 스타일을 좋아하는지에 대해서도 파악을 해야 하고요. 상대방 선수들이 어떤 게 약점이고 어떤 플레이 스타일들을 싫어하는지 이런 거를 좀 많이 생각해서 하다 보니까 조금 더 머리를 많이 써야 하고요. 또, 대신 파트너와 호흡이 잘 맞으면 더 쉽게 경기를 이끌어나갈 수도 있고 또 더 재미있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도 있는 차이가 조금 있는 것 같습니다.
조혜진: 단식과 복식을 볼 때 시청자들이 제대로 즐길 수 있는 팁이 있다면 어떤 팁을 좀 주실 수 있을까요?
이상수: 단식보다는 복식이 조금 더 연결이나 이런 쪽에서 안 되는 부분이 좀 많은 것 같아요. 탁구가 어느 정도 전략이 좀 많이 필요한 게임이고 또 순간순간 머리싸움으로 승패가 좀 많이 갈리는 게임이기 때문에 그런 머리싸움에서 이 상대들이 어떤 걸 싫어하고 또 저희가 그걸 어떻게 공략하는지를 좀 보시면 좀 더 재미있게 시청하실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조혜진: 댓글에서 유튜브 관련해서 질문들이 나오고 있어요, 정영식 선수께. 다음 영상 무슨 영상 찍을지를 물어보셨거든요?
정영식: 제가 유튜브를 그제부터 시작했거든요. 원래 올림픽 하기 전부터 계속 유튜브를 해보고 싶었는데 훈련을 많이 하다 보니까 올림픽 끝나고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요. 그래서 오늘도 아마 영상이 올라갈 텐데 많은 분이 그리스의 지오니스 선수 상대로 역전승할 때 어떤 느낌인지 궁금해하시는 것 같아서 오늘은 그 경기 리뷰를 올릴 것 같습니다.
조혜진: 탁구가 사실 에너지 소모가 되게 큰 운동인데 하다 보면 1시간 넘게 경기를 할 때도 있잖아요. 그러면 그런 경우에는 굉장히 좀 힘들고 순간 아, 오늘은 그냥 좀 그만하고 싶다라는 생각도 드실 것 같은데 그럴 때 자기만의 좀 극복법이 있나요?
정영식: 탁구가 육체적으로도 좀 힘든 운동이지만 정신적으로도 조금 어려운 운동인 것 같아요. 그래서 경기하다가 내가 지금 상대와의 기술 전략에서 너무 할 게 없으면 어렸을 때는 정신적으로 무너진 적이 많았는데요. 최근에는 이 경기의 승패를 떠나서 끝까지 재미있게 최선을 다해보자는 마인드로 하다 보니까 좀 다시 정신적으로 잡을 수 있는 것 같아요.
조혜진: 부단한 훈련과 노력의 어떤 결과물이지 않나 이런 생각도 들고요. 이상수 선수는 준결승전에서 ‘마룽 선수한테 상당한 긴장감을 주는 경기였다’는 평가들이 많습니다. 그때 당시에 전략을 어떻게 가지고 가셨는지 궁금합니다.
이상수: 일단 정영식 선수가 얘기했던 대로 TOP 랭커들은 초반에 많이 긴장을 시켜놔야 조금 심리적으로 제가 이길 수 있다고 생각해서 처음부터 적극적으로 좀 많이 하려고 했던 것 같아요. 또, 마룽 선수가 되게 또 안정적인 탁구를 많이 하기는 하지만 랭킹이 본인보다 낮은 선수들이랑 했을 때는 말 그대로 그냥 안정적인 플레이만 해서 천천히 넘어오는 볼들을 조금 더 공격적으로 플레이해서 상대방을 좀 긴장시켜야겠다고 생각을 많이 했습니다.
조혜진: 공격적인 플레이라는 건 어떤 플레이에요?
이상수: 제가 추구하는 스타일이 약간 ‘닥공’이라고 그러잖아요. 좀 그런 스타일을 많이 추구하기는 하는데 상대방을 긴장시키려고 조금 더 적극적으로 공격을 조금 더 많이 했었던 것 같아요. 일단 상대가 뭐 안전하게 플레이하면 그거를 이제 노리고 있다가 반격을 하든지 이런 쪽으로 게임을 했습니다.
조혜진: 많이 공격적으로, 그러니까 공격의 횟수를 훨씬 더 빈번하게 가져가셨던 것 같습니다. 정영식 선수가 리우에도 나오셨고 도쿄에서도 또 많은 활약해 주셨는데 이번 올림픽 끝나고 ‘해외 탁구를 우리도 배워야 한다’는 말씀을 하셨더라고요. 어떤 의미인지 조금 풀어서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정영식: 그때 후배들한테 해 주고 싶은 질문이 뭐냐고 그렇게 물어보셔서 그렇게 대답을 했는데 제가 생각하기에는 선배님들은 금메달도 많이 따고 우리나라가 엄청 탁구 강국이었잖아요. 제가 생각했을 때 지금 현재 우리나라 남자 탁구는 지금 딱 4위 했듯이 4위의 실력인 것 같아요. 저도 외국 리그랑 외국 대회에 협회나 소속팀에서 많이 내보내 주셔서 외국 기술을 많이 배워왔는데 아무래도 후배 선수들은 아직 이름이 조금 덜 알려져서 외국 리그 같은 데서 좀 불러주지 않을 수도 있잖아요. 그래서 우리나라에서도 그런 탁구 리그가 더 활성화되면 후배들이 좋은 환경에서 경기할 수도 있고, 외국 선수들도 또 우리나라 리그에 초청돼서 온다면 외국 선수랑 교류도 하고 기술을 배우면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 그런 얘기를 했습니다.
조혜진: 이번 올림픽에서도 중국이랑 또 싸우셨고, 마룽한테 힘든 경기를 선사해 주셨는데요. 탁구 보시는 분들은 이렇게 얘기를 하기도 해요, 중국은 난공불락이다.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상수: 물론 중국 선수들이 실력이 좋다는 거는 인정을 안 할 수가 없는 것 같아요. 일단 지금 성적으로만 봐도 그렇고 정말 잘 치는 선수들이 정말 많지만 저는 그래도 저희가 준비한 거, 선생님들도 그렇고 저희 선수들도 굉장히 노력을 많이 하고 있고 또 준비하고 있는 게 많이 있기 때문에 준비한 거를 다 보여준다면 저는 솔직히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많이 하고 있고요. 기술적으로도 중요하겠지만, 정신적이나 심리적으로도 조금 강하게 무장을 해서 이런 큰 대회에서 모든 기술을 다 발휘할 수 있을 만한 심리 상태가 된다면 저는 충분히 우리나라 선수들도 실력이 더 좋아지고 있고 더 발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충분히 이길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을 합니다.
조혜진: 사실 이 올림픽에서 4위를 한다는 거, 세계 4위의 탁구 강국이라는 건데요. 두 분은 앞으로 탁구가 어떻게 나아가야 할지에 대해 아주 많은 고민을 하고 계신 것 같다는 생각이 드네요. 그렇다면 탁구 국가대표가 되기 위해 중요한 자질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정영식: 제가 생각했을 때 탁구는 육체적인 신체조건이나 이런 것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거는 연구를 많이 하는 게 중요한 것 같아요. 예를 들어 몸이 좀 부딪히는 종목일 수도 있고, 근력적으로 엄청 중요한 운동도 많은데 탁구는 한점마다 상대랑 계속 가위바위보를 하듯 수 싸움을 엄청 잘해야 하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연습을 오래, 집중해서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계속 생각을 해서 어떻게 해야 나의 장점을 살리고 단점을 커버를 할 수 있을까? 이런 거를 많이 고민하면서 열심히 했으면 좋겠습니다.
조혜진: 두 분, 선수분들이 멘탈, 정신력에 대해서 굉장히 강조하시는 것 같습니다. 올림픽이 끝난 후 앞으로 두 분의 계획이 좀 궁금해요. 또 앞으로의 목표도 있으실 것 같고요?
이상수: 아직 탁구 선수 생활이 끝났다고 생각은 하지 않기 때문에 올림픽은 4위로 마무리해서 끝났지만, 올림픽을 하면서 또 보완해야 할 점도 나왔고 또 제가 어떤 방향으로 가야 할지가 나왔기 때문에 그걸 좀 많이 보완하고, 제 장점을 좀 많이 살려 나가면서 앞으로 있을 대회들을 좀 더 신중하게, 좀 더 간절하게 준비를 하다 보면 제 탁구가 조금 더 좋아지고 또 앞으로 제가 가야 할 길이 좀 좋아지지 않을까 싶어서요. 앞으로의 계획은 앞에 있는 한 대회에 좀 더 최선을 다하는 선수가 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정영식: 저는 일단 저 8년부터 13년 동안 국가대표를 하면서 제가 하고 싶었던 것들을 참고 절제를 하면서 운동을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 도쿄올림픽이 끝나면 내가 여태까지 해보고 싶었던 것들을 좀 하면서 운동을 해야겠다. 이게 제 목표였던 것 같아요.
조혜진: 가장 하고 싶었던 게 뭐가 있으세요, 그동안 못한 것 중에?
정영식: 유튜브도 해보고 싶어서 지금 바로 시작을 했고요. 그리고 사실 저는 막 친구들도 거의 잘 안 만났던 것 같고 드라마도 보고 싶었는데 그냥 좀 잘 안 보고 그렇습니다.
조혜진: 평범한 일상이 꿈이고 목표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아서 찡하네요, 마음이. 오늘 저희 말씀 여기까지 나누고요. 친구분들, 가족분들이랑 좋은 시간 보내시면서 모처럼의 휴식도 즐기시고요. 다음 한 계단, 한 계단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나서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다.
이상수: 네. 정말 감사합니다.
정영식: 응원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조혜진 기자 (jin2@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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