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해 구제" vs "언론 통제"..'언론중재법' 처리 여야 평행선(종합)

10일 국회 문체위 전체회의 개정안 심사
野 "자기 검열 강제..사실상 언론 통제"
與 "언론으로 인한 피해 국민 구제해야"
12일 추가 회의 열어 재논의..25일 강행 처리 수순

[이데일리 권오석 기자] 여야가 10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언론중재법` 개정안을 놓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국민 피해 구제` 논리를 앞세운 더불어민주당은 `사실상의 언론 통제`라고 주장하는 국민의힘과 팽팽하게 맞섰다. 한 차례 회의를 추가로 열어 머리를 맞댈 것으로 보이지만, 민주당 주도로 오는 25일 개최 예정인 본회의에서 강행 처리하는 수순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도종환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장이 10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문체위는 이날 ‘언론중재 및 피해구제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심의했다. (사진=연합뉴스)

국민의힘은 이날 개정안 처리 시도에 강하게 반발했다.

야당 간사인 이달곤 국민의힘 의원은 “매출액 1만분의 1에서 1000분의 1사이, 기사 열람 차단 청구권, 최대 5배 손해배상 등의 사항은 손을 봐야 한다. 심도 있는 토론이 필요하다”며 “인터넷 신문과 뉴스를 통한 보도에 여러 문제가 있으니 보안된 안을 강구하고 있다”고 신중론을 펼쳤다. 같은 당 윤상현 의원은 “언론 오보에 대한 책임은 민법과 형법에 있는 손해배상죄, 모욕죄, 명예훼손죄로도 충분히 가능하다”면서 “최대 5배의 징벌적 손해 배상, 언론에 자기 검열을 강제하는 것은 사실상 언론 통제가 된다”고 우려했다.

이에 민주당은 피해 구제 제도가 부실하다며 법안 처리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화예술법안심사소위원장인 박정 의원은 “언론을 징벌의 대상으로 삼자는 게 아니라, 언론이 허위·조작 보도했을 때 책임지게 하자는 것”이라며 “언론으로 인해 피해를 받는 국민을 구제하기 위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언론인 출신인 김의겸 열린민주당 의원은 “언론 자유가 국민의 권리와 충돌할 땐, 저울에 달아서 어느 쪽이 무거운지 재봐야 한다”면서 “지난 10년 간 국민이 언론의 피해를 받아 손해배상 소송을 했을 때 얼만큼 배상을 받았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여야 간 주장이 평행선을 달리면서 회의는 이렇다 할 합의 없이 5시간여 만에 종료됐다. 도종환 위원장이 “양당 간사가 접점을 찾기 위한 접촉을 해주면 좋겠다”고 산회를 선포하자, 여당 간사인 박정 의원은 “12일 정도에 다시 전체회의를 열어서 논의하고 그때 쯤은 결정했으면 한다”고 제안했다.

야권의 반발에도 불구하고 민주당은 이달 본회의에서 개정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이다. 앞서 윤호중 원내대표는 오전 원내대책회의에서 “언론중재법은 `가짜뉴스 피해 구제법`이 더 정확한 명칭이다. 이것이 본질이고 전부”라며 “야당이 정쟁몰이로 삼고 언론단체가 집단 행동에 나설만큼 우악스러운 법이 아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권오석 (kwon0328@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