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원급 쿠사마 '호박', 태풍에 날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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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의 현대미술가 쿠사마 야요이(92)의 대형 조각 '호박'이 9호 태풍 루핏의 영향으로 세 동강 난 채 파손됐다.
9일 일본 언론 및 미술전문 외신들에 따르면 일본 시코쿠 가가와현 나오시마 베네세하우스 해변 부두에 설치된 쿠사마의 작품이 태풍으로 바다에 빠져 치명적 손상을 입었다.
'살아있는 가장 비싼 미술가' 중 하나로 꼽히는 쿠사마의 이 작품은 시가 100억 원 정도로 추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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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루핏에 바다에 떨어져 세 동강 나
일본의 현대미술가 쿠사마 야요이(92)의 대형 조각 ‘호박’이 9호 태풍 루핏의 영향으로 세 동강 난 채 파손됐다.
9일 일본 언론 및 미술전문 외신들에 따르면 일본 시코쿠 가가와현 나오시마 베네세하우스 해변 부두에 설치된 쿠사마의 작품이 태풍으로 바다에 빠져 치명적 손상을 입었다. 지난 1994년 설치된 이 작품은 높이 2m, 지름 2.5m의 강화 플라스틱 설치작품이다. 노란색 바탕에 검은색 점이 반복적으로 찍힌 쿠사마의 대표적 아이콘이다.
‘살아있는 가장 비싼 미술가’ 중 하나로 꼽히는 쿠사마의 이 작품은 시가 100억 원 정도로 추산된다. 이호숙 한국미술품감정연구센터 대표는 “쿠사마의 전속갤러리 자체 조사에 따르면 2m 이상 크기의 대형 조각은 70억 원의 구매 예산을 가지고도 1년 이상 기다려야 할 정도로 매물이 없다”고 전했다. ‘부르는 게 값’일 정도의 인기 작가인 데다, 나오시마 미술관의 상징적 작품이라는 점도 작품 가치를 끌어올리는 요소로 평가된다.
이 작품을 소장·관리하는 베네세 박물관 측은 “9일 오전 11시께 강풍과 높은 파도로 인해 고정용 쇠 장식이 빠지면서 작품이 바다로 추락했다”면서 “작품이 세 조각으로 쪼개진 채 해안으로 밀려왔다”고 밝혔다.
한때 구리 제련소가 있던 낙후된 섬 나오시마는 뜻있는 예술가와 건축가들의 협업으로 ‘현대 예술의 섬’으로 탈바꿈했다. 한국 작가인 이우환 미술관도 있는 이곳에서 쿠사마의 ‘호박’은 상징적 예술품으로 사랑받아 왔다.
조상인 기자 ccsi@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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