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금 공약'은 앞다퉈 쏟아내지만..'청년 일자리'는 침묵하는 후보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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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 대선주자들이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현금과 대출지원책을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윤홍식 인하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대선주자들이 현금 공약을 내세우는 건 그만큼 청년들에게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금 공약 자체가 나쁘다고 말할 순 없다"면서도 "그러나 당장의 문제 해결에는 유용하지만 미래에도 계속 현금지원 카드만 꺼내 들면 구조적 문제는 더 심화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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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앞 민생고는 해결되지만.."좋은 일자리 대안도 나와야"
여야 대선주자들이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현금과 대출지원책을 경쟁적으로 쏟아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코로나19 확산으로 민생이 어려운 시기에 현금지원은 필요하지만, 근본적으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동시장과 산업구조를 개혁하는 중장기적인 대안도 함께 내놔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10일 자신의 대표 공약인 ‘기본시리즈’ 중 하나로 ‘기본금융’을 발표했다. 이중 ‘기본대출권’은 대부업체 이용자의 평균 대출금(900만원)과 비슷한 금액을 우대금리보다 조금 높은 조건(현재 기준 3% 전후)으로 10~20년간 대출받되, 마이너스 대출 형태로 수시 입출금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 지사는 이 정책을 20~30대 청년부터 우선 적용한다고 밝혔다. 이 지사는 지난달엔 19살부터 29살 청년에게 보편기본소득 외에 2023년부터 연 100만원을 지급하겠다고 공약한 바 있다.
더불어민주당에서 청년을 겨냥한 현금성 지원 공약을 내놓은 건 이 지사뿐 아니다. 이낙연 전 대표는 군 복무를 마친 청년들에게 3천만원을 지급하는 ‘군 장병 사회출발자금’을 제안했다. 박용진 의원은 비정규직 청년노동자가 7년 일하고 자발적으로 퇴직해도 1년 정도 통상임금 받으면서 재충전할 수 있는 ‘청년 안식년제’를 공약했다.
정세균 전 총리와 김두관 의원도 금액만 다를 뿐 만 20세가 되면 대규모 현금을 주는 공약을 내놨다. 정 전 총리는 정부가 모든 신생아에게 저축 계정을 만들어 주고 스무살이 되면 총 1억원이 쌓이는 ‘미래씨앗통장’을 내놨다. 김 의원도 정부가 신생아에게 3천만원을 지급한 뒤 이를 공공기관에 신탁해 해당 신생아가 만 20살이 되는 해에 6천만원 이상을 나눠주는 구상을 밝혔다.
야권 대선주자 중에서도 원희룡 전 제주지사는 지난 9일 만 18살이 되는 모든 청년에서 1인당 2000만원씩 10년간 사용할 수 있는 ‘청년교육카드’를 약속했다. 유승민 전 의원도 의무 복무를 마친 청년들을 대상으로 주택자금 1억원 한도 무이자 융자 등을 약속했다.
이런 공약들이 나오는 배경엔 취업난이 심각한 20·30대 유권자의 지지를 끌어내기 위함이다. 지난 2017년 대선을 기준으로 할 때 총 선거인 수는 4243만여명으로 20·30세대(19살 포함)가 35%(1489만여명)에 이르렀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정책경쟁을 무조건 ‘포퓰리즘’으로 몰아붙일 필요는 없지만, 현금지원 경쟁 외에 구조적 해결책이 제시되지 않는다는 점을 한계로 꼽는다. 윤홍식 인하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대선주자들이 현금 공약을 내세우는 건 그만큼 청년들에게 필요하기 때문이다. 현금 공약 자체가 나쁘다고 말할 순 없다”면서도 “그러나 당장의 문제 해결에는 유용하지만 미래에도 계속 현금지원 카드만 꺼내 들면 구조적 문제는 더 심화한다”고 말했다. 윤 교수는 “근본적인 문제는 노동시장에서 좋은 일자리를 만들어내기 어려운 구조에 있는 것”이라며 “이를 해결하기 위해선 중장기적 대안도 함께 얘기해야 하는데 어떤 후보도 그 지점을 언급하지 않는다”고 비판했다. ‘세상을 바꾸는 금융연구소’ 한영섭 소장은 “현금지원은 경제적 처우를 일시적으로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지만, 근본적인 해결방안은 아니다. 보편복지라든지 사회보장체계를 강화하는 중장기적인 정책이 나와야 하는데 그런 대목이 보이지 않는다”고 했다.
후보들의 원인 진단과 공약이 정합성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나왔다. 오건호 내가만드는복지국가 정책위원장은 “소득 불평등을 원인으로 꼽으면 저소득층 대상 공약이 나와야 하는데 모두에게 (현금을) 주는 방식으로 공약이 나오는 건 맞지 않는다. 실효성이 약한 인기영합적 정책”이라고 말했다.
서영지 김미나 심우삼 기자 yj@hani.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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