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침표 대신, 쉼표 찍은 김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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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환영 열기 아이돌급 "팬들 사랑 덕에 하나로 싸워"
- "은퇴 발표 아냐… 더 의논해야"…조만간 배구협회장 면담
9일 밤 9시 50분쯤. 도쿄 올림픽 선수단 환영 행사와 여자배구 대표팀 기자회견으로 떠들썩했던 인천공항 도착층이 다시 술렁였다. 행사를 마친 김연경 선수가 빠져나오고 있었다.
"연경 언니! 연경 언니!" "수고하셨어요." 코트 위에선 포효했지만, 팬들 앞에선 부드러운 언니의 미소를 지었다. 하루 종일 서서 기다린 십 대, 이십 대 여성 팬들의 얼굴에도 웃음이 끊이지 않았다. "(저 차) 운전도 잘 해!" 아이돌이나, 뮤지컬 스타의 퇴근 길을 보는 듯 했다.
2011년 12월 그는 이국 땅 터키에서 "바라는 건 조금의 관심"이라며 서운해 했다. 10년 뒤 팬들은 '김연경이 살았던 나라'가 산불 피해를 입자, 자발적으로 묘목을 기증했다. 김연경은 부쩍 커진 관심에 "지금도 실감이 많이 안 난다"고 했다.
이튿날 아침 김연경은 "참 많은 사랑을 받은 거 같다", "어떻게 이 감사한 마음을 전해야 할지 모르겠지만 덕분에 우리가 힘든 순간에도 하나가 돼서 싸울 수 있었다"고 SNS에 적었다. "스포츠는 결과로 보답을 받는다고 생각했지만… 과정이 중요하다는 걸 다시 한 번 느끼게 됐다"며 메달의 아쉬움을 100점 만점 중 단 1점의 감점으로 한 이유도 설명했다.
김연경은 도쿄 올림픽을 끝으로 16년 간의 국가대표 생활에서 은퇴할 것을 암시했다. 동메달 결정전 직후 "사실상 국가대표로 마지막 경기를 뛰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은퇴 발표라는 규정은 거부했다. "더 의논해야 할 부분이고, 단정 지어서 말씀은 못 드릴 것 같다"고 결정을 미뤘다.
반전이 있는 걸까. "집에 가서 씻고 치킨 시켜 먹을 예정입니다." 마침표 대신 우선 쉼표를 찍은 김연경은 이번주 무릎과 복근 등 부상 부위를 검진하고, 코로나19 검사를 받는 등 회복에 전념할 계획이다. 다음달 하순 리그 준비를 위해 중국으로 떠난다. 방송 출연은 약속된 것 외에는 최소화하기로 했다. 인터뷰 요청이 쇄도해 단 한 차례의 기자 간담회 형식으로 갈음할지 검토 중이다. 은퇴 여부에 대한 발표가 담길 수 있기에 그 전에 배구협회장과 면담한다.
hy2@donga.com 이현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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