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주 만에 끊긴 남북통신선..北대화 여지 없애나 [종합]

2021. 8. 10. 1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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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이 후반기 한미 연합 훈련의 사전연습이 시작된 10일 오후 군 통신선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채널을 통한 정기통화에 응답하지 않았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 부부장이 이날 담화를 "위임에 따라" 발표했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의지를 반영한 점, 한미연합훈련 실시가 한국의 "배신적 처사"라고 주장한 점을 들며 "통신선 복원을 무의미하게 돌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한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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北 김여정, '한미연합훈련'·'주한미군' 협상 의제화
김정은, 2018년 당시엔 "주한미군·연합훈련 이해"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한미연합훈련 사전훈련 개시일인 10일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발표한 담화에서 "미국과 남조선군은 끝끝내 정세 불안정을 더욱 촉진시키는 합동군사연습을 개시했다"며 "남조선 당국자들의 배신적인 처사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자료사진. [연합]

[헤럴드경제=문재연 기자] 북한이 후반기 한미 연합 훈련의 사전연습이 시작된 10일 오후 군 통신선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채널을 통한 정기통화에 응답하지 않았다. 한미 연합훈련 실시에 대한 불만인 것으로 풀이된다.

국방부는 이날 "동해지구와 서해지구 군 통신선에서 오늘 오후 4시 정기통화가 모두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통일부도 이날 "오후 5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마감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며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달 27일 남북 간 통신연락선이 전격 복원된 지 2주 만이다.

앞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이날 오전 한미연합훈련의 사전연습 격인 위기관리참모훈련(CMST) 개시에 반발하는 담화를 내. 당초 김 부부장의 담화가 발표된 오전 8시 이후 진행된 남북간 개시통화는 정상적으로 진행돼 북한이 ‘대화의 여지를 놓지 않았다’라는 기대가 나왔다.

그러나 오후 마감통화가 불발되면서 북한이 통신을 다시 끊어버리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김 부부장이 이날 담화를 “위임에 따라” 발표했다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의지를 반영한 점, 한미연합훈련 실시가 한국의 “배신적 처사”라고 주장한 점을 들며 “통신선 복원을 무의미하게 돌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분석한 바 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이 10일 내놓은 한미연합훈련 비난 담화를 이날 오후 북한 전 주민이 보는 조선중앙TV에서도 보도됐다. [연합]

김 부부장은 이날 담화에서 한미 연합훈련을 비판한 데 더해 주한미군 철수를 요구했다. 과거 김일성 주석과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주한미군 주둔을 협상과정에서 인정했던 것과 대조된다. 김대중 전 대통령과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의 회고록에 따르면 김일성 주석은 북미 수교를 조건으로 주한미군을 인정하겠다는 입장을 김용순 당시 노동당 국제담당 비서 등을 통해 전했다. 정의용 외교장관은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겸 대북특사 자격으로 방북해 김정은 위원장을 접견했을 당시 김 위원장이 한미연합훈련과 주한미군의 주둔을 “이해한다”고 말했다고 밝힌 바 있다.

김동엽 북한대학원 대학교 교수는 “과거 한미연합훈련 중단이나 핵위협과 전략자산 반입 비난과는 결이 다른 것으로 보인다”며 “미중대결 구도 속에서 중국의 입장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고 분석했다. 북한이 핵문제를 미중 전략경쟁의 틀 안으로 끌어놨다는 분석이다.

한편, 초대 북미공동연락사무소 소장에 내정됐던 에반스 리비어 전 미 국무부 동아태 부차관보는 김 부부장의 담화와 관련해 “한미 연합훈련과 주한미군을 하나의 바게닝 칩(협상 카드)으로 그 가치를 떨어뜨리려는 전략이 엿보인다”고 지적했다.

앞서 북한은 남측의 대북전단 살포를 문제삼아 지난해 6월 9일 남북 간 통신연락선을 모두 단절했다. 하지만 문재인 대통령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친서 교환을 계기로 13개월 만에 복원했다. 이후 남북은 전날까지만 해도 군 통신선과 남북 공동연락사무소 통화를 매일 두 차례 진행했다.

munjae@heraldcorp.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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