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내가 '지사 찬스'? 윤석열 '사위 찬스'부터 해명"

李 "도지사직 이용해 선거 도움 받지 않겠다"
윤 전 총장 측 "지사직 갖고 마음은 콩밭에"

[이데일리 이선영 기자] 더불어민주당 대권주자인 이재명 경기도지사가 자신을 ‘지사 찬스’라며 비판하고 나선 국민의힘 대권주자 윤석열 전 검찰총장을 향해 “본인의 ‘특검 찬스’ ‘사위 찬스’부터 해명하라”고 반박했다.

이재명 경기도 지사, 윤석열 전 검찰총장 (사진=연합뉴스)

10일 이 지사는 페이스북을 통해 자신에게 불거진 ‘지사 찬스’ 논란과 관련해 “도민들께서 위임한 권한으로 자리만 지키는 것이 아니라 도민을 위해 불철주야 노력하고 있다”며 “경기도지사직을 ‘유지’하는 게 아니라 ‘수행’하고 있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찬스라는 말은 나쁜 뜻은 아닌데, 실력의 뒷받침 없이 유리한 것만 이용한다는 의미로 쓰는 것에는 동의할 수 없다”며 “도지사직 기회를 놓치지 않기 위해 열심히 노력했고, 도민들이 도정 지지율 1위로 인정해줬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이 지사는 “윤석열 후보는 국정농단 특검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을 불구속 수사하려고 했다고 말했고, MB 특검 때는 이명박 전 대통령의 다스 사건을 무혐의 처분했다”며 “사위가 검찰총장으로 있을 때는 수사도 받지 않던 장모가 검찰총장 사직 후 곧바로 구속수감 됐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이 위임한 지위를 ‘특검 찬스’로 이용해 명성을 쌓고 위법과 불법을 눈감아 주고 윤 전 총장이 장모에게 ‘사위 찬스’가 된 건 아닌가”라며 “윤 전 총장은 이에 대한 입장을 먼저 분명히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지사는 “저로서도 도지사직과 후보 활동을 병행하는 것은 힘든 일이고, 선거운동 제한으로 불이익도 많다”며 “그러나 도지사직을 이용해 선거에 도움 되게 하는 일은 없을 테니, 그런 걱정은 안 해도 좋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윤 전 총장은 지난 9일 김기흥 부대변인을 통해 이 지사가 경기도지사직을 포기하지 않고 경선에 참여한 것을 두고 ‘지사 찬스’ 비판을 제기했다. 김 부대변인은 “국민을 바보로 아는가”라며 “지사직을 갖고 있지만 마음은 콩밭에 가 있지 않은가”라며 이 지사를 향해 일갈했다.

이에 원희룡 전 제주도지사도 10일 진행된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와의 인터뷰에서 이 지사를 저격하며 “경선과 도정을 함께한다는 것은 경험상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어 “억지로 가능한 것처럼 도지사로서 갖고 있는 예산, 인력, 홍보 수단 등 자원을 활용하는 것은 소위 ‘지사 찬스’를 이용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원 전 지사는 최근 대선 경선에 집중하기 위해 지사직에서 공식 사퇴했다.

이선영 (bliss24@edail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