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훈련 시작날..남북 연락통신선 정기통화 끊겼다
[경향신문]
북한이 후반기 한·미연합훈련의 사전연습이 시작된 10일 오후 군 통신선과 남북공동연락사무소 채널을 통한 정기통화에 응답하지 않았다. 한·미연합훈련 실시에 대한 불만인 것으로 보인다.
국방부는 이날 “동해지구와 서해지구 군 통신선에서 오늘 오후 4시 정기통화가 모두 이뤄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남북 간 통신연락선이 지난달 27일 전격 복원된 이후 14일 만에 다시 불통 상황을 맞은 것이다.
통일부도 “오후 5시 남북공동연락사무소 마감통화가 이뤄지지 않았다”면서 “이와 관련한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북한은 남측의 대북 전단 살포를 문제삼아 지난해 6월 9일 남북 간 통신연락선을 단절했다가 13개월 만에 이를 복원했다. 이후 남북 군사 당국은 오전 9시와 오후 4시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을 통해 두 차례 정기적인 통화를 하고 있다. 북한은 함정 간 국제상선공통망(핫라인)도 응답했지만, 이 역시 앞으로는 응답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서해지구 군 통신선은 남측이 북측에 보내는 대북 전화통지문을 발송하는 통로로 이용됐다. 서해지구와 동해지구에는 각각 3회선의 통신선이 구축돼 있다. 2002년 9월 17일 남북 군상황실 간 통신선을 설치키로 합의한 뒤 같은 달 24일에는 서해지구에, 이듬해 12월 5일에는 동해지구에 각각 설치됐다. 광케이블인 통신선은 직통전화 1회선, 팩시밀리 1회선, 예비선 1회선 등으로 구성되어 있다. 2009년 12월 22일 서·동해지구에서 동케이블을 광케이블 통신망으로 연결하는 공사를 완료했다.
앞서 김여정 북한 노동당 부부장이 이날 오전 하반기 한·미연합훈련의 사전연습 격인 위기관리참모훈련(CMST) 개시에 반발하는 담화를 냈지만, 오전 9시에 남북 간 개시통화는 정상적으로 진행된 바 있다.
김 부부장은 담화에서 “미국과 남조선군은 끝끝내 정세 불안정을 더욱 촉진시키는 합동군사연습을 개시했다”며 “남조선 당국자들의 배신적인 처사에 강한 유감을 표한다”고 밝혔다. 이어 “반드시 대가를 치르게 될 자멸적인 행동”이라며 “거듭되는 우리의 경고를 무시하고 강행하는 미국과 남조선 측의 위험한 전쟁 연습은 반드시 스스로를 더욱 엄중한 안보 위협에 직면하게 만들 것”이라고 경고했다.
박성진 안보전문기자 longriver@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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