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만의 재개 KBO 리그, 각오와 활력보다는 사과와 안타까움이 채운 그라운드 [스경X현장]
[스포츠경향]
딱 한 달 만에 재개된 KBO 리그. 야구장을 찾는 모든 관계자들의 표정은 코로나19 거리두기 4단계 격상으로 비어버린 관중석의 모습처럼 황량했다. 길게는 한 달 만에 만난 서로의 모습에서 그동안의 안부를 찾는 일이 쉽지 않았다. 가장 중요한 화두였던 한국 프로야구의 현재 모습이 ‘안녕’하지 않기 때문이다.
한 달 만에 시즌에 나선 KBO 리그 각 팀의 수장들은 10일 연신 사과를 하느라 바빴다. 고척에서 기자회견에 나선 키움 홍원기 감독은 한현희와 안우진의 방역수칙 위반 술자리 파문에 이어 지난 9일 송우현의 음주운전 사고까지 나오면서 참담한 표정으로 고개를 숙였고, KT 이강철 감독은 도쿄올림픽 동메달결정전 도미니카공화국과의 경기에서 껌을 씹는 모습이 중계 카메라에 잡혀 논란이 된 팀 선수 강백호와 관련해 “소속팀 감독으로서 죄송하다”고 말했다.
창원에서 NC 이동욱 감독은 술자리 파문의 당사자 소속 구단으로서 “10년 전 창단 당시의 절실한 모습을 갖겠다”고 다짐했고, 광주에서는 KIA 맷 윌리엄스 감독이 대마초 반입 혐의로 전날 퇴단한 애런 브룩스 사태와 관련해 안타까운 심정을 밝혔다. 대구에서는 소속 선수가 도핑의혹에 휩싸인 김태형 감독이 “선수 본인이 억울해 하고 있다”고 답답해했다.
유례없는 선두 싸움에 힘입어 좀 더 활기찬 모습으로 후반기를 맞으려 했던 현장의 각오는 ‘올림픽 브레이크’ 기간 말미에 터전 각종 사건·사고로 얼룩져 결국 사과와 안타까움, 답답함으로 바뀌고 말았다.
무슨 말을 해도 변명밖에 되지 않는 상황에서 현장의 목소리는 앞을 내다보기 쉽지 않았다. 당장 이번 도쿄올림픽을 통해 드러난 대표팀의 전력약화 등 대표팀의 운영방안 그리고 국제경기와 리그의 스트라이크 존 적응문제 등 현안에 대해서도 쉽사리 말을 꺼내지 못했다. 현장에서는 “내 사견이 또 혼란을 줄 수 있다. 굉장히 조심스러운 이야기”라는 입장이 오갔다.
지난달 중순부터 시작된 코로나19 1군 확진자 사태 이는 NC의 박석민, 박민우, 권희동, 이명기 등 선수들의 방역수칙 위반 술자리 파문으로 옮겨갔다. 이는 결국 두산 등 구단의 확진으로 이어지더니 키움 한현희와 안우진, 한화 주현상과 윤대경의 일탈을 드러냈다. 이 과정에서 한현희와 박민우가 태극마크를 내려놨으며 첫 단추를 잘못 꿴 야구대표팀은 결국 6개팀 중 4위의 성적으로 대회를 마쳤다.
이 상황에서 선수들의 태도와 관련한 논란이 확산됐다. 이 논란이 가라앉기도 전에 키움 송우현의 음주운전, KIA 브룩스의 대마초 반입, 두산 선수의 도핑의혹 등이 연거푸 불거졌다. 후반기를 시작하는 KBO 리그는 팬들의 관심과 사랑, 그 근간을 위협받는 상황에서 여정을 시작하게 됐다.
한국 프로야구의 미래, 10일 현장에서는 당장 찾을 수 없었다. 하지만 팬들의 관심과 사랑이 KBO 리그의 뿌리임을 부정하는 이는 없었다. 사건 당사자들을 올시즌 전력구상에서 사실상 제외한다고 밝힌 키움 홍원기 감독은 “우리는 프로다. 팬들이 없는 리그는 의미가 없다. 이런 일들로 팬들을 잃고 관심이 떨어진다면 리그의 존재가치가 떨어진다”며 “선수들에게 그라운드에서 최선을, 야구 외적으로도 타의 모범이 되는 사회인으로서의 의무감을 재차 귀가 따갑게라도 강조하겠다”고 말했다.
KT 이강철 감독 역시 “여러가지로 후반기 시작을 부담을 갖고 시작하는 것은 맞다.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을 갖고 게임에서도 생활방식에서도 한 번 더 생각한다면 실수가 줄어들 것 같다”며 “앞으로 꾸준히 좋은 경기력 보이고, 야구장 밖 생활에도 최선을 다한다면 팬 분들이 다시 결정을 해주시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고척|하경헌 기자 azima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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