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큐] '종말의 날' 같은 화마..기후변화로 잇따르는 재해

YTN 2021. 8. 10. 1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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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행 : 안보라 앵커

■ 출연 : 김지석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전문위원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앵커]

화마에 둘러싸여 힘겨운 사투를 벌이고 있는 소방관들의 모습입니다. 현실은 영화보다 더 참혹합니다. 그리스에서는 최소 4백여 곳에서 산불이 나고 특히 에비아 섬에서는 주민과 관광객들이 배를 타고 탈출하는 등 마치 종말의 날 같은 불안한 상황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유럽과 북미 지역에 잇따르는 대형 산불, 피해 규모도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는데요. 기상학자들은 세계 곳곳에서 나타나고 있는 극심한 폭염과 가뭄도 모두 기후변화로 인한 재해로 보고 있습니다.

김지석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전문위원 화상으로 연결해 자세한 내용 알아보겠습니다. 그리스와 터키 등 남유럽 지역을 덮친 거대한 산불, 2주 가까이 계속되고 있습니다. 기후변화와 관련이 깊다고요?

[김지석]

지금 지구 온난화로 시작되는 건데 그럼 온도가 올라가잖아요. 그러면 습기가 점점 날아가버리고 굉장히 건조해집니다. 그러니까 장작도 바짝 마른 상태에서 잘 타잖아요.

그러니까 불은 스파크라든지 바베큐라든지 담배꽁초 이런 것 때문에 날 수 있어요. 예전에는 그렇게 나도 습기가 있고 그러니까 억제가 됐거든요. 그런데 이제는 통제 불능으로 빠져서 이렇게 당국이 대응을 못하고 있는 거죠.

[앵커]

뿐만 아니라 북미 지역과 시베리아에서도 산불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상황인데 시베리아에서도 이상 고온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겁니까?

[김지석]

사실 뉴스를 많이 보시는 분들은 모스크바가 굉장히 폭염이 나서 수영복 입고 있는다든지 이런 게 있었는데 그러니까 북극 쪽에 가까울수록 더 온도가 상승이 빠르거든요.

그러다 보니까 시베리아 쪽에 사실 2019년도에도 큰 불이 났었는데 다른 소식에 묻히고 거기 사람이 별로 안 살아요. 그래서 그냥 넘어갔는데 지금도 한 달째 타고 있습니다. 그리고 거기는 소방 장비라든지 그런 게 거의 없거든요.

그래서 최근에야 러시아 정부가 군대를 파견했는데 도움은 되지만 사실 군대가 불을 끄는 데 특화된 조직은 아니다 보니까 여전히 안 잡히고 계속 타고 있고 사실 이런 불은 겨울을 나기도 합니다.

그러니까 타다가 밑에 있는 낙엽 같은 걸 태우면서 있다가 눈이 쌓이면 그 안에서 불씨가 남아 있다가 눈이 녹으면 그 해를 넘겨서 또 타기도 하거든요.

그래서 이런 건 예전처럼 춥고 예전처럼 눈이 많이 내리고 하던 때는 없던 현상이죠. 그래서 계속 타다가 어느 순간 꺼지긴 꺼질 수 있는데 내년에 또 타오르고 이런 식으로 반복되고 있습니다.

[앵커]

정말 피해를 가늠할 수도 없는 상황으로 해석이 됩니다. 그런가 하면 미 서부와 캐나다에서는 이상폭염이 나타났습니다. 기온이 49.6도까지 오르기도 했는데 이 역시 기후변화와 관계가 깊은 거겠죠?

[김지석]

이거는 사실 기후변화를 경고하던 과학자들도 깜짝 놀란 현상인데요. 왜냐하면 지금 기후변화 진행 속도는 예상대로 가고 있는데 지역적으로는 여러 가지가 맞아떨어져서 굉장히 심해지는 것에 대해서는 예측을 못 했거든요.

그래서 제가 약간 농담 반 진담 반으로 캐나다 쪽으로 이민 가야겠다, 너무 더워지니까. 그랬었는데 그 캐나다, 굉장히 북쪽에 있어서 시원한 곳에서 49.6도가 가버리면서 마을도 하나 완전히 다 불타버리고 산불도 많이 나고 그리고 인명피해도. 그쪽에는 에어컨 같은 것도 거의 설치가 안 돼 있거든요.

그래서 700명 정도 사망하고요. 또 농작물도 피해가 많고요. 그런 상황입니다.

[앵커]

그렇군요. 이 같은 기상이변이 계속된다면 결국 지구 생태계도 심각한 위협을 받게 될 것이 자명한데 현재 생태계는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받고 있는 겁니까?

[김지석]

일단 멀쩡한 나무들이 나름대로 버티다가 한꺼번에 다 타버리는데 나무 개수를 따지다 보면 어마어마한 수고요. 기억하실 것 같은데 호주 같은 경우는 거의 6개월 동안, 산불이 났었어요, 작년에. 그래서 그때 죽은 파충류, 포유류의 동물들을 계산해 보니까 10억 마리 정도 죽은 것 같다라고 하고 코알라는 멸종 위기로 가는 거고. 여기서 한 가지는 동물들도 피해를 많이 보지만 사람들이 지금 피해가 굉장히 많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기후위기의 초입이에요. 아직 본격적으로 시작 안 했다고 보셔도 되거든요. 약간 맛을 보기 시작한 건데 그런 면에서는 생태계 걱정도 해야 되고 농작물도 걱정해야 되지만 사람의 생존과 직결되는 식량 문제도 고민할 때입니다.

[앵커]

생태계 파괴의 초입이라는 점이 상당히 우려스럽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의 경우도 폭염으로 고생 중인데 이것 역시나 기후변화로 인한 기상이변으로 봐야겠습니까?

[김지석]

네, 이거는 사실 이산화탄소, 석탄, 석유, 천연가스를 쓰면 배출되는 이산화탄소가 온실가스 역할을 해서 온도를 높이는 건 명확한 거거든요. 물리법칙에 나오는 거기 때문에. 우리나라도 지구에 있지 않습니까?

지금도 양식장에서 물고기도 죽고 양계장에서 닭들도 죽고 사람도 일하다가 죽는 사람도 있고. 그래서 마찬가지로 올라가는데 우리나라가 평균적으로 온도 상승에 비해서는 조금 더 높이 올라가는 편이에요, 한 1.5배 정도. 그래서 지금도 야외에서 일하시는 분들 너무 힘드시고. 우리도 피해를 당연히 보죠.

그런데 한 가지는 직접적으로 피해 보는 것도 있지만 간접적으로 우리나라가 석탄을 많이 때서 전기를 만들어서 물건을 만들고 하는데 그런 거에 대해서 해외에서 그런 기업에 대한 투자를 안 하겠다거나. 한전 같은 경우는 이미 투자 금지대상이 돼버렸거든요, 일부 투자사에서. 그리고 지금 반도체나 이런 것도 태양광풍력소에서 왜 안 만드냐라고 압력을 받고 있고. 그래서 우리나라가 해외에서 식량도 많이 수입해오고 해외 물건을 많이 팔아야 되는데 그쪽에서 아마 더 먼저 큰 타격이 올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앵커]

지금 기후변화 전문가들의 의견을 살펴보겠습니다. 올해부터 2040년 사이에 지구의 온도가 1.5도씨 오를 것이다, 이런 예상을 했거든요. 이게 구체적으로 어떤 영향을 미칠까 궁금한데 지구가 뜨거워질수록 이런 기상이변이 더 잦아지고 더 심해진다 이렇게 봐야겠죠?

[김지석]

그러니까 예를 들어 10년에 한 번 정도 오는 더위나 이런 게 10년에 한 세 번, 네 번 정도 오게 되고요. 50년에 한 번 있을까 말까 한 더위가 50년에 한 서너 번으로 늘어나는데 그것도 더 세게 늘어나고요.

그래서 되게 안타까운 건 3년 전에 보고서가 나왔을 때, UN에서 2030년에서 2050년 사이에 1.5도 넘어갈 수 있겠다 했는데 이번에 나온 보고서에서는 2021년. 그러니까 올해가 될 수도 있고 올해에서 2040년 사이에 1.5도를 넘어갈 수 있겠다라고 나오니까 어떤 분들은 환경단체나 과학자들이 너무 겁주는 것 아니냐라고 생각할 수 있는데 오히려 사실 굉장히 조심스럽게 말을 하기 때문에 진행이 훨씬 빠르거든요.

그래서 어제 나왔던 보고서 같은 경우는, 갑자기 한 3년 만에 10년이 먼저 온다고 하니까 긴장을 훨씬 더 많이 해야 되는 상황입니다.

[앵커]

말씀하신 것처럼 진행도 빠르고 이미 저희가 겪고 있는 부분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나라도 폭염이라든지 산불, 집중호우, 산사태, 이런 자연재해로부터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겠군요?

[김지석]

이미 겪는 분들 겪고 계시고 특히 농민들은 직격타를 맞으시고 밖에서 일하시는 분들도 그렇고. 그런데 제가 다시 한 번 강조드리고 싶은 건 그런 피해도 물론 있고 조심해야 되고 지금도 피해 구제가 필요하지만 우리나라 경제에 석탄, 석유, 천연가스를 많이 쓰는 그런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투자 기피 대상이 되고 그다음에 수출할 때도 탄소국경세라는 걸 때려맞아서 그래서 그 부분이 아마 더 빨리 타격이 올 수 있기 때문에 생태계나 자연재해 문제라고만 보지 마시고. 왜냐하면 그 부분은 GDP에서 보면 작게 나타나거든요.

그래서 간접적인 피해가 오는 것을 크게 보셔야 된다는 것을 다시 한 번 강조를 드립니다.

[앵커]

결국에는 지구가 뜨거워지는 것을 조금이라도 늦추는 것이 과제일 텐데 지금 가장 시급한 대책은 무엇이라고 보십니까?

[김지석]

이게 저도 환경단체에서 일을 하고 있지만 이게 환경 문제를 많이 벗어나는 거거든요. 그래서 해외에서는 사실은 무슨 경제 기관 이런 데서도 많이 얘기하고 있고요. 그래서 이거는 전쟁이라고 생각하셔야 돼요.

외계인이 쳐들어와서 이거를 물리치지 못하면 지구는 파괴된다라고 생각하고 그러면 대선후보라든지 큰 기업이라든지 그다음에 그런 데서 나서서 이거는 정말 외계인의 침공에서부터 국가와 지구를 구하기 위한 차원으로 생각해서 자원과 인력을 좀 많이 쏟아부어서 빨리 움직여줘야 되는 상황입니다.

그래서 이걸 개인 실천 문제라든지 아니면 소소한 작은 행동, 이런 걸로는 안 된다고 인식하고 대선후보들, 정부 그다음에 큰 기업들, 금융기관들이 정말 눈을 뜨고. 해외는 이미 그렇게 돌아가고 있거든요.

그래서 그렇게 대응을 좀 해야 되고, 그러기 위해서 앞으로 이런 인터뷰에서는, 물론 저도 말씀드릴 수 있겠지만 한국은행 총재라든지 아니면 삼성전자 총수라든지 이런 분들한테도. 대선주자들, 특히. 어떻게 할 거냐라고 묻지 않으면 우리가 그리스 시민들처럼 될 수 있는 겁니다.

[앵커]

지금부터라도 지구 온난화를 막기 위한 근본적인 대책 실천이 필요해 보이고 지금 당장 나 개개인이 할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 고민해 보고 찾아보고 실천하는 그런 자세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김지석]

한마디만 말씀드리자면 개개인이 할 수 있는 건 거의 없습니다. 그러니까 지금 해야 되는 일은 태양광 풍력을 대량 설치하는 것하고 전기차로 100% 전환하는 것, 이런 것들을 10년, 15년 안에 해야 되거든요.

그러니까 이건 이미 해결책은 나와 있어요. 마스크랑 백신이 팬데믹에 필요한 것처럼. 그런데 그거를 그런 이슈로 생각하지 않고 자꾸 그런 해야 되는 것들을 자꾸 기피하고 태양광, 풍력 이런 거 환경파괴 아니냐 이런 기피하고 전기차 별로 안 좋다던데. 이렇게 돼버리면 저희도 그리스처럼 되면서 저렇게 되는 거고요.

그래서 인식이 개개인의 실천에서 할 수 있는 게, 지금도 그리스에서 사람들이 노력하지만 안 되지 않습니까? 그래서 이거는 큰 시스템적인 변화를 해야 되기 때문에 국가적인 차원에서 국가 지도자가 나서야 되는 문제라는 거 제가 정말 다시 한 번 강조드립니다. 그렇게 인식하지 않으면 해결 안 됩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지금까지 김지석 그린피스 기후에너지 전문위원과 함께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오늘 말씀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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