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해 예고? 교황 앞으로 보내진 의문의 총탄

이탈리아 경찰, 밀라노서 총탄 3발 담긴 우편물 압수
바티칸 '재정 운영' 메시지도.. "발신자 신원 확인 중"

프란치스코 교황이 8일 바티칸 성베드로광장 앞에 있는 집무실 발코니에서 강론하고 있다. 바티칸=AP 연합뉴스

프란치스코 교황을 수신인으로 지정한 괴우편물이 발견돼 이탈리아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문제의 우편물 속에는 권총 탄알 3발과 바티칸의 재정을 언급하는 쪽지가 담겨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9일(현지시간) 이탈리아 일간 코리에레델라세라에 따르면, 이날 새벽 이탈리아 밀라노 페스키에라 보로메오 우편물 분류국의 한 직원이 작업 도중 권총용 총알 3개와 10유로 상당의 예금 영수증이 들어 있는 봉투 하나를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프랑스 우표가 부착된 이 봉투의 수신인란에는 판독이 쉽지 않은 손글씨로 '교황(The Pope), 바티칸 시국, 성 베드로 광장, 로마'라고 적혀 있었다. 신문은 “해당 우편물을 이탈리아 국가헌병대(카라비니에리)가 압수했으며, 무기 관련 검사가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총알을 담은 우편물을 보내는 건 통상 ‘살해 예고’로 받아들여진다는 점에서 바티칸과 경찰도 바짝 긴장하는 분위기다.

이에 더해 우편물 속에는 바티칸의 재정 운영을 언급하는 메시지도 포함됐다고 미국 시사주간지 뉴스위크가 보도했다. 뉴스위크는 지난달 바티칸이 부패와 사기, 횡령 등 금융범죄 혐의로 안젤로 베추 추기경 등 개인 6명과 기업 4곳을 기소한 사실을 거론하며 “가톨릭 교회의 주요 인사들이 연루된 재판 진행 중 나온 위협적인 메시지”라고 설명했다. 다만 메시지의 구체적 내용은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이탈리아 경찰은 바티칸 수사당국과 협력해 이미 발신자 신원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탈리아 ANSA통신은 현지 경찰이 범인의 소재 파악에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며 이같이 전했다. 용의자는 과거에도 바티칸에 괴우편물을 보낸 전력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교황청은 이번 사건과 관련, 별도 논평을 내놓지 않고 있다.

김진욱 기자 kimjinuk@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