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승완 역작 '모가디슈' 지금 극장서 만날 수 있는 '명작 극장'[EN:인터뷰]

허민녕 2021. 8. 10. 17: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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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영화의 공통점.

큰 영화, 그래 돈 많이 들어간 영화들이 그 타이밍을 저울질만 하다 보면 류승완 말마따나 "업계 전체가 힘들어지는" 실제로 '공든 탑'이 무너질 것도 같은 작금의 절망적 상황에 처하게도 된다.

그럼에도 극장을 찾아주는 관객들에 대한 손발 다 떨리는 "감사함을 안고" 류승완은 지금도 영화를 찍고 있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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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엔 허민녕 기자]

좋은 영화의 공통점. N차 관람 얘기가 나온다. 자주 보다 보니 ‘뜯어보게’ 된다. 장면, 장면에 대한 궁금증, 해석이 분분해진다. 지금 이 영화 ‘모가디슈’가 그렇다.

“얻어걸린 장면이 많았다.” 이 사람 매력은 이 거다. 감독 류승완. “특별한 의도를 숨겨뒀다던 지 나 그렇게 대단한 사람 아니다.” 화상 인터뷰임에도 마스크를 교본처럼 코 끝까지 바짝 올려 써 그 순간 어떤 표정을 지었는 진 알 수 없지만…어쨌던 그가 ‘대단한 영화’를 내놓은 건 맞지 않나.

“기적”인 것도 맞다. 거리두기는 최고수위인 4단계, 때마침 올림픽도 있었던 이 와중에 개봉 13일만 무려 ‘180만’이 목전이다. “많은 분들이 도와 주셔서”라는 멘트도 뻔한 듯 허나 진심인 것 같고,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말도 확실히 다짐처럼 들렸다.

그의 필모에서 올 로케는 ‘베를린’에 이어 벌써 두번째. ‘집 떠나면 개고생’인 게 당연한 건데 촬영지였던 “모로코 현장을 지금도 자주 그리워한다”는 걸 보면 ‘모가디슈’가 관객들에겐 ‘띵작’, 류승완 개인에겐 ‘인생작’임은 분명해 보인다.

영화 한편 찍겠다고 객지를 전전하는 사람들이 “어디 제 정신이겠냐”며 농을 던졌지만 한편으로 이 맛에 하는 거 아닐까란 나름의 ‘소명’을 감독 류승완은 이렇게 말했다.

“한 대사 갈 곳이 없어…허준호의 이 명대사를 세상에서 내가 제일 먼저 보고 있다니(캬아)….”

‘모가디슈’가 남북을 소재로 한 숱한 영화가운데 단연 으뜸이라 평가받는 이유. 가르치려 들지 않고, 울게 하려 하지 않고 이 영화 정말 ‘건조하게’ 다루기 때문 아닐지. “드라마틱한 소재일수록 대상에 대한 거리감”을 두고 싶었단 감독 류승완의 연출 방향은 옳았다. 다만 영화는 “이성적으로 상황과 그 속의 인물을 그려낼 뿐” 감상과 판단의 몫은 관객 저마다에 맡기는 게 ‘그게 본래 영화였지’ 않은가.

좋은 영화란 또한 그렇다. 어떤 메시지를 짧은 ‘순간’으로 설명해내는 것. ‘눈으로 말하는’ 굉장한 체험을 ‘모가디슈’는 한 공간에 함께 고립된 남북한 외교관 일행들의 밥상에서 펼쳐 보인다. 일명 ‘깻잎 신’이 그것. 말 한마디 제대로 섞지 못하는 첨예한 경계 속에 “무의식적으로” 깻잎 떼어주는 그 광경은 사실 남과 북이 “아주 오랫동안 ‘먹고 사는’ 것을 공유해왔음”을 단적으로 보여준다.

이 명장면에 대해 다만 감독 류승완은 우리 모두의 “할머니가 손주 밥그릇 앞에 좋은 반찬을 밀어 놓듯이” 지극히 “개인적인 경험”에서 비롯된 것이라고 만 설명했다.

큰 영화, 그래 돈 많이 들어간 영화들이 그 타이밍을 저울질만 하다 보면 류승완 말마따나 “업계 전체가 힘들어지는” 실제로 ‘공든 탑’이 무너질 것도 같은 작금의 절망적 상황에 처하게도 된다. “잘못 돼 봐야 얼마나 잘못 되겠어” 그와 제작사 외유내강은 호기롭게 개봉을 강행했다지만, 한치 앞도 예측할 수 없는 이 시국 밥이 목에 넘어갔겠나.

그럼에도 극장을 찾아주는 관객들에 대한 손발 다 떨리는 “감사함을 안고” 류승완은 지금도 영화를 찍고 있는 중이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제공)

뉴스엔 허민녕 mign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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