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G로 덕 보고 설비투자 뒷전..KT·LG U+, 상반기 나란히 두 자릿수 감소

김양혁 기자 2021. 8. 10.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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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 2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영업익 전년比 38.5%↑
설비투자, 지난해 2.9조..올해 상반기 8641억 그쳐
"하반기 투자로 지난해 수준 유지"..실현 가능성 의문
LG유플러스도 호실적 내놓고, 설비투자 인색
통신 3사 모두 이번 경매 결과에 대체적으로 만족했다는 반응을 보였다.

KT가 올해 상반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설비투자비(CAPEX)를 10% 이상 줄인 것으로 나타났다. 5세대 이동통신(5G) 가입자 급증으로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어닝 서프라이즈(깜짝실적)’ 수준의 실적을 기록하면서도, ‘품질 논란’에 시달리는 망 투자에는 인색했던 것이다. KT는 하반기에 상반기보다 많은 금액을 투자해 지난해 수준을 유지하겠다고 했다.

앞서 실적을 발표한 LG유플러스 역시 설비투자에서 KT와 유사한 행보를 나타냈다. 2분기 기준 지난해와 비교해 설비투자비를 20% 이상 줄였기 때문이다. 아직 실적 발표를 하지 않은 SK텔레콤도 비슷한 양상을 보일 것으로 관측된다. 5G 품질 논란이 끊이질 않고 있는 만큼 통신사들이 돈만 벌고 투자는 하지 않는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5G+2호선

◇ KT, 2분기도 ‘어닝 서프라이즈’…설비투자는 ‘반 토막’

KT는 10일 2분기 실적 발표 이후 이어진 컨퍼런스콜에서 “설비투자비(CAPEX) 지출은 계절성이 있어 상반기 적고, 하반기 늘어나는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KT에 따르면 상반기 설비투자비는 8641억원이다. 지난해 한 해 동안 2조8720억원을 설비투자비로 쏟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현재까지 투자비는 절반도 채 되지 않는다. KT는 “연간 전망으로 보면 현재 지난해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남은 하반기에 약 2조원에 달하는 금액을 투자하겠다는 것이다.

KT는 올해 5G 가입자 수 증가와 플랫폼 사업 등 전 사업 부문에 걸친 고른 성장으로, 시장 기대를 뛰어넘는 실적을 내놓고 있다. 연결재무제표 기준 2분기 매출은 6조276억원, 영업이익은 4758억원이다. 매출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6%, 영업이익은 무려 38.5% 늘었다. 영업이익의 경우 증권가 전망치(4163억원)를 14% 이상 웃돌았다.

앞서 실적을 발표했던 LG유플러스 역시 비슷한 양상이다. LG유플러스는 2분기 기준 설비투자에 4833억원을 투입하는 데 그쳤다. 직전 분기(3800억원)보다는 27% 정도 늘어난 것이지만, 지난해 2분기(6253억원)보다는 약 23% 줄었다. 상반기 기준으로 보면 지난해에는 1조원 규모를 올해는 8600억원 수준에 그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올해 설비투자 가이던스에 대해 지난해보다 감소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해 LG유플러스가 집행한 설비투자비는 전년보다 8.7% 줄어든 약 2조3805억원이다.

LG유플러스는 2분기 매출 3조3455억원, 영업이익 2684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각각 2.2%, 12% 증가했다.

공동소송 플랫폼 '화난사람들'의 5G 손해배상 집단소송 참여 안내 이미지. /화난사람들 웹사이트 캡처

◇ 가입자 수 계속 느는데…5G로 덕 보고 투자는 ‘나 몰라라’

통신사들이 잇달아 호실적을 내놓고 있는 주원인으로는 5G 가입자 수 증가가 꼽힌다.

KT는 5G 가입자 등 무선 후불 가입자가 상반기에만 53만명 이상 늘어 2분기 무선 매출만 1조7885억원을 기록했다고 설명했다. 2분기 말 기준 5G 누적 가입자는 501만명으로, 후불 휴대폰 가입자 중 35% 비중을 차지한다.

KT는 “하반기 삼성 폴더블폰과 애플 아이폰13 출시로 5G 가입자는 증가할 것이다”라며 “연말까지 (전체 휴대폰 가입자 중) 5G 비중은 45%로 보고 있다”고 전망했다.

LG유플러스도 5G 가입자가 지속해서 상승곡선을 그릴 것으로 기대한다. 현재 2분기 기준 5G 가입자 수는 약 372만7000명이다. 5G 보급률은 32.9%에 이른다. 연내 450만명 5G 가입자 목표도 초과 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

5G 가입자 수가 증가하는 것과 비례해 서비스 품질에 대한 논란도 커지고 있다. 국내 통신사를 상대로 5G 손해배상 관련, 소송에 참여했거나 참여 의사를 밝힌 인원은 2000명 수준으로 추산된다. 이미 절반은 법원에 소장을 접수했고, 나머지 1000명은 이르면 다음 주 중과 9월에 소송을 제기할 예정이다.

5G 품질 논란은 국내 통신사들이 ‘진짜 5G’ 실현을 위한 28㎓ 기지국 설치를 더디게 진행하는 데서 비롯됐다. 정부와 통신사가 2019년 “LTE(4세대 이동통신)보다 20배 빠르다”고 강조했던 5G를 위해서는 다수의 28㎓ 기지국 설치가 필수인데, 현재까지 이행률은 ‘0%대’에 그치고 있다. 연말까지 4만5000개 구축 목표를 세웠지만, 6월 말 기준 125개에 불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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