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저우까진 갈까' 김연경 거취 결정에 쏠리는 시선

김연경. 사진=게티이미지코리아

‘배구여제’ 김연경(33·상하이)은 2020도쿄올림픽을 통해 ‘국민영웅’으로 거듭났다. 전력이 약화됐다고 평가받던 여자배구대표팀을 이끌고 올림픽 4강 신화를 썼다. 세계 최고의 배구선수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그의 플레이 하나하나는 온 국민을 열광케 했고, 그 영향력도 다시금 조명 받았다.

그러다 보니 김연경의 향후 행보에도 큰 관심이 쏠리고 있다. 8일 세르비아와 동메달 결정전(세트스코어 0-3 패) 직후 “사실상 이번 올림픽이 국가대표로 뛰는 마지막 경기”라던 그의 말에 많은 이들이 아쉬워했고, 이 때만 해도 김연경이 태극마크를 달고 뛰는 모습은 더 이상 볼 수 없을 것으로 보였다. 그러나 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인터뷰에선 “은퇴 발표라고 하긴 조금 그렇다. 더 의논을 해야 할 부분이다. 어느 정도 결정이 되면 말씀 드리겠다”며 번복 가능성을 열어뒀다.

김연경은 한국여자배구가 낳은 최고 스타다. 해외에서 입지도 대단하다. 배구팬들은 ‘김연경 시대’를 조금이라도 더 즐기고 싶어 한다. 그를 직접 보기 위해 9일 인천국제공항으로 엄청난 인파가 몰린 이유다.

그렇다면 배구계는 김연경의 향후 행보를 어떻게 전망하고 있을까. 여자배구대표팀의 2012런던올림픽 4강 진출을 지휘한 김형실 페퍼저축은행 감독(69)은 10일 스포츠동아와 통화에서 “내가 김연경에게 뭔가 얘기한다면, 2022항저우아시안게임까진 (은퇴를) 말리고 싶다”며 “한국배구연맹(KOVO)과 대한배구협회, 배구인들은 모두 항저우아시안게임 대표팀에 김연경이 합류하길 간절히 원할 것이다. 김연경이 통이 크고 배려심도 강하다. 그뿐 아니라 배구 에티켓과 리더십 등을 모두 보여준 덕분에 팀이 하나가 될 수 있었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한국배구의 미래를 위해서도 김연경이 좀더 뛰어주길 바랐다. 그는 “젊은 선수들이 더 위로 올라갈 수 있는 기로에 서 있다고 봐야 한다”며 “국민들의 성원도 뜨겁고, 마치 2002한·일월드컵 때처럼 선수들이 분위기를 제대로 탔다. 더 올라갈 수 있는 기회다. 무엇보다 김연경은 배구 운영 상황 등에 대처하는 센스가 상당히 발전했다. 모두가 반면교사로 삼아야 하는 선수다. 김연경처럼 여러 방면에서 리더가 될 수 있는 위대한 선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강산 기자 posterb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