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도'에 발목잡혔던 與-열린민주 통합, 이번에는?

정연주 기자 2021. 8. 10. 16: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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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친여 강성 개혁 성향인 열린민주당의 통합론이 다시 불거졌다.

뿌리가 같은 민주당과 열린민주당 통합론은 선거 때마다 회자되나, 외연 확장 등 여러 셈법상 성사되지 않았다.

열린민주당과의 통합론은 대권 주자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화두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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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거 때마다 화두에..지난 총선 때는 통합론 선그어
진영 간 격돌 불가피..송영길 "대선 후보와 상의"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1일 오후 국회 열린민주당 대표실을 방문해 최강욱 대표와 주먹 인사를 하고 있다. 왼쪽부터 더불어민주당 김영호 대표 비서실장, 송영길 대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김의겸 의원. 2021.5.11/뉴스1 © News1 이동해 기자

(서울=뉴스1) 정연주 기자 = 내년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과 친여 강성 개혁 성향인 열린민주당의 통합론이 다시 불거졌다.

뿌리가 같은 민주당과 열린민주당 통합론은 선거 때마다 회자되나, 외연 확장 등 여러 셈법상 성사되지 않았다. 단, 역대급 진영 대결이 될 이번 대선에서는 사정이 다를 수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10일 취임 100일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열린민주당과 통합 가능성에 "현재 대선 후보를 선출하는 중이라 지금 단계에서 통합을 논의하기에는 적절하지 않다"며 "열린민주당은 우리의 우당이고, 함께해야 할 당이다. 대선 후보가 선출되면 후보와 상의해서 어떻게 열린민주당과 협력할지 논의하겠다"며 유보적 입장을 취했다.

열린민주당과의 통합론은 대권 주자인 추미애 전 법무부 장관이 화두에 올렸다. 추 전 장관은 "빠를수록 좋다"며 통합을 주장했고 여권 1위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다른 주자인 김두관 의원이 환영의 뜻을 표하자 통합론에 불이 붙었다.

통합론은 이해찬 대표 체제였던 지난해 총선 당시에도 논란이 됐다.

당시 비례정당인 '더불어시민당'까지 출격시켜 총선 승리에 사활을 걸었던 이해찬 대표는 열린민주당을 '유사 비례정당'이라고 평가 절하하고 "무단으로 문재인정부와 민주당을 참칭하지 말라"며 선을 그었었다. 여러 정무적 판단이 있었겠지만, 강성 이미지인 열린민주당과의 결합은 중도 표심에 악재가 될 수 있다는 판단이 주요했다.

송 대표는 고(故) 박정희 전 대통령과 고 이건희 삼성그룹 회장의 업적을 치켜세우는 등 역대 대표들에 비해 중도 외연 확장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편이다. 강성 지지층과의 충돌도 크게 개의치 않고 정책과 발언 저변을 넓혀왔다.

그런 차원에서 송 대표의 복심은 통합론에 부정적일 수 있다는 해석도 있으나, 일단 송 대표가 대선 후보와의 상의 가능성을 열어두면서 통합론 불씨는 다른 선거 때보다 오랜 기간 지속될 가능성이 생겼다.

당내에선 찬반 의견이 조금씩 분출되고 있다.

당 선거관리위원장인 이상민 의원(5선)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통합론에 대해 "대의명분이 충족돼 있는지에 대한 측면에서는 쉽게 납득하기 어렵다. 세력이 필요하다고 무조건 이합집산하는 것은 지금까지 별로 좋은 모습은 아니었다"면서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이에 추 전 장관은 "이해 못 할 오지랖"이라며 이 의원을 직격했다. 추 전 장관은 앞서 "정치 효능감을 이해시켜줄 때 중도층이 흡수된다"며 '중도층 이탈' 우려를 반박했었다.

다른 주자인 이낙연 전 대표와 정세균 전 총리, 박용진 의원은 경선 중 통합을 논의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이와 관련 한 재선 의원은 통화에서 "지금 시점에서 통합을 찬성하는 것은 경선을 의식한 판단아니겠나"라며 통합이 현실화할 가능성에 의문을 표했다.

열린민주당은 민주당의 입장을 우선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일각에선 제3지대 가능성이 소멸한 가운데, 촛불 정권이 무너지면 진보 정권을 상당 기간 기약할 수 없다는 진보 진영의 절박감이 그 어느 때보다 높은 만큼 이전 선거 때와는 다른 결론이 날 수 있을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박상병 인하대 정책대학원 교수는 통화에서 "총선과 달리 대선은 진영 간 전쟁이다. 5%포인트 안팎 차이로 승부가 갈릴 것인데 최소한 선거연대, 더 나아가 통합까지 갈 수 밖에 없다"며 "다만 논의 시점은 지금이 아니라 연말 즈음이 적절해 보인다. 서두르다 보면 자칫 후보 이슈가 흐려질 수 있다"고 말했다.

jyj@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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