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호영의 축구행정] 분데스리가 스카우팅 프로세스에 대해
[골닷컴] 최근 독일 구단들과 업무 협의를 위해 몇몇 구단에 방문한 적이 있다. 스카우팅 담당자들과 회의를 하며 알게 된 현재 독일 구단의 스카우팅 트렌드에 대해 공유하고자 한다.
프랑크푸르트
프랑크푸르트는 차범근 감독이 오랜 기간 활약했던 클럽으로 국내 팬들에게도 유명하다. 이 구단의 스카우팅 디렉터 밴 망가와 미팅을 하면서 프랑크푸르트의 스카우팅 업무와 프로세스에 대해서 이해할 수 있게 되었다.
우선 밴 망가가 이뤄낸 성과부터 확인해보자. 그는 프랑크푸르트로 오기 전, 슈투트가르트 구단에서 능력을 인정받았다. 당시 네덜란드 흐로닝언으로부터 필립 코스티치,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에서 에밀리아노 인수아를 영입해 4시즌 활용한 바 있다. 잠재력 있는 어린 선수를 발굴하고, 소속팀에서 자리를 못 잡고 있는 꽤 이름 있는 선수를 데려와 폭발 시키는 등, 분데스리가 스카우팅 분야에서 성과를 낸 인물이다.
프랑크푸르트에서는 다양한 선수들을 영입하며 탄탄한 스쿼드를 확보하는데 일조했다. 이 팀에는 일본 대표팀 주장 마코토 하세베를 비롯해 184cm의 탄탄한 공격형 미드필더 다이치 카마다 등 2명의 일본 선수가 뛰고 있다. 전체 34명의 1군 스쿼드 중에 외국인 혹은 이중 국적 선수가 22명이며 각국 대표팀 선수들은 13명이나 된다. 이들은 과연 어떻게 밴 망가에게 선발되는 것일까?
일단 밴 망가 스카우팅 디렉터가 관리하는 스카우팅 부서에는 총 13명의 스카우터가 있다. 성인 및 유소년으로 나뉘고, 지역별로 독일 내 선수들을 촘촘하게 걸러낸다. 그리고 각 스카우터는 2~3개 국가를 전담하여 관리하는데, 아무래도 유럽 국가들이 우선시된다. 쉥겐 조약으로 EU 국가들의 비자 문제 해결이 쉽기 때문이다. 약 30개국을 대상으로 체계적인 데이터 베이스를 구축해 좋은 선수가 있다고 판단되면 스카우터를 보낸다. 선수를 직접 보고 레퍼런스 체크 후 영입을 결정하는 프로세스다.
한국 선수들도 관심있게 보려고 하지만, 현재 리소스가 한정적이라 쉽지는 않다고 한다. 유럽을 중심으로 하다 보니 아프리카, 남미, 아시아, 북미 선수들에 대한 정보가 부족해 영입이 쉽지는 않은 상황이다. 하지만 일본 선수들을 영입했던 것처럼, 잠재력 있는 선수가 발견되면 늘 오픈마인드로 검토한다고 한다.
많은 에이전시가 수많은 선수 하이라이트를 보내지만 제대로 확인할 수도 없고, 그렇게 진행하는 에이전시는 100% 신뢰하지 않는다는 게 그의 의견이다. 요즘에는 선수의 플레이와 리그 영상을 볼 수 있는 플랫폼이 있어, 기본 영상을 확보할 수 있다. 또 구단 내 선수 영상 분석 센터의 분석을 통해 프랑크푸르트가 찾는 장점과 잠재력을 가진 선수가 있다면, 반드시 스카우트를 보내어 눈으로 직접 확인하게 한다. 이후 선수를 영입하는 과정으로 들어간다. 현지에서 눈으로 확인하지 않고는 절대 선수를 영입하지 않는 철저한 가이드라인이 있다.
프랑크푸르트는 2019년 FIFA U-20 월드컵에서 맹활약한 이강인에 대해 아주 좋은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다. 이런 잠재력 있는 선수들을 발굴하여 영입하는 것이 그들의 목표라고 설명했다. 비록 빅 클럽들과는 경쟁하지 못하지만, 적어도 영입에 있어서는 빅 클럽들이 고려하는 선수들 혹은 빅 클럽의 스쿼드가 한시적으로 포화되어 시장에 나오는 선수 등이 프랑크푸르트의 주요한 영입 대상이다.
결국 일정 예산을 정확하게 사용해 양질의 스쿼드를 유지하고, 이를 통해 성적을 유지할 수 있도록 하는 주요한 역할을 스카우팅 부서에서 진행하고 있다.
MSV 뒤스부르크
프랑크푸르트에 이어, 전 국가대표 안정환이 2006/07 시즌 잠시 몸 담았던 분데스리가 전통 구단 뒤스부르크에도 방문해 이보 그릴리치 단장과 크리스티안 쉬몰츠 스카우팅 팀장의 이야기도 들어보았다. 그릴리치는 뒤스부르크에서 7시즌을 뛰고 은퇴한 인물로 행정가로 일하다가 스포츠 디렉터(단장)으로 10년 넘게 일하고 있는 인물이다. 뒤스부르크는 안정환이 몸담았을 당시 2부 리그였고, 그 다음 시즌 1부로 승격했다. 그 시즌 안정환과 그릴리치는 같이 뛰었던 기록도 있다. 현재는 3부 리그에 속해 있다.
이 구단의 대부분 스카우팅 업무는 쉬몰츠가 진행하고 있다. 프랑크푸르트와 같은 1부 리그 클럽은 13~14명의 스카우터가 있다고 소개했지만, 뒤스부르크와 같은 하부 리그 클럽은 단장-스카우팅 팀장-스카우터의 작은 규모로 선수 영입을 진행한다. 이 같은 현실적인 이유로 해외 선수 영입은 쉽지 않다. 시설 면에서도 규모가 작아 현재 U-19 팀은 운영하고 있지만, U-23 팀(2군)은 없다.
따라서 뒤스부르크 스카우팅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가성비다. 최대한 독일 또는 유럽 내 낮은 연봉 선수 영입을 목표로 한다. 이적료 지불은 거의 불가능하다. 팀 평균 연봉도 10만 유로(약 1억 3500만 원)정도다. 하지만 현재 새로운 활로 모색을 위해 신흥 스포츠 브랜드 카펠리 스포츠로부터 후원을 받고 있고, 투자 유치도 계획 중이라고 했다. 이를 통해 2군 팀 운영을 비롯한 새로운 중흥기를 위한 여러가지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이번 방문에서는 코로나 팬데믹으로 인해, 독일 구단의 재정 상황이 많이 어려워졌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1부 리그 중상위권 클럽 외에는 스카우팅에 들어가는 비용이 많이 축소되었다는 게 관계자들의 한결 같은 목소리였다. 이런 정보가 독일 진출을 모색하는 국내 선수, 에이전시, 그리고 구단 관계자들에게 현재 상황을 파악하는데 조금이나마 도움되었으면 하는 바람이다.
*필자는 인디애나 대학교 켈리 비즈니스 스쿨 경영학부에서 재무학을 전공, 리버풀 축구산업 대학원을 졸업하였고, 2006년부터 7년 간 대한축구협회 기획실, 발전기획팀, 기술교육국에서 근무하였다. 부산아이파크 홍보마케팅 실장 역임 후, 현재 WeFoot Technology 전략이사로 근무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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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 Getty Images, 골닷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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